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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에 버금가는 LA '마쓰이 신드롬'

미주중앙
에인절스 구장 내 기념품점 직원 빌리 림씨가 일본어로 표기된 마쓰이의 이름과 등번호 55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들어보이고 있다. 이 유니폼은 마쓰이 티셔츠와 함께 가장 잘 팔리는 기념품 가운데 하나이다.
미국 오렌지카운티에 ‘고질라 바람’이 불고 있다. 뉴욕 양키스의 핀 스트라이프 유니폼을 벗고 올 시즌부터 LA 에인절스에서 활약 중인 일본의 마쓰이 히데키가 뛰어난 실력과 메이저리거다운 매너를 앞세워 오렌지카운티 주민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

일본 만화 속 괴수인 ‘고질라’는 마쓰이의 별명이다. 마쓰이는 특히 오렌지카운티의 일본계 커뮤니티에서 절대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마쓰이를 모르는 일본계 1세는 아예 없다고 봐도 된다. 2세, 3세들도 대부분 그의 존재를 알고 있다. 일본계 커뮤니티에서의 마쓰이의 존재감은 예전 LA 다저스의 박찬호가 한인사회에서 누리던 그것과 비견할 만 하다.

마쓰이는 단순한 스포츠맨을 벗어나 일본계 학생, 젊은이들에게 일본계로서의 자긍심을 불러 일으키는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한인들은 마쓰이를 목청껏 응원하는 일본계들을 보며 또 다른 박찬호를 갖게 될 날을 기다리고 있다.

마쓰이 열풍은 지난 4월 메이저리그 개막과 동시에 불어닥쳤다. 애너하임 에인절스 구장 인근 블루 오이스터 식당은 아보카도와 새우로 만든 ‘마쓰이 롤’을 선보였고 지역 언론매체도 연일 마쓰이에 대한 기사를 쏟아냈다. 마쓰이는 인종을 초월한 팬층을 지니고 있다. 그의 등번호 ‘55’번이 선명하게 아로새겨진 붉은 색 티셔츠 야구복 상의는 에인절스 구장의 기념품 상점에서 가장 인기 있는 상품 가운데 하나이다.

놀라운 사실은 등번호 위 마쓰이의 이름이 일본어로 적혀 있다는 점이다. 메이저리그 야구장에서 일본어로 이름이 적힌 티셔츠가 베스트셀링 아이템이란 사실은 메이저리거 마쓰이의 미국내 위상을 실감하게 한다. 애너하임 구장내 기념품점에 구비된 마쓰이 관련 상품은 티셔츠와 유니폼 야구카드를 포함해 20종에 달한다. 직원 빌리 림은 “마쓰이 관련 상품이 가장 인기가 높다”며 “일본계 고객이 많이 온다”고 말했다. 에인절스 구단은 심지어 구장 전광판의 배팅오더에 마쓰이의 이름을 영문 대신 한자로 표기하는 파격적인 대우에 나서 화제를 모았다.

시애틀 매리너스의 이치로 스즈키와 함께 일본 야구의 자존심을 대표하는 마쓰이는 에인절스에서도 팀의 핵심 선수로 자리잡았다. 비록 올해 부상으로 인해 활약이 저조하지만 7월1일 현재 10개의 홈런과 46타점을 기록하며 기회에 강한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많은 야구팬들은 13일 애너하임 구장에서 열리는 올스타전에 마쓰이가 출전하게 되길 바라고 있다.

마쓰이는 겸손한데다 각종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도 친절하고 솔직하게 응하는 모습을 보이며 일본인 특유의 덕목인 ‘예의 바름’과 ‘겸손함’을 미국인들에게 알리고 있다. 은연중 일본에 대한 이미지를 높이는 민간외교 사절 역할까지 톡톡히 수행하는 것이다. 미국의 오렌지카운티 내 일본계 주민들의 마쓰이에 대한 반응은 “일본계들의 자존심을 높여 줘 고맙고 자랑스럽다”로 요약된다. 마쓰이는 특히 이민 역사가 긴 일본계 커뮤니티에서 자신을 재패니스 아메리칸보다는 ‘아메리칸’으로 여겨오던 2세 3세들에게 자신들이 일본의 후예라는 뿌리 의식을 일깨우는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마쓰이의 존재는 OC를 포함한 남가주 한인들에게 부러움과 박찬호를 통해 큰 만족을 느꼈던 옛 향수가 뒤섞인 감정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박경훈(35.풀러턴)씨는 “추신수나 한인선수가 LA나 애너하임에서 멋진 활약을 보여주는 날이 하루 빨리 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주 중앙일보 임상환.백정환 기자

[미주중앙 : 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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