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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통령의 소통정치 살려낼 팀이 필요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금 새로운 통치환경으로 들어서고 있다. 우선 2012년 4월 총선까지 20여 개월간 전국적인 선거가 없다. 선거마다 국정이 영향을 받았다는 점에서 앞으로 상당 기간 중요한 변수 하나가 유보되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임기 반환점(8월 25일)을 앞두고 지방선거와 세종시라는 두 개의 링에서 빠져 나왔다. 비록 상처투성이지만 일단 빠져 나온 것이다. 그는 새로운 분위기로 20여 개월 동안 ‘이명박 국정’의 기반을 다지는 일에 전념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내각·청와대 개편은 조각(組閣)과 같은 각오로 단행되어야 할 것이다.

새 술에는 새 독이 필요하다. 지난날의 독은 한계를 보였다. 대선캠프를 비롯한 한정적인 인재 풀(pool)이 주로 활용됐고, 참신한 인재에게 과감한 역할이 부여된 게 별로 없다. 총리만 해도 결과적으로 자원외교(한승수), 세종시(정운찬) 등 제한적 실용 총리에 머물렀다. 장관이나 청와대 참모 중엔 역동적인 개혁을 이끈 이가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빅(big) 4 같은 요직은 병역면제나 대북 전문성 부족 같은 약점을 노출했다. 새 독은 헌 독의 결점을 메워야 한다.

정권의 분위기를 일신하는 핵심은 총리다. 물론 한국 헌법의 특이한 구조상 총리의 역할엔 한계가 있다. 그러나 대통령이 구상하기에 따라 총리는 보폭을 크게 키울 수 있다. 그동안 아쉬웠던 대통령의 정치력을 보완하고, 내각의 구심력을 강화하며, 대(對) 야당관계를 긍정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정치 총리’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비록 나중엔 김영삼 대통령과 충돌했지만 이회창 총리는 정권의 개혁성을 효과적으로 보강한 케이스다. 총리는 ‘이명박 사람’보다 ‘한국 사회의 사람’이 바람직하다. 대통령에게 고언(苦言)을 마다하지 않고 정권 외부와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할 것이다. 호남을 위시해 기존의 권력지대와 관련이 없는 이라면 더욱 참신할 수 있다.

총리가 정권을 위해 외풍을 맞는다면 대통령실장은 내부의 결속을 다지고 권력의 일탈을 경계하는 내무반장 역할을 맡아야 한다.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TK(대구·경북) 크로니즘(cronyism·정실주의)을 둘러싼 논란이 심해지고 있다. 영포목우회 파문이나 TK 인사 파워 논란이 대표적인 예다. 그리고 정권 내부에는 조직보다는 자신, 명예보다는 소리(小利)를 챙기려는 현상이 늘어날 것이다. 대통령실장은 내부 기강의 채찍을 들고 정권의 누수를 막아야 한다. 총리와 호흡을 맞추면서 대통령에게 고언하고 정권의 소통을 지켜내야 한다.

이번에 구성되는 내각과 청와대 팀은 ‘이명박 국정’의 안정화를 추진하고, 천안함 사태를 관리하고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하며, 경제위기에서 성공적으로 탈출해야 하는 과업을 안게 된다. 집권 초기 ‘고소영 내각’ 파동을 포함해 대통령은 인사에 관한 한 씁쓸한 기록을 갖고 있다. 전반기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이번엔 원숙한 인사의 정치를 보여 주길 기대한다. 물론 타이밍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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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