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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정유·이통 넘어 … 10년 내 3배로 키운다

“입사 이후 요즘처럼 빠른 변화는 처음 겪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이 지난달 페루 리마 남쪽 팜파 멜초리타 액화천연가스(LNG) 공장 준공식에 참석하기 앞서 헬기에서 내린 알란 가르시아 페루 대통령(왼쪽)과 악수하고 있다.
SK에너지의 한 간부사원이 한 말이다. SK그룹 변화의 최전방에는 SK에너지가 있다. 지난해 10월 윤활유 사업을 자회사로 떼어낸 데 이어 내년 1월 정유·화학도 각각 100% 자회사로 분사한다.

환경 변화는 직원들의 사고방식도 바꾸고 있다. 구자영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윤활유 사업을 분사해 스스로 살아가라 했더니, 과거엔 일이 안 되는 이유만 10가지를 대던 사람들이 똘똘 뭉쳐 일이 되는 이유를 10가지 들고 오더라”고 말했다.

무역상사인 SK네트웍스 사장을 지낸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정보통신기술(ICT) 종합상사’가 되겠다는 구호를 내걸었다. 일반 소비자 상대의 통신사업이 중심이던 SK텔레콤은 산업 생산성 증대(IPE)란 이름으로 국내외 기업 대상 비즈니스를 강화하고 있다. SK네트웍스도 같은 SK계열의 워커힐호텔을 합병하고, 제주 핀크스 골프클럽 인수를 검토하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에너지·네트웍스·텔레콤 세 회사는 SK그룹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이들 기업은 2020년까지 매출을 각각 지난해의 3배 수준(에너지 100조원, 네트웍스 60조원, 텔레콤 40조원)으로 높이겠다는 목표다. 10년 안에 그룹을 세 배로 키우겠다는 것과 같은 얘기다. 1일 공식 출범한 SK차이나도 변화의 중심에 있는 조직이다. 주요 계열사 중국법인의 역량을 다 모았다. 그룹 관계자는 “그간 서울에서 베이징을 바라보며 경영했다면, 이제는 베이징에 가서 세계 시장을 보며 경영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SK는 두 차례의 인수합병(M&A)을 통해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1980년 유공(현 SK에너지)을, 94년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을 인수했다. 하지만 세 번째 성장동력은 M&A가 아닌 내부 역량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게 많은 SK 사람들의 생각이다.

이를 위해 가장 공을 들이는 것이 기술력 향상이다. 여기서도 유전자 변이가 일어나고 있다. 최 회장은 “하나부터 열까지 혼자 하려 들지 말고 대학이든, 국내외 기업이든 기술력이 있는 곳과 힘을 합치라”고 주문했다. 이른바 ‘오픈 이노베이션(열린 혁신)’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휴대전화로 자동차를 원격제어하는 기술을 2007년 지분의 65%를 인수한 중국 기업 ‘E아이 까오신’의 자동차 도난방지 기술과 결합해 상업화했다. SK에너지의 이산화탄소를 활용한 플라스틱 기술은 아주대와 힘을 합친 것이다. 그룹 관계자는 “외부와의 교류가 기술력 향상은 물론 그룹의 활력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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