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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와 함께하는 NIE] 학교 폭력

청소년들의 폭력 불감증이 심각하다. 집단 따돌림, 협박, 돈 뺏기쯤은 짓궂은 장난으로 여긴다. 폭력에 대한 청소년들의 이 같은 인식은 학교 폭력을 더 지능적이고 교묘한 방식으로 바꿔놨다. NIE로 우리 사회 폭력의 심각성을 알아보고 폭력 근절 방법을 고민해보자.

학교 폭력은 예방이 최선이다. 사진은 한 중학교에서 열린 “폭력없는 즐거운 학교를 만들기” 다짐대회 모습. [중앙포토]
최근 학생들 사이에 교사나 학부모에게 제재를 받을 만한 주먹다짐은 줄어든 대신 ‘빵셔틀’ ‘투명인간’ ‘스타’ 등 눈에 잘 안 띄는 신종 괴롭힘이 늘었다. 빵셔틀은 친구에게 빵을 사오라는 둥 잔심부름을 시키는 것이다. 일진이라 불리는 싸움 잘하는 학생들이 약한 학생들을 빵셔틀로 삼아 괴롭힌다.

왕따나 이지메보다 강도가 높은 것이 투명인간이다. 반 아이들 전체가 한 학생을 아예 없는 사람으로 취급하는 것이다. 투명인간이 된 학생이 불러도 대답조차 하지 않으면서 그의 교과서며 노트, 휴대전화, 지갑까지 마음대로 가져다 쓴다.

스타는 모든 재앙의 원흉으로 불리는 것이다. 스타로 찍힌 학생은 숙제가 많아지거나 급식 반찬이 맛이 없어지면 어김없이 “너 때문”이라는 손가락질을 받아야 한다.

피해 학생들은 자살까지 생각할 정도로 큰 상처를 받지만 가해자들은 죄의식조차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장난 삼아 상대방을 조롱하고 모욕하는 분위기가 학생들 사이에 만연해 있어서다. 가해자는 무리를 이루고 있어 “나만 그런 것도 아닌데”라며 죄책감이 희석된다.

폭력은 예방이 최선이다. 심리학자들은 “가해자도 열등감과 적의·불신에 사로잡히게 돼 결국 모두가 폭력의 피해자가 되고 만다”고 강조한다.

폭력의 원인

폭력은 상대를 공격하는 불법적 행위다. 형태도 여러 가지다. 구타나 억압과 같은 신체 폭력, 욕이나 비하하는 말로 공격하는 언어폭력, 위협을 가해 공포심을 조장하는 정신적 폭력 등이 있다.

인간의 폭력성은 동물의 그것과는 차이가 있다. 동물은 생존에 위협을 느꼈을 때 공격성을 보이는 데 반해 인간은 뚜렷한 동기나 이유가 없어도 폭력을 저지른다. 인종·이념·종교의 차이만으로 대량 학살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런 특성은 인간의 본성이 악하다는 성악설의 결정적인 근거가 되기도 한다. 『폭력사회』(푸른책 펴냄)를 쓴 독일의 사회학자 볼프강 조프스키는 “폭력은 인간의 유희거리”라고 정의했다. 그는 책을 통해 “사람은 상대를 공격하고 위협할 때 절대적인 자유와 만족감을 느끼기 때문에 금지 조항을 피해가며 계속 새로운 폭력을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사회학자들은 폭력의 발생 조건으로 ‘차별’을 꼽는다. 강자와 약자, 다수와 소수 등 불평등한 상황이 만들어지면 폭력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말이다. 학교 폭력이 만연하는 이유도 여기서 찾는다. 학교는 강력한 교칙과 규범을 바탕으로 동질성을 추구하는 집단이다. 소위 ‘튀는’ 소수의 존재들은 차별과 폭력의 대상이 되기 쉽다는 것이다.

해볼 만한 NIE 활동들

초등학생들에게 신문에 게재된 폭력 사건들을 알려주는 것은 의미가 없다. 사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우려도 있다. 우는 표정이나 겁에 질린 표정 등이 담은 사진을 보여주고 상황을 유추하게 해 폭력의 의미를 우회적으로 일깨워주는 방식이 좋다. 자신은 이런 감정을 느낀 적이 없는지, 누군가에게 심리적·정신적 폭력을 저지른 적은 없는지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눠볼 수도 있다. 대화로 깨달은 내용을 표어나 공익 광고 만들기 등의 활동으로 연결하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다.

중학생은 구체적인 해결 방안 도출에 중점을 둔다. 자신이 경험한 학교 폭력 사례에서 느낀 점을 돌아가며 발표한 뒤 각자 반성할 점을 찾아보는 방법도 있다. 가해자나 피해자가 아니더라도 방관한 것에 문제점은 없는지 생각해보게 한다. 학교 폭력 자체가 나쁜 것이기 때문에 찬·반 토론은 적합하지 않고 회의를 통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고등학생은 대학 논술 시험에 대비해 배경 지식 자료로 쓸 수 있게 폭력과 관련된 사설이나 칼럼을 스크랩해둔다. 여러 전문가가 진단한 폭력의 문제점과 원인을 표로 정리하고 이를 토대로 자신의 생각을 써 본다. 신문 기사 속에서 폭력과 관련된 예화를 수집해두면 논술문을 작성할 때 활용하기도 좋다.

박형수 기자



초등 고학년용 ‘폭력 주제 만평 그리기’

초등 고학년쯤 되면 인터넷 등을 통해 폭력 사건 관련 사진이나 동영상 등 각종 정보를 접하게 된다. 이때 부모가 자녀와 대화를 나누면서 생각이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는 걸 막을 수 있다. 만평 그리기는 창의성을 길러주기도 하고 사건에 대한 아이의 생각도 엿볼 수 있어 부모나 교사가 교육에 참고하기 좋다.

준비물 폭력 관련 신문 기사, 신문 사진과 그림, 풀, 가위, 색펜

활동 방법

① 엄마나 교사가 폭력 사건과 관련된 신문 기사를 2~3개 스크랩한 뒤 아이에게 선택하게 한다.
② 아이와 대화하며 어떤 사건인지 전말을 정리한다.
③ 사건에서 받은 느낌 위주로 한 컷 만화를 그리게 한다. 어른이 개입하지 않아야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솔직히 표현할 수 있다. 자료: 이정연 NIE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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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