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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은…] 간호학생의 눈으로 본 안락사

가느다란 생명의 불을 지켜오며 연명하던 한 환자의 호흡이 잦아들기 시작했다. 심폐소생술을 시행한다고 해도 워낙 심신이 쇠약해진 탓에 환자에게 고통만을 더할 뿐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소중한 사람을 잃는다는 슬픔 속에서 보호자들은 환자를 위한 최선인 양 심폐소생술 금지 동의서에 서명한다. 간호학생인 필자가 처음 접한 ‘안락사’의 모습이었다.

안락사(安樂死)는 글자대로라면 편안하고 즐거운 죽음이다. 하지만 실상은 참을 수 없는 고통을 이유로 자의에 의해서든, 그의 가족의 의사에 의해서든 생명을 위한 치료를 중단한다는 것을 뜻한다. 진정 환자가 안락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면 그들이 죽음을 목전에 둔 시점이 아니라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을 때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했다. 죽음을 눈앞에 두고 가족에게 이를 택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지워주기도 하고, 생활고를 겪는 사람들에겐 악용의 여지를 줄지도 모른다.

질환에 의한 통증은 환자들에게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극심하다. 그러나 통증의 유무가 존엄한 죽음의 잣대가 되어서는 안 된다. 혹자는 자신의 질환 때문에 경제적·심적으로 가족들에게 고통을 주는 게 참을 수 없이 괴롭다고 한다. 통증과 심리적 부담감이 어느 정도 해결된다면 인위적인 죽음을 선택하고자 하는 환자의 마음을 돌릴 수도 있다. 진정한 의미의 안락사가 정착되려면 고통을 회피하는 측면이 아닌, 죽음을 스스로 선택·준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돕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국가적 차원에서의 관심과 지원도 요구된다고 생각한다.

김희영 인하대 간호학과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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