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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닮은 PF사업 34건 … 총사업비 110조원 넘어

대한건설협회 조사에 따르면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처럼 사업자 간 이견 또는 자금조달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는 대형 개발사업(공모형 PF사업)은 34건이다. 이들 프로젝트의 총사업비는 110조원 이상으로 파악됐다. 건설산업연구원 이승우 연구위원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사업환경이 갑작스럽게 나빠지면서 2년 가까이 거의 모든 개발사업이 헛바퀴를 돌리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불투명해진 수익성이 사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공모형 PF사업은 신도시 등 신개발지역에 주거기능과 상업기능이 결합된 랜드마크(지역 대표 건물) 성격의 복합단지를 짓는 것이 대부분이다. 코람코자산운용 정대환 팀장은 “복합단지의 경우 주택 분양을 통해 수익이 생기면 이를 자금원으로 업무나 상업시설을 조성하는 것인데 주택조차 수익을 내기가 어려워지자 사업추진을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경기 광교신도시의 랜드마크를 조성하는 에콘힐 프로젝트(사업비 2조4000억원)는 사업성 검토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올 상반기 예정이었던 본PF(전체 사업자금을 재무적 투자자로부터 조달하는 것) 시점을 연말로 미뤘다. 최고 56층의 주상복합아파트와 백화점 등을 조성하는 이 프로젝트는 땅값이 판교신도시의 랜드마크인 알파돔의 3분의 1 수준이어서 사업성이 좋은 곳으로 꼽혔다.

건설투자자(CI)와 재무적 투자자(FI), 그리고 이들 사업자에 토지를 판 공기업 간의 이견도 사업 추진을 어렵게 한다. 건설투자자들은 사업환경이 악화됐는데도 토지 중도금 납부 일정 등에 대해 원칙만을 내세우며 융통성을 발휘하지 않는 공기업과, 사업환경 변화를 이유로 추가 PF에 소극적인 재무적 투자자 모두 문제라고 지적한다.

익명을 요구한 민간연구기관의 한 연구위원은 “2006년 두바이 열풍이 불면서 각 지자체가 대형 개발계획을 남발했고, 건설이나 금융투자자들도 수요예측을 정밀히 분석하지 않고 ‘따고 보자’는 식으로 접근했던 게 지금 와서 모두에 부메랑이 되고 있는 것”이라며 “경제 규모에 비해 너무 크게 잡았던 국내 개발 프로젝트들의 쇠락도 이미 예견됐던 일”이라고 지적했다.

피해는 개발사업지 인근 주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판교·동탄·교하신도시 등 수도권 2기 신도시의 경우 아파트 입주민들이 복합단지 건립 지연으로 상업·업무시설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함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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