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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넛지효과’로 고가도로 교통사고 줄인다

지난달 26일 오전 5시쯤 부산시 부암동 동서고가도로 진양 램프 근처에서 대형 트레일러가 전복돼 1명이 숨졌다. 같은 날 오후 1시20분쯤 범일동 부두순환 고가도로에서 트레일러가 도로 아래로 떨어져 1명이 숨졌다.

부산시내 고가도로의 곡선 구간에서 교통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부산의 대표적 해상 고가도로인 광안대로에서 지난해 발생한 23건의 교통사고 가운데 절반이 넘는 12건이 곡선구간에서 일어났다.

고가도로에서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것은 과속단속 카메라가 없어 운전자들이 과속을 일삼기 때문이다. 과속단속 카메라는 도로바닥의 검지기(檢知器 )가 바퀴의 속도를 감지해 카메라로 보내면 위반차량을 찍는 구조다. 그러나 대형 트럭들의 운행으로 진동이 많은 고가도로 위에는 오작동 가능성 때문에 과속카메라를 설치하지 않고 있다. 철구조물인 다리가 흔들리면서 발생하는 자기장도 오작동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부산지방경찰청이 고가도로 사고 줄이기에 나섰다. 과속단속 카메라를 설치할 수 없는 현실을 고려해 ‘넛지(Nudge) 효과’를 이용한 교통사고 방지시설물을 부산지역 고가도로 4곳에 시범 설치하기로 했다고 6일 발표했다. 설치장소는 동서고가도로와 부두순환고가도로, 광안대교 상·하층부 등 4곳이다.

교통문화 선진국에서는 넛지효과를 이용한 도로시설물이 많다. 사진은 횡단보도 전방에 지그재그 선을 그어 넛지효과로 운전자가 속도를 줄이게 한 호주의 횡단보도.
구간별로 길이 300~400m 구간에 흰색 가로 선을 긋되, 곡선구간이 심해 질수록 가로선 간격을 좁힌다. 운전자가 같은 속도로 달리더라도 곡선이 심한 구간일수록 속도감을 더 느끼는 착각을 유도해 속도를 줄이게 하는 방식이다.

최고제한속도가 시속 80㎞인 광안대교의 경우 400m 구간에 가로 선을 그리되 곡선 구간 시작 지점에서는 가로선 간격을 30m로 했다가 점차 20m, 10m로 간격을 줄이는 식이다.

넛지 효과를 이용한 백색 가로 선은 미국 시카고의 레이크쇼어 도로에 설치돼 교통사고 감소 효과를 거두었다. 레이크쇼어 도로는 뛰어난 주변 경관으로 통행차량이 많지만 교통사고가 빈발하자 시 당국이 백색 가로선을 그어 사고를 대폭 줄였다.

부산지방경찰청 박경배 관제계장은 “백색 가로선을 그은 4곳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효과분석을 한 후 교통사고 빈발지역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넛지(Nudge)효과=‘넛지’란 옆구리를 ‘살짝 찌르다’라는 뜻으로 미국의 행동경제학자 리처드 탈러의 저서에서 유행이 됐다. 강제와 지시에 의한 억압보다 타인의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을 의미한다. 남자 소변기에 파리 그림을 그려 놓아 그 곳을 향해 집중적으로 소변을 보게 해 튀는 소변의 양을 줄인 것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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