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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계산력의 차이

<준결승 3국>
○·추쥔 8단 ●·이창호 9단

제 10 보
제10보(113~127)=전보 마지막 수인 백△의 강습이 흑 우세의 판세를 뒤흔들고 있다. 지진의 뒤로는 크고 작은 해일들이 계속 이어질 것이다. 이창호 9단도 백△를 당하는 순간 ‘일이 터졌음’을 직감했다. 흑의 응수는 113, 115가 고작인데 장차 126도 선수고 A도 선수다. 귀의 흑 집은 바짝 말라버리고 상변에선 백이 오히려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 바둑이 다시 뒤집혔다.

흑엔 ‘참고도’ 흑1을 선수할 기회가 얼마든지 있었다. 다만 흑1이 놓이면 백도 석 점을 서둘러 잡게 된다. 이렇게 석 점을 후딱 내주는 게 과연 옳으냐. 이 9단은 ‘아깝다’는 생각에 흑1을 두지 못했다. ‘참고도’라면 넉넉히 이기는 형세인데도 망설이다가 두지 못했다. 바로 이 부분에서 다시금 ‘전성기의 이창호’를 떠올리게 되는 건 인지상정이 아닐까 싶다. 당시의 이창호라면 편안한 마음으로 ‘참고도’를 결행하여 우세를 확보한 다음 계속해서 차이를 벌려 대차로 승리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이창호는 ‘참고도’가 필승의 그림이라는 것을 계산하는 데 실패했고 결국 백△의 강습을 얻어맞고 말았다. 계산력의 차이가 만들어내는 변화는 실로 엄청나다. 흑은 B의 움직임을 노렸으나 그게 실현될 가능성은 점점 사라지고 있었다.

참고도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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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