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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렁에 빠진 30조 용산개발 … 출자사들 돈 조달 자중지란

총 사업비가 30조원이 넘는 서울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이 수렁에 빠졌다. 당초 기대보다 수익성이 떨어진 데다 30개 출자사들이 자금조달 방법에 이견을 보이면서 사업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금융권을 통해 땅값 등을 마련해야 하는데, 어떤 방식으로 돈을 빌리느냐를 두고 출자사들 간 이해관계가 크게 엇갈리는 것이다. 사실 사업이 잘 되고 수익이 많을 것 같으면 돈을 빌리는 방식은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이제 와서 자금조달 방식을 두고 이견을 보이는 것은 수익이 당초 기대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007년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이 추진될 때만 해도 부동산 시장이 지금처럼 위축되지는 않았다. 그래서 출자사들은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지금은 2008년 하반기에 터진 세계 금융위기와 2007년 이후 나온 각종 규제들로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주장한다.

일부 출자사는 심지어 지금 상태로 사업을 했다가는 수조원대의 손실을 입게 된다고 주장한다. 이대로는 사업을 할 수 없으니 용적률 상향과 땅값 납부시기 연장 등을 요구한다. 그런가 하면 일부 출자사는 사업여건이 나빠진 것은 맞지만 여전히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수익성 운운하는 것은 사업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한 계산된 행보라고 의심하기도 한다.

이처럼 출자사들이 서로의 의견 차이만 확인하는 동안 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은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당장 이달 16일까지 자금조달 계획을 확정짓지 못하면 사업은 깨질 가능성이 크다. 강원대 부동산학과 정준호 교수는 “이 프로젝트가 주저앉으면 서울시의 역점 사업인 한강르네상스 자체가 속 빈 강정이 될 것”이라며 “각종 개발 사업을 추진 중인 서울시는 물론 현 정권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황정일 기자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서울 한강로 철도정비창 부지와 서부이촌동 등 일대 56만6800㎡에 업무·주거·상업·문화시설 60여 동을 짓는 민관 합동 도시개발사업. 계획 연면적이 317만㎡로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의 5배다. 사업비 30조원에 참여한 기업만도 30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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