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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클립] Special Knowledge <176> 빵 이야기

아직도 빵이라고 하면 단팥빵·크림빵·곰보빵 삼형제가 떠오르십니까. 겉이 무르고 속은 부드러운 이런 빵이 제과점을 가득 채웠던 적이 있었죠. 하지만 요즘은 어느 틈에 바삭하고 쫄깃한 빵이 빵집 진열대를 채우고 있습니다. 아침은 밥 아니면 안 된다던 아버지들도 이젠 주말이면 빵 꾸러미를 집에 들고 오십니다. 빵은 가까워졌지만 빵 이름은 아직 멉니다. ‘~빵’이라고 불렀으면 좋으련만 버터 냄새 나는 희한한 이름이 왜 이리 많은지. 어느새 우리 식탁 위에 올라온 이름 모를 빵, 이름은 알아도 출신 성분 모르던 빵, 이제 알고 드시는 게 어떨는지요.



초승달 모양의 크루아상, 터키인에게 권하는 건 실례랍니다

이정봉 기자





바게트 프랑스어로 지팡이라는 뜻이에요



파리지앵의 일용할 양식인 이 빵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유명 제빵 프랜차이즈 이름으로도 널리 알려졌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길쭉한 막대기 모양의 빵이다. 바게트는 쉽게 굳기 때문에 아침에 바로 구운 것을 먹는 게 좋다. 늦어도 그날 안으로는 먹는 걸 권한다.



바게트는 우리말로 지팡이라는 뜻이다. 1920년대 프랑스 파리에서 별칭으로 부르다 이런 이름으로 굳어졌다고 한다. 그렇다고 그 전에 이런 빵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시골빵(팽 드 캉파뉴)이나 농부빵(팽 페이장)도 바게트와 비슷한 방식으로 만들지만 크기가 컸다. 프랑스의 빵 소비량이 크게 늘면서 대형 빵을 대신하기 위해 적당한 사이즈의 바게트가 나오게 됐다. 한때 프랑스 역사위원회에서 바게트의 규격을 정의하려고 했지만 파리는 250g, 마르세유는 200g 등 지역마다 무게·크기가 천차만별이라 성공하지 못했다고 한다.



크루아상 17세기 오스트리아서 처음 만들었죠



초승달 모양의 페이스트리다. 버터가 발린 반죽 사이 사이에 탄산가스가 부풀면서 빵을 여러 개의 미세한 층으로 나눠놓은 것이다. 고소한 버터 냄새와 바삭바삭한 맛이 핵심이다. 크루아상은 프랑스에서는 그냥 있는 그대로 먹지만, 미국에서는 햄이나 치즈 등을 채워 먹기도 한다.



이 빵은 17세기 오스트리아 빈에서 가장 처음으로 만들어졌다. 당시 유럽 군대가 오스만 튀르크 군대를 격퇴한 것을 기념해 튀르크 군의 깃발에 새겨진 초승달 문양의 빵을 만들었다. 그래서 터키인들에게 크루아상을 권하는 것은 실례라고 한다. 당시 빈은 중세 유럽 문화의 중심지로, 이곳에서 만들어진 다양하고 고급스러운 빵은 유럽 각지로 널리 퍼졌다. 크루아상은 오스트리아 출신이었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에 의해 프랑스에 전해졌다고 한다. 크루아상을 만드는 기술은 19세기 덴마크에도 전해져 ‘데니시 페이스트리’로 발전했다.



브리오슈 버터·달걀 듬뿍 넣어 부드럽답니다



버터와 달걀을 듬뿍 넣어 부드럽고 달콤한 버터의 맛을 풍부하게 맛볼 수 있는 빵이다. 결이 고와 입안에서 녹을 듯 부드러운 고급 빵이다. 프랑스에서는 지역마다 각기 다른 모양의 브리오슈를 만든다. 그중 눈사람 모양의 브리오슈 아 테트, 직사각형 모양의 브리오슈 낭테르가 유명하다. 브리오슈는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초콜릿을 발라 먹으면 찰떡궁합이다.



루이 16세의 왕비였던 마리 앙투아네트가 “빵을 달라”고 소리치던 농민에게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될 것 아니냐”고 한 말이 유명한데, ‘케이크’가 바로 ‘브리오슈’를 잘못 번역한 것이다. 이 말은 장자크 루소의 ‘참회록’에 나온 얘기로 실제로는 어느 공주가 한 말이라고 나오는데, 프랑스인에게 워낙 미운털이 박혔던 마리 앙투아네트로 잘못 전해졌다고 한다.



치아바타 바게트 잡으려고 개발한 이탈리아 빵



납작하게 생겼고, 특유의 올리브 맛이 진한 이탈리아 빵이다. 프랑스 남부에서도 즐겨 먹는다. 만들기도 매우 간편하다. 형태로 봤을 때 아주 오래된 빵인 듯하지만 1980년대 발명됐다고 한다. 이탈리아 제빵사가 프랑스에서 수입되는 대규모의 바게트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했다고 전해진다. 이후 미국과 유럽으로 급속히 퍼졌다. 이탈리아어로 슬리퍼라는 뜻이다. 맛이 담백하고 구멍이 송송 난 속살은 부드러워 샌드위치용으로 많이 쓰인다.



포카치아 올리브·치즈 올려 화덕에서 구워요



허브와 올리브·치즈 등을 올려 화덕에 구운 빵으로 피자와 비슷하다. 하지만 피자보다 빵이 더 두꺼운 편이고 맛이 담백한 편이다. 이탈리아에서는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인기 있는 빵이다. 고대 로마제국 때 남은 반죽으로 고온의 화덕에서 구워낸 얇은 빵을 가리키는 말에서 포카치아가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라틴어 ‘포커스(focus)’는 ‘중심’ 혹은 ‘화덕’을 뜻한다. 당시 가옥구조상 화덕이 가운데에 있어 그렇다고 한다.



베이글 유대인들이 즐기며 널리 퍼졌어요



바게트가 파리지앵을 상징한다면 베이글은 뉴요커를 상징한다. 모양은 도넛과 비슷하지만 반죽을 끓는 물에 넣어 겉을 살짝 데친 뒤 굽기 때문에 담백한 맛과 함께 씹을 때 쫄깃한 질감을 느낄 수 있다. 원래는 16세기께 폴란드에서 살던 유대인들이 아무것도 먹지 못하는 안식일이 끝나자마자 빨리 만들어 낼 수 있도록 도넛 모양으로 고안한 빵이라고 한다. 베이글은 고대 독일어로 ‘둥근 빵’ 혹은 ‘고리’에서 유래했다. 유대인이 많이 사는 미국·영국 등에서 즐겨 먹으면서 널리 퍼졌다. 지방이 적어 다이어트에 좋고, 옆으로 자른 뒤 크림 치즈를 바르거나 햄·연어를 곁들여 간단히 먹기 좋다. 게다가 달걀·버터 등 첨가물이 거의 들어가지 않아 오랫동안 보관이 가능하고 맛이 유지된다. 이런 장점 덕택에 뉴요커의 선택을 받았다.





머핀 영국식과 미국식 두 종류 있어요



부드러운 반죽을 부풀려 구운 빵이다. 따뜻할 때 버터·잼·꿀 등을 곁들여 먹는다. 반죽을 만들 때 초콜릿·바나나·딸기 등 다양한 재료를 가미해 만든다. 차와 곁들여 먹기 좋다. 영국에서는 10세기께부터 만들어졌지만 대량 생산하면서 차와 함께 먹는 간식처럼 애용된 것은 19세기 무렵이다.



머핀은 영국식과 미국식 두 종류가 있다. 영국식은 이스트를 넣고 핫케이크처럼 양면을 철판에 구워 납작하지만, 미국식은 팽창제를 넣고 컵케이크 틀에 구워 봉긋 솟아 있다. 국내에는 미국식 머핀이 흔하다.



쿠글로프 아몬드·건포도 넣은 왕관 모양



왕관 모양의 전용 틀에 버터·달걀을 넣은 반죽을 넣고 아몬드·건포도 등을 첨가해 구운 빵이다. 부드럽고 달콤한 맛으로 마리 앙투아네트가 즐겼다고 한다. 17세기 스위스에서 만들어져 프랑스에서 완성됐다는 설과 오스트리아에서 탄생해 독일에서 완성된 후 프랑스 알자스 지방에 정착했다는 설이 있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알자스 지방을 대표하는 명물이라고 하지만 유럽 대부분의 나라가 이런 형태의 빵을 만들고 있으며 각기 다른 이름으로 부른다. 프랑스는 쿠글로프(Kouglof), 독일은 쿠겔후프(Kugelhupf) 등으로 표기한다.



빵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됐죠



납작하고 둥글게 펼쳐진 모양이 가장 원시적인 형태에 가까운 빵이다. 인류 최초의 빵은 밀을 반죽해 납작하게 민 후 돌판에 구워 먹는 형태였다고 한다. 그래서 난은 빵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발효시켜 가볍게 부푼 난은 가볍고 폭신한 질감에 담백하고 쫄깃하다. 발효시키지 않고 구운 것도 있는데 비교적 더 납작하고 바삭한 편이다. 난은 땅을 파고 만든 진흙 화덕 탄두리의 벽에 붙여 구워낸다. 그냥 먹기보다는 카레 등 다른 음식과 함께 먹는다. 인도뿐만 아니라 이란·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에서도 즐겨 먹는다.



토르티야 옥수수로 만든 멕시코 주식이랍니다



멕시코의 주식으로 옥수수를 주원료로 해 만든 납작한 빵이다. 굵게 빻은 옥수수 가루에 달걀·우유를 섞어 만든다. 감자·야채 등을 넣은 계란 오믈렛 요리를 일컫는 스페인의 토르티야와 구분한다. 토르티야가 언제부터 만들어졌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난처럼 원시적 형태의 빵이기 때문에 수천 년 전부터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했을 때 이미 원주민들은 옥수수를 조직적으로 경작하고 있었고 이를 빚어 빵을 만들었다. 현대에 오면서 토르티야를 이용한 요리도 다양하게 변했다. 토르티야 사이에 고기·채소 등을 넣은 것은 타코, 기름에 튀기면 나초, 콩·밥·고기를 토르티야로 싼 것을 부리토, 토르티야 사이에 치즈·채소 등을 넣은 것을 케사디야라고 부른다. 현재 미국에서만 토르티야 산업이 약 60억 달러 규모에 이른다고 한다.



프레첼 기도 올리는 수도승 모습 본땄죠



중앙이 꼬여 있는 독특한 모양을 가진 빵이다. 가래떡처럼 가늘고 긴 반죽을 하트 모양으로 꼬아 소금을 뿌려 만들었다. 그냥 먹기도 하고, 햄·치즈 등을 올려 먹기도 한다. 딱딱한 과자 형태의 프레첼을 맥주 안주로 곁들이기도 한다.



12세기부터 독일의 제빵 길드의 상징으로 이용돼 유럽에서는 빵집을 나타내는 표지로 쓰기도 한다. 프레첼은 라틴어 ‘브라치올라(bracchiola·작은 팔)’ 혹은 ‘브라셀루스(bracellus·팔찌)’에서 유래했다. 죽은 자를 위로하기 위해 팔을 가슴팍에 꼬고 기도를 올리는 수도승의 모습을 본떠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미국에는 이민자들이 들여와 한 해 1억8000만 달러어치가 팔리는 인기 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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