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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굳게 닫힌 철문 열고 함께 걷는 날 오겠지요

비무장지대에 봄이 오면
 이억배 글·그림
사계절, 48쪽, 1만500원


비무장 지대의 자연과 사람을 보여주는 그림책이다. 비무장 지대는 수달과 고라니·멧돼지·산양이 뛰어다니는 곳, 갖가지 새들이 둥지를 틀고 연어 떼가 찾아와 알을 낳는 곳이다. 하지만 아름답고 평화스러운 장소라 묘사할 순 없다. 군인들이 철 따라 행군을 하고, 출동 훈련을 하고, 녹슨 철조망을 수리하며 철책을 지키고 있는, 살벌하고 긴장감이 흐르는 곳이기 때문이다. 비무장 지대는 아픈 장소이기도 하다. 전망대에 올라 망원경으로 북녘 하늘을 바라보는 실향민의 눈엔 그리움과 안타까움이 가득하다.

이 책을 만들기 위해 3년 동안 수십 차례 민통선 안쪽을 답사했다는 작가는 이렇듯 다양한 비무장 지대의 모습을 꼼꼼하고 섬세한 그림 속에 담았다. 비무장 지대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주제는 선명히 드러난다. 철조망 위를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철새처럼, 굳게 닫힌 철문을 열어젖히고 성큼성큼 걷고 싶다는 소망이다. “왜 통일이 돼야 하냐”고 묻는다는 요즘 아이들에게 통일이야말로 가장 원초적인 평화의 풍경이란 사실을 눈으로 보여줄 수 있다.

얼핏 평화스럽게 보이는 비무장 지대는 분단의 슬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장소다. 지뢰를 밟아 발목이 잘린 멧돼지(맨 앞)가 그 비극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사계절 제공]
책은 한국·중국·일본 세 나라 그림책 작가들이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꿈꾸며 공동 기획한 ‘한·중·일 평화그림책’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이다. 나라별로 작가 4명이 참여하여 네 권씩, 모두 12권을 내년까지 3국에서 공동 출판할 계획이다. 『비무장지대에 …』는 올 10월 일본 도신샤, 중국 이린출판사에서 출간된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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