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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은…] 사람·돈·권한 없는 ‘3무 지자체’ 벗어나야

역사적인 민선 지방자치 5기가 1일 출범했다. 하지만 마냥 축하하기에는 왠지 마음이 무겁다. 지난 6·2 지방선거 역시 과거 많은 선거들과 마찬가지로 혼탁선거라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여야 간 건전한 정책대결은 사라지고 북풍(北風)·노풍(盧風) 같은 정치적 쟁점들이 부각되면서 지방선거 본연의 의미가 퇴색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한 시작 전부터 당선자들의 인수위 활동과정에서 들리는 심상찮은 잡음과 세종시, 4대 강 개발을 둘러싼 중앙정부와의 갈등은 기대보다는 우려를 갖게 한다.

우리나라 지방자치는 많은 곡절을 겪으며 지금에 이르렀다. 정부 수립 4년 후인 1952년 처음 도입돼 제2공화국이 들어서면서 전면 실시됐으나 5·16 군사쿠데타로 중단됐다. 이후 91년 30년 만에 부분적으로 부활됐고, 마침내 95년 전면 복원됐다. 올해로 15년째를 맞는 지방자치는 이제 착근 단계를 지나 정착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할 만큼 성숙도를 더해가고 있다.

그러나 성숙에는 진통이 따르기 마련이다. 일부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의 고질적인 부패와 비리가 대표적이다. 지난 민선 4기의 경우 230개 기초단체장 중 41%인 94명이 임기 중 기소됐다. 또한 재정자립도가 20%에도 미치지 않는 지자체들이 호화 청사를 짓고, 마구잡이로 축제를 벌이는 행태는 문제로 지적됐다. 무분별한 난개발로 환경이 파괴되고, 지역이기주의로 인해 대형 국책사업이 차질을 빚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지방자치의 부작용이다.

지난 15년간의 지방자치 실시에도 불구하고 지방은 권한·돈·사람이 없는 ‘3무(無) 지자체’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계속되고 있다. 중앙 대 지방의 국가사무 배분 비율이 71대29로 분권화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대부분의 기초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가 50% 이하에 그치고 있다. 산업생산 및 기업활동에 있어서도 지역간 격차가 상존하며, 지방의 인구 감소와 두뇌유출로 인해 그렇지 않아도 빈약한 지역의 인재 풀이 더욱 허술해지고 있다.

이번 민선 5기는 과거 15년간 발생한 지방자치의 과(過)를 시정하고 공(功)을 살림으로써 지방이 직면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권한(Power), 산업(Industry), 사람(Human Resource) 등 핵심 분야별로 적합한 정책대안을 도출하고 정치갈등을 해소해 지방자치제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것이 당면과제인 셈이다.

민주사회는 풀뿌리 민주주의인 지방자치에 근간을 두고 있다. 지방자치는 주민자치와 단체자치의 결합체로서 참여민주주의의 핵심을 이룬다. 따라서 지방자치가 제대로 작동하면 민주정치가 살고, 반대로 제구실을 못 하면 민주주의가 무너진다고 하겠다. 지방자치법 제1조에 명시된 것처럼 지방자치의 목적은 지방자치행정을 민주적이고 능률적으로 수행하고 지방을 균형있게 발전시키며, 대한민국을 민주적으로 도약시키는 데 있다. 민선 5기는 누굴 뽑아도 만날 그 모양이라는 푸념과 혹평을 더 이상 듣지 말아야 할 것이다.

성완종 충청포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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