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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4대 강 소통은 ‘광장의 고함’ 아니라 토론으로

민주당·민노당·진보신당·국민참여당 등 야 4당과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들이 주관하는 ‘4대 강 공사 중단 범국민대회’가 오늘 저녁 서울광장에서 열린다. 4대 강 개발이 사회적 논란이 된 후 서울 중심부에서 이 같은 규모의 반대 연합 집회가 열리는 건 처음이다. 집회에는 정당 대표뿐 아니라 인천시장과 충북·충남·경남 지사도 참석한다. 정당이나 시민단체가 정부 시책에 건전한 반대나 비판을 표현하는 건 헌법에 보장된 자유다. 그러나 오늘 집회에 대해선 몇 가지 점에서 우려를 지울 수 없다.

첫째, 이런 집회는 4대 강 사업의 적절성에 대한 판단기준을 흐리게 할 수 있다. 4대 강 사업은 본질적으로 토목·수자원·환경의 과학에 관한 문제다. 이런 사안은 대규모 장외집회에서 목소리를 높일 게 아니라 실내에서 차분하고 진지하게 따져야 한다. 냉철한 이성(理性)으로 해부해야 할 문제를 한여름 밤의 장외로 가지고 가면 이성은 사라지고 감정과 흥분만 남을 수 있다. 한국인은 2년 전 여름 이성과 과학이 사라진 자리에서 광우병 미신이 어떻게 춤을 추었는지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둘째, 범국민이라는 표현은 대중을 자극하는 포퓰리즘적 접근이다. 반대론자들은 흔히 6·2 지방선거의 결과를 내세우나 그 선거는 지방일꾼을 뽑는 지역선거였지 국책사업에 대한 정책선거가 아니었다. 4대 강 사업에 대한 국민 여론은 지역이나 개발방식·속도에 따라 다양하다. 지난달 중순 중앙일보 조사에 따르면 4대 강이 관통하는 78개 지방자치단체의 장 중에서 반대는 18명에 불과했다. 낙동강은 거의 대부분이 찬성이었고 호남에 위치한 영산강도 9명 중 반대는 4명이었다. 특히 민주당 소속 박준영 전남지사는 4대 강 개발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이러한 명백한 수치가 있는데 무엇이 범국민이란 말인가.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어제 공사의 중단과 국회 차원의 ‘4대 강 검증 특위’를 제안했다. 그러나 특위라는 방법은 한계가 많다. 토목 과학적 여러 요소가 정치적 바람에 휩쓸려 해결책 대신 논란만 증폭될 것이다. 정부는 정부 관계자와 시민단체, 찬반 측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4대 강 대(大)토론회를 기획하고 있다. 만시지탄(晩時之歎)이지만 이런 토론회가 더 생산적일 수 있다. 논리와 논리, 지식과 지식이 맞붙으면 국민은 누가 옳은지 판단할 수 있다.

정부는 토론회에서 지적되는 환경과 경제성의 문제 등을 검토해 지천의 오염관리 대책, 준설 규모, 강 주변지대의 개발 등을 적절히 보완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왜 그토록 서둘러 착공했는지, 왜 2012년에 모두 완공되어야 하는지도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 지금껏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밀어붙이기 식으로 강행하니 적잖은 국민에게 걱정을 끼치고 반대론자에게 명분을 준 것 아닌가. 정부와 야당 모두 ‘강은 흘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강을 흐르게 하려면 모두가 서울광장보다는 토론의 광장으로 들어가 소통의 강 바닥부터 파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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