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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당 당직자 국회 점거 다시 재판하라”

지난해 1월 미디어 법안 처리에 반대하며 국회 로텐더홀을 점거한 혐의로 기소된 민주노동당 당직자들에 대해 공소기각 판결을 한 것은 잘못이라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2부(부장 박대준)는 2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 퇴거불응) 혐의로 약식 기소된 신모(42)씨 등 민노당 당직자 12명에 대해 공소기각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형사 단독부로 돌려보냈다. 형사소송법은 항소심 재판부가 1심의 공소기각 판결이 위법하다고 판단할 경우 해당 사건을 1심으로 돌려보내 다시 유·무죄 판단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앞서 1심 재판을 맡았던 마은혁 판사(당시 남부지법 형사5단독)는 지난해 11월 “함께 농성했던 민주당 당직자는 빼고 민노당 당직자만 기소한 것은 공소권 남용”이라는 이유로 공소기각을 판결했다.

이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은 선별적(차별적) 공소 제기를 공소기각 사유로 판단했다”며 “이는 공소가 제기되지 않은 사건까지 심리의 대상에 포함시키게 돼 ‘불고불리(不告不理)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불고불리의 원칙은 법원이 검찰의 기소 내용에 대해서만 재판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재판부는 또 “당시 국회의장의 ‘쟁점법안 직권상정 유보’ 방침 발표에도 신씨 등은 농성을 계속하며 세 차례에 걸친 퇴거요구에 불응했고 국회 경위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돼 수사가 개시됐다”며 “수사기관이 수사 대상을 자의적으로 선정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주당 측은 국회의장의 입장 표명 이후 농성을 해제했으나 민노당 측은 퇴거 요구에 불응하다 강제 퇴거 당해 죄질과 정상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신씨 등은 지난해 1월 5일 오전 3시15분쯤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미디어법 등의 국회 상정 저지를 위해 연좌농성을 벌이던 중 국회 측의 퇴거 요구를 받았음에도 농성을 계속해 같은 해 4월 약식 기소됐다. 마 판사가 이들을 직권으로 정식재판에 회부한 뒤 공소기각 판결하자 검찰은 “법률 해석의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을 훼손하는 독단적인 판결로 사법권을 남용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후 마 판사는 판결 직전인 같은 해 10월 말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의 후원회에 참석해 후원금 30만원을 낸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법원장의 구두 경고를 받기도 했다.

김진경 기자

◆공소기각=검찰이 기소를 잘못했다는 이유로 기소 내용에 대한 심리를 하지 않고 재판을 끝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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