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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km 떨어진 괌에서도 중국 연안 잠수함 소음 추적

"중앙선데이, 디시전메이커를 위한 신문"

2009년 11월 17일 미·일 연례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태평양을 항해 중인 시울프급 코네티컷함. [미해군]
미국은 늘 ‘적’에 비해 잠수함 수가 모자랐다. 냉전 직전 미국은 138척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었다. 핵탄도미사일잠수함(SSBN) 37척, 핵 공격잠수함(SSN) 97척, 재래식 잠수함 4척이었다. 소련은 353척이었다. SSBN 62척, SSN 125척, 재래식 잠수함 166척이었다. 미국 전략이 ‘소련 잠수함에 잠수함으로 대응한다’는 것이었음에도 수적으론 열세였다.

이는 매우 위태로운 전략이었다. 미국 전략의 골간은 전쟁 발발 5분 내에 핵공격잠수함으로 소련의 SSBN을 괴멸시키고, 미국의 SSN을 신속히 소련 근해 가까이 보내 소련 잠수함 함대의 대양 진출을 차단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소련의 타이푼급 SSBN은 2만6500t이나 되는 초대형인 데다 1발이 10발로 분리되는 다탄두 핵미사일 20기도 싣고 있었다. 이런 잠수함 함대가 대서양과 태평양으로 진출하면 미국의 해상로는 붕괴되고 미 해군력은 괴멸될지도 몰랐다.

실제로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지만 외형상 비슷한 양상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 벌어지고 있다. 2009년 현재 미국은 SSGN 14척, 핵순항미사일잠수함(SSBN) 4척, SSN 53척을 보유하고 있다. 냉전 대비 55% 수준이며 숫자로만 따지면 중국의 62척에도 뒤진다. 핵 공격 잠수함은 87년 102척에서 2009년 53척으로 반 토막 났다. 2009년 미국 의회 자료에 따르면 2028년 41척으로 바닥을 친 미국의 핵공격잠수함 수는 2037년에 가서야 53척이 된다. 태평양에는 SSN 53척의 60%인 32척이 배치된다.

1999년 미 합참의 ‘잠수함 구조 연구’는 “군사 작전과 정보 수집을 위해 필요한 잠수함은 2015년 68척, 2025년 76척”이라고 했다. 2010년 1월 글로벌 시큐리티의 연구에 따르면 그 수가 2015년 55척, 2025년 62척으로 변할 경우 ‘완만한 형태의 안보 위협’이 온다. 53척은 이미 ‘완만한 위협’ 수준을 넘었다. 그래서 잠수함대는 이미 ‘능력 이상의 요구’를 감당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의 팽창과 미국의 퇴조에 대해 전문가 그룹은 이미 경계 주의보를 발하고 있다. 헤리티지재단은 2010년 2월 보고서에서 “중국 지도부가 ▶대만해협, 동·남중국해에서 재래식 해상 갈등을 벌일 가능성 ▶아시아-태평양의 위기에 대응하는 미국의 공중·해상 작전을 지연시키고 방해할 가능성 ▶먼 바다로의 중국 해군력 전개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태평양에서 미군의 핵 공격 잠수함 수를 더 많이 유지하면 중국이 ‘힘에 의존하는 결정’을 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충고도 했다.

미군 합참지 2008년 3분기 호는 중국이 SSBN을 태평양 깊은 곳에 배치해 탑재한 대함탄도미사일 JL-2로 미국 내 다수의 목표물을 노릴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JL-2는 재래식·핵 폭탄을 실을 수 있다. 또 중국이 태평양의 잠수함 초계 활동을 늘리면 미군 잠수함 전력도 대응해야 하며 이에 따라 대만이나 다른 지역으로 돌릴 수 있는 미국 잠수함 전력이 흐트러진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이런 걱정을 반영해 미 해군은 임시 조치들을 고려하고 있다. 핵 잠수함 버지니아급의 건조 시간을 60개월로 줄이고, LA급의 운용 기간을 2년까지 늘리며, 해상전개 기간도 6개월에서 7개월로 연장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잠수함수를 44~45척으로 유지할 수 있다. 헤리티지 리포트는 “그래도 여전히 완만한 위협이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미국 잠수함 전력의 급감에는 ▶안보 환경의 변화 ▶후속 잠수함 건조 지연이라는 두 요인이 작용했다.

냉전 종식이라는 안보환경의 변화는 미국의 전략 기초를 ‘불특정 위협에 대응하는 전진방어’로 수정하게 만들었다. 해군도 냉전 시 대양(大洋) 전투 개념에서 전략 거점의 연안 해역에 원정부대를 투입하는 ‘해상 전개(Forward,From the Sea)’에 기초한 ‘해양력(Sea Power) 21’ 전략으로 수정했다. 여기엔 해상강습, 해상방어, 해상기지 및 포스네트(FORCEnet)라는 4개 개념이 포함된다. 해상 강습은 바다로부터 하루 24시간, 일주일 내내 정밀하고 지속적인 공격력을 투사해 ‘충격과 공포’를 주는 개념이다. 해상방어는 투입된 전력의 방어와 증원을 보장하면서 본토도 방어하는 것이다. 해상기지는 해상 강습·방어를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는 것. 포스네트는 해저·해상·육지·항공·우주 등 모든 전력을 네트워크로 통합해 전투력을 극대화하는 개념이다. 이에 따라 냉전 시 ‘대양의 잠수함 대결’을 위한 부동의 1등 전사였던 잠수함의 역할은 축소됐다. 항모강습단, 해군원정부대와 더불어 분쟁 대응의 한 주체가 된 것이다.

2009년 12월 미의회 보고서에 따르면 건조 지연도 환경 변화의 산물이다. 원자력 공격잠수함 로스앤젤레스(LA)급의 후속은 당초 시울프급으로 계획됐었다. 그러나 ‘대양의 잠수함 대결’이 사라지면서 시울프는 3척만 건조하기로 하고 연안 작전능력에 중점을 둔 버지니아급으로 바꿨다. 그 과정에서 건조 공백이 발생해 잠수함 보유 수준이 더욱 떨어진 것이다.

여기엔 미국 잠수함 기술의 우위에 대한 믿음도 작용했다. 핵잠수함 전력에서 미국과 경쟁할 나라는 당분간 나오기 어렵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미 해군정보국 2009년 보고서는 “중국 기술은 아직 낮다. 최근 건조된 진급 잠수함의 소음 수준이 30년 전 건조된 소련의 델타-3급 수준에도 못 미친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미 해군 원잠은 괌에서 수천㎞ 떨어진 중국 연안에서 작전하는 진급의 소음을 추적할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미국의 최신 시울프급 잠수함은 현재 LA급보다 70배 조용하며, 전술 속력인 시속 25노트(46㎞)로 달려도 LA급이 항구에서 가만히 있을 때의 소음보다 적다는 평가도 있다.

이런 기술적 격차 때문에 미국은 아직 중국 잠수함 전력의 부상을 큰 위협으로 보진 않는다. 특히 미국에 중국의 원자력 잠수함은 ‘아직 멀었다’는 식이다. 다만 각종 보고서에서는 대형화되고 조용한 킬로급·쑹급·위안급 디젤 잠수함이 원자력 잠수함보다 더 위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선 한국 국방연구원 초빙연구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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