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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중앙일보 고문, 방송인 홍진경에 ‘태교 특강’

한국의 지성을 대표해 온 문화계의 ‘어른’ 이어령(76) 중앙일보 고문과 수퍼모델 출신의 방송인 겸 사업가 홍진경(33)씨. 최근 출범한 ‘세살마을’의 주선으로 두 사람이 만났다.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중앙일보 본사로 찾아온 홍씨는 이 고문으로부터 1시간에 걸친 태교 특강 선물을 받았다. 나이 차이만큼이나 공감대를 찾기 어려울 듯했던 이어령 고문과 홍진경씨를 금세 부녀처럼 친숙해지게 만든 것은 바로 아이, 그리고 ‘생명’이라는 주제였다.



“태교는 아이에게 뭘 가르치는 게 아닌, 엄마가 뭘 배우냐의 문제”

지난달 29일 오후 중앙일보 본사에서 이어령 중앙일보 고문과 방송인 겸 사업가 홍진경씨가 만나 태교와 생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김경빈 기자]
이어령=결혼 7년 만에 임신했다고 들었어요. 정말 축하합니다.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데 홍진경씨같이 대중적 영향력이 큰 연예인들이 아이를 갖는 모습이야말로 출산에 대한 분위기를 바꾸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어요.



홍진경=감사합니다. 엊저녁에 선생님이 따님에 관해 쓰신 『지성에서 영성으로』를 읽다가 감동해서 막 울었어요. 아직도 눈이 부어 있는 것 같아 걱정이네요. 사진도 찍을 텐데….(웃음) 그런데 정말 궁금했어요. 남성이고, 육아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을 해오셨는데 어떻게 ‘세살마을’ 운동을 시작하시게 된 거죠?



이=맞아요. 난 내 애도 제대로 안 키워본 사람이에요. 글 쓰느라고 집사람이 혼자 다 했죠. (웃음) 그런데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이 이젠 나 같은 사람이 나설 정도로 개인이 아닌 사회, 나아가 문명의 문제가 된 거예요. 돈과 오일이 중심이던 산업자본주의 시대에서 생명이 자본이 되는 시대로 바뀌고 있는 거죠. 80년 뒤의 세상을 생각한다면 아이를 더 많이 낳고, 더 잘 키울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함께 노력해야 해요.



홍=전 아이를 가졌다는 게 정말 기적같이 느껴져요.



이=기적이죠. 세상의 모든 남성 가운데 지금의 남편과 결혼한 것, 또 그 사람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건 확률로 따지면 로또복권에 당첨되기보다 몇 백배 어려운 일이니 말이에요. 게다가 아이가 10개월 동안 엄마 배 속에서 자라는 과정을 보면 얼마나 신비로운데요. 자궁 속 양수는 바닷물과 성분이 거의 똑같아요. 수십억 년 전 바다에서 시작돼 진화해 온 생명의 역사가 배 속에서 재연되는 거죠. 그 양수가 오염되지 않게 엄마가 먹는 것은 물론 모든 걸 조심해야 해요.



홍=예. 그런데 태교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이=요즘엔 배 속의 아이에게 영어를 자꾸 들려주면 언어학습효과가 있을 것처럼 얘기하는 사람도 있더군요. 그건 말도 안 돼요. 태교라는 건 아이에게 무엇을 가르쳐 주는 게 아니에요. 배 속의 아이에게 가장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어머니가 스스로 뭘 해야 할지 배우는 게 태교죠. 자신의 몸가짐과 마음가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끊임없이 잘 살피는 게 가장 중요해요. 배 속의 아이는 엄마와 완전한 일체감을 갖는 존재니까요. 아무리 서로 사랑하는 남녀라 해도 엄마와 배 속의 아이처럼 일체감을 가질 수는 없어요.



홍=정말 아이를 가진 뒤로는 전혀 외롭지 않아요. 전 사람들과 같이 있을 때도 항상 외로움을 느껴왔는데, 이젠 혼자 있을 때도 ‘아이랑 함께’라는 생각 때문인지 외롭지 않더라고요.



이=동화 중에 이런 얘기가 있어요. 하늘나라에 살던 아기 천사에게 하느님이 어느 날 갑자기 인간세계로 내려가라고 했대요. 아기천사는 도둑과 사기꾼, 폭력이 난무하는 인간세계엔 내려가고 싶지 않다고 애원했죠. 그러자 하느님은 “너를 돌봐줄 천사가 기다리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어요. 결국 인간세계로 내려가게 된 아기천사가 다급하게 그 수호천사의 이름을 물으니 하느님이 그러더래요. “그 이름은 ‘어머니’다”라고요. 아마 배 속의 아이도 자길 돌봐줄 천사 이름이 ‘홍진경’이라는 걸 듣고 왔을 거예요. (웃음) 그러니 잘 낳아서 키우길 바라요.



정리=김정수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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