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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질 깐 과일이나 날고기·생선회는 설사의 주범

경기가 회복되면서 올 해외 여행객 숫자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해외 여행 인구가 급증하면서 여행에 따른 건강과 안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오지까지 여행 지역이 넓어지고, 고령자나 어린이, 당뇨·고혈압 등 지병이 있는 사람들도 여행에 동참하고 있지만 안전과 건강관리에 대한 의식은 크게 부족한 편이다. 특히 짜릿한 체험을 위해 편의시설이 없는 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에겐 즐거움만큼 위험도 따르게 마련이다.

면역력 없는 젊은 사람들은 A형 간염 주의
질병관리본부는 최근 해외 유입 콜레라 환자가 올 들어 두 번째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원인균은 비브리오 콜레라 오가와 형. 환자는 인도 여행을 한 뒤 지난달 21일부터 증상이 나타나 공항 입국을 하면서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행 중에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질병은 설사다. 흔히 물갈이 설사라고 부르는 여행자 설사는 동남아·중동·아프리카·중남미 지역을 여행하는 3~4명 중 1명꼴로 발생한다.

원인은 80% 이상이 세균성 장염. 오염된 물이나 식품을 섭취해 대장균·이질균·비브리오·살모넬라 등 세균이 위장관 감염을 일으켜 복통과 설사를 유발한다. 설사는 대부분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휴식을 취하면 호전된다. 설사가 3일 이상 지속되고, 구토·발열·오한이 있으며, 대변에 혈액이 섞여 나온다면 서둘러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일반적으로는 하루 3~5회 설사가 3일 정도 계속되다가 좋아진다.

장티푸스는 중증 감염 시에 장출혈·장파열 등 합병증을 일으키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최근 효과적이고 부작용이 적은 백신이 개발돼 지역 보건소, 공항검역소에서 이용할 수 있다.

고려대안산병원 감염내과 최원석 교수는 “노약자나 소아는 설사로도 생명을 잃을 수 있다”며 “특히 면역 기능이 저하됐거나 위절제술을 받은 사람, 위산제를 복용하는 사람은 위험도가 더 높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행지 설사를 예방하기 위해선 길가에서 파는 음식, 날고기나 생선회, 껍질이 벗겨져 있는 과일은 삼간다. 또 잘 익힌 음식, 끓인 물, 캔이나 밀폐된 용기에 들어있는 음료를 마신다.

모기나 벌레도 해외에선 치명적일 수 있다. 모기 매개 질환으로는 황열·말라리아·뎅기열이 있고, 벌레에 의해 전파되는 질환은 수면병·샤가스병·리슈마니아증 등을 들 수 있다.

대표적인 말라리아는 매년 전 세계 102개국에서 3억~5억 명의 새로운 환자가 발생해 100만~200만 명이 사망한다. 초기 증상은 독감처럼 시작해 고열·오한·두통과 함께 구토·설사가 발생한다. 말라리아는 잠복 기간이 있어 귀국 후에 증상이 나타난다. 여행 후 2개월 이내에 고열이 나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항말라리아 제제를 출발 1주일 전부터 복용하고, 위험 지역에서 벗어난 후에도 4주간 계속 먹어야 한다.

말라리아 모기에 물리지 않으려면 해질 무렵부터 새벽 사이에 외출을 삼간다. 반대로 뎅기열 모기는 낮에 더 활동력을 보인다. 야외활동 시엔 긴 팔 상의와 긴 바지 등 복장을 갖춘다. 모기장·모기약은 물론 몸에 바르는 곤충기피제도 준비한다.

z 열대 지역을 여행한다면 늦어도 출발 한 달 전엔 여행자클리닉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예방접종이나 예방을 위한 투약은 질병마다 시기가 다르기 때문. 예컨대 아프리카와 남미 일부 국가에선 황열 예방접종 증명서가 있어야 입국이 가능하다. 황열 백신은 적어도 출국 10일 전 접종해야 효과를 본다.

젊은 사람들은 A형 간염을 주의해야 한다. 위생시설이 좋은 환경에서 자라 대부분 면역력이 없기 때문이다. A형 간염은 북미와 북·서유럽, 호주와 일본 등을 제외한 모든 나라에서 만연하고 있다. 오염된 불결한 음식, 음료가 감염원이다.

당뇨·심장병 환자 약 복용에 신경 써야
해외여행객의 평균 연령이 높아지면서 성인병 환자가 해외로 나가는 일도 많아졌다. 환자는 현지 음식은 물론 식사 시간, 운동 부족 등 다양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여행지에 대한 사전 지식을 습득해야 한다.

우선 비행기 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부터 알아보자. 비행기는 대개 고도 3만5000피트(지상 11㎞)에서 날아간다. 기내는 한라산 정상과 비슷한 6000피트(1800m)의 기압을 유지해 평지의 1기압보다 낮다. 이렇게 고도가 증가하면 기내 압력이 낮고, 산소는 부족해져 협심증·부정맥·심근경색이 있는 환자들은 맥박 수가 빨라질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백경란 교수는 “특히 만성 호흡기 질환자는 산소압이 감소하면 저산소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응급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항공성 치통도 있다. 신경이 분포된 치수에 염증이 있는 환자는 기압 변화가 잇몸을 팽창시켜 날카로운 통증을 느낀다. 비행기를 타기 전에 치과 검사를 통해 신경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항공 중이염도 마찬가지다. 특히 항공기의 이·착륙시 기압이 올라가 통증을 유발한다. 항공중이염을 예방하려면 입을 다문 채 코를 손으로 가볍게 잡았다 뗐다 하면서 숨을 쉬거나, 껌을 씹는 방법이 있다.

10~12%로 건조한 기내 습도도 문제가 된다. 이런 환경은 호흡기 질환자, 특히 천식환자를 자극할 수 있으므로 자주 적당한 수분을 공급해 줘야 한다. 높은 고도에선 장(腸)에 있는 가스가 팽창할 수 있다. 따라서 수술한 사람은 꿰맨 부위가 터질 수 있으므로 출발 전엔 양파·무·콩 등 가스가 많이 생기는 음식을 피한다.

인슐린 의존 환자는 시차가 6시간 이상 나는 곳으로 여행할 때는 약물 투여 시간을 조절해야 한다. 사전에 전문가와 상담을 하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다. 혈당 측정기 지참은 필수다.

당뇨·고혈압·갑상선 질환자 등 매일 일정한 시간에 약을 먹는 사람은 복용 시간에 혼란이 따른다. 하지만 대부분 약은 떠나기 전엔 출발지 시간, 도착 후엔 현지 시간에 맞춰 똑같이 복용하면 된다. 한국에서 미국(동→서)으로 갈 때는 약을 조금 더 먹고, 반대의 경우엔 조금 덜 먹지만 큰 문제는 없다.

현지에 가면 생각보다 약품을 구하기 어렵다. 멀미약·해열제·지사제·소화제·소독약·피부화상 방지제·가제·반창고·붕대 등 기본적인 상비약과 위생용품은 미리 준비한다. 좀 더 자세한 정보를 원하면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http://www.cdc.go.kr)나 해외여행질병정보센터(http://travelinfo. cdc.go.kr)를 참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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