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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수상자를 만나다 ③ 앤드루 파이어 (2006년 생리의학상)

“사회에 어떻게 얼마나 공헌할 수 있는지,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인지 생각해야 합니다.” 2006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앤드루 파이어(51·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병리학과) 교수가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기준으로 삼는 원칙이다. 신약개발자를 꿈꾸는 이동은(경기과학고 2)양과 동물생태학자가 꿈인 최은솔(경기과학고 2)군이 지난달 24일 한양대를 찾아 그를 만났다.

앤드루 파이어 교수는 경기과학고 최은솔(왼쪽)군과 이동은(오른쪽)양을 만나 올바른 과학자의 마음가짐을 당부했다. [황정옥 기자]
글=박정식 기자
사진=황정옥 기자

공익·적성, 인내·변화 선택기준 삼아

그가 과학자의 길을 걸어오면서 끝없는 결정의 순간을 겪은 경험을 토대로 세운 나름의 원칙은 두 가지다. ‘사회발전에 대한 기여’와 ‘자신의 흥미적성’ 여부. 전자는 사리사욕에 대한 자기검열이고, 후자는 능력 발휘를 위한 자기관리다. 자녀를 교육할 때도 이 잣대를 들이댔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즐겨 하는지, 무엇을 할 때 가장 재미있어 하는지에 초점을 두고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죠.” 현재 그에겐 8살과 10살 된 아이들이 있다.

그가 연구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해 가진 판단 기준은 ‘인내’와 ‘변화’다. “인내는 어떤 조건에서도 문제 상황을 참는 것입니다. 인내를 해도 참기 어려운 문제를 다르게 바꾸는 것이 변화죠. 과학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인물들은 대개 이 둘의 조합을 잘 이뤄내는 사람이더군요.”

재미·도전·열린 마음이 동기의 원천

그는 영재였다. 초·중·고 시절 학업성취가 뛰어나 월반을 거듭한 결과, 19살에 대학을 졸업했다. 그러나 그는 “영재 유전자를 갖고 태어난 건 아니다”라고 말한다. “내게 재미를 주는 분야를 찾아 더 파고들었을 뿐입니다. 그저 즐거워서 공부했고, 내 나름의 수학·과학 세계에 빠져 살았죠.”

그는 대학 때 수학 우등생을 육성하는 고난도 과정인 아너스(honors) 프로그램을 밟았다. 그러다 자신의 적성을 생물학에서 찾았고 전공을 바꿨다. “중국계 수학교수의 가르침 덕이에요. 그는 ‘자신의 전공을 벗어나 다른 분야에도 관심을 갖는 것이 배우는 자세’라고 강조했어요.”

이는 훗날 연구과정에서 도전정신을 발휘하는 촉진제도 됐다. 좁은 전공지식만으론 넘을 수 없었던 문제들을 다각적인 시각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는 이를 수학 공부에 빗대 설명했다. “수학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는 접근방법의 차이일 뿐이에요. 시험처럼 제한된 시간 내에 못 풀었다고 자책할 게 아니라, 풀지 못한 이유를 고민하고 풀이과정을 되짚어보며 원인을 찾아 다시 푸는 도전의식이 가장 중요합니다.” 여기서 얻은 생각들을 수시로 동료들과 나누고 의견을 청취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최근 이공계를 기피하는 젊은 과학도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비디오·게임 중독, 이공계 푸대접, 황금만능주의 등 원인은 복합적이에요. 기술이 발달해 옛날보다 배워야 할 지식이 많아진 점도 한 원인이죠. 그렇다면 가르치는 방법을 바꿔야 해요. 새로운 변화와 지식들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교육체계를 만드는 것이 관건입니다.” 그 해결책의 하나로 ‘대학의 변화’를 강조했다. “과학 현장이 요구하는 질문들을 학생들에게 어떻게 잘 가르치느냐에 달렸다고 봐요. 급변하는 지식과 접근방법의 변화를 깨닫고, 그에 대한 사고력과 적응력을 키워주는 것이 학교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앤드루 파이어(Andrew Zachary Fire)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생물학 박사
▶1989년 미국 존스홉킨스대 생물학과 조교수
▶현 미국 스탠퍼드대 메디컬스쿨 병리학과 교수, 현 한양대 석좌교수
▶2005년 게어드너재단 국제상, 2006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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