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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부 vs 진보교육감, 학력평가 충돌…‘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일선학교

9일 전주의 한 중학교 교장은 전북도교육청으로부터 공문을 받았다. “학업성취도 평가와 관련해 7일 보낸 교육과학기술부 공문을 취소하니 업무에 혼선이 없도록 하라”는 내용이었다. 친전교조 성향의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의 의중이 담긴 이 공문에는 “평가 거부·체험학습 유도 등 특이사항 발생 여부를 교육청에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도 들어 있었다. 이 교장이 7일 받았던 교과부 공문은 정반대의 내용이었다. “학업성취도 평가의 홍보·학생 지도를 충실히 하고, 학생이 체험학습을 신청할 경우 시험 참여를 설득하라”는 요지였다. 이 중학교 관계자는 “교과부는 시험 참여를 독려하고, 도교육청은 시험 불참 학생을 위해 대체수업을 준비하라는데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하느냐”고 하소연했다.



13~14일 치러지는 전국 단위 학업성취도 평가가 나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일부 친전교조 성향 교육감과 교과부가 충돌하면서 일선 학교와 학생·학부모가 혼란을 겪고 있다. 특히 미응시 학생에게 대체수업을 실시하려는 친전교조 성향 교육감들과 이를 저지하려는 교과부가 ‘공문 발송 경쟁’을 벌이면서 교육현장에선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김승환 교육감이 교과부 방침을 거부하고 나서자 교과부는 “학교에 직접 해당 공문을 발송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교육감을 거치지 않고 직접 학교에 ‘정부 지침을 따르지 않는 것은 위법’이라는 경고를 하겠다는 얘기다. 전주의 한 고교 교사는 “오래전에 시험일정이 확정돼 교사들이 시험관리 요령을 준비해 왔는데 새 교육감이 취임하면서 정반대 지침을 내려 어떻게 해야 할지 헷갈린다”며 “하루빨리 정리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교조 지부장 출신인 민병희 교육감이 미응시 학생을 사전에 파악해 대체수업을 준비하라는 지침을 내린 강원도에서도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민 교육감은 8일 교과부로부터 ‘평가 이행 촉구’ 공문을 받았지만 이를 무시하고 9일 관내 학교에 ‘대체수업 준비’ 공문을 다시 보냈다. 시험을 나흘 앞두고 공문을 받은 학교들은 주말 동안 미응시 의사를 가진 학생을 어떻게 파악할 것인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춘천시의 한 초등학교 교장은 “도교육청이 나서 학생들한테 정부가 주관하는 시험을 안 봐도 된다고 하면 앞으로 학교에서도 평가를 거부하게 될 수 있다”며 “각종 평가가 모두 파행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에서는 시험준비 논란=서울에서는 곽노현 교육감이 “파행수업을 하면 문책하겠다”며 장학관들을 파견해 각 학교의 상황을 점검했다. 이날 오후 2시 서울 중구 A초등학교 앞에서 만난 6학년 박모양은 “쉬는 시간에도 선생님이 문제집을 풀게 해 화장실도 못 간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 J중 이모 교사는 “이틀 전 교육청에서 파행수업을 중단하라는 공문을 받고 한 달간 해왔던 학업성취도 평가 대비 7교시 수업을 그만뒀다”며 “몇 달 전에는 시교육청이 이번 평가에서 도달해야 할 목표를 정해 주더니 이제는 수업파행을 하면 문책하겠다고 하니 헷갈린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장모씨는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통해 교사가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를 알 수 있지 않느냐”며 “학교에서 시험 대비를 해 주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김민상 기자, 전주=장대석·춘천=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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