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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젖동냥 얘기부터 글쓰기 고민까지 담았어요”

소설가 전성태(41·사진)씨가 산문집 『성태 망태 부리붕태』(좋은생각)를 펴냈다. 소설가·시인 등 직업적인 글쟁이는 물론 책방주인·한의사 등 일반인들의 맛깔스런 글을 모아 소개하는 월간지 ‘좋은생각’ 홈페이지(www.positive.co.kr)에 지난해 중반부터 7개월 간 격주로 연재한 글을 모은 것이다. 중앙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1994년 계간지 ‘실천문학’을 통해 등단한 전씨의 작품은 웃기면서도 마음 한 켠을 찡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 슬프면서 익살맞은 이야기들을 정신없이 따라가다 보면 슬며시 가슴이 따뜻해진다.



소설가 전성태씨, 산문집 『성태 망태 부리붕태』 펴내

그런 글 솜씨가 산문에서라고 딴 데 갈 리 없다. 산문집에는 길이가 들쭉날쭉한 45편의 글이 실려 있다. 첫 번째 글 ‘젖동냥’부터 심상치 않다. ‘젖동냥’은 위로 세 명의 형이 나란히 도회지 상급학교에 진학하는 바람에 친구들보다 1년 늦게 초등학교에 들어가게 된 전씨의 어린 시절 삽화다. 없는 살림에 전씨마저 학교 보낼 엄두가 나지 않았던 모양이다. 엎친 데 덮친 격, 전씨에게는 젖먹이 동생을 돌보는 임무가 주어진다. 제대로라면, 동생이 젖 먹을 시간이 되면 엄마를 찾아가야 하지만 꾀가 난 전씨, 동네 젖 나오는 아줌마들을 찾아다닌다. 천연덕스럽게 “우리 엄마가 젖이 많응게 꼭 갚아 줄게요”라며 동냥을 한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악스러웠던 전씨, 포대기로 동생을 업은 채 읍내 장에 가는 엄마를 따라가곤 한 모양이다. 한 번은 버릇을 고칠 심산이었는지 엄마가 버스 타는 대신 걸어서 집으로 온다. 하지만 힘든 귀갓길, 엄마는 결국 미운 자식에게도 젖을 물린다. ‘젖동냥’은 전씨가 여덟 살 때 엄마 젖 끊은 이야기다.



전씨는 “어린 시절 얘기를 하다 보면 열댓 살 문단 선배들과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점을 알게 된다”고 했다. 전씨의 고향이 나로도 우주센터 부근인 전남 고흥에서도 오지에 속하는 작은 마을이었던 탓이다. 전기도 다른 마을보다 몇 해 늦게 들어왔고, 연탄이라는 물건의 쓰임새도 광주를 다녀온 동네 사람에 의해 알려졌다고 한다. 전씨는 그런 마을에서의 어린 시절이 배고프고 부족할지언정 “편안하고 완벽했다”고 말했다. “중학교 시절까지 어머니의 자궁이 연장된 시기”였다는 것이다.



산문집은 대학 입시 전날 담배를 배운 사연, 생계용 잡문을 쓰다가 겪은 일 등 ‘요즘 얘기’도 담고 있다. 자아와 세계가 분열되기 이전 행복했던 시기부터 본업인 소설 쓰기가 고민인 최근까지, 전씨 소설의 자산인 사람 이야기, 잊지 못할 에피소드 등을 모았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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