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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Insight] 환경론자 vs 환경론자

환경. 논쟁이 끊이지 않는 분야다. ‘지구는 점점 더워지고 있다’ ‘온실가스의 증가가 지구온난화의 원인이다’. 일반인이 당연하게 여기는 이런 주장에도 학계에서는 의견이 첨예하게 갈린다. 환경론자와 주류 학계는 지구 기온 상승의 주원인이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인간의 활동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회의론자는 지구 온도 상승은 인간의 활동과 상관이 없으며 설령 있다 해도 미미하다고 반박한다. 세계 각국의 정부가 어떤 입장에 서느냐에 따라 막대한 재정 지출의 우선순위가 바뀌고 산업 지도가 달라진다. 이 때문에 이 논란은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세계의 미래와 연결돼 있다.

비오른 롬보르(45·사진) 덴마크 코펜하겐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주류 환경론자의 반대편에 서 있다. 국제환경단체인 그린피스에서도 활동했던 그가 2001년 환경이 악화하고 있다는 통념을 정면으로 반박한 책 『회의적 환경주의자』를 내놓아 큰 반향을 일으켰다. 2007년에는 진정하라는 뜻의 『쿨 잇(Cool IT)』을 내놓고 “온난화는 과장됐으며 돈이 많이 들고 효과가 적은 이산화탄소 감축 정책보다는 기아·가난 등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세계적인 환경단체 기후변화그룹(The Climate Group)의 스티브 하워드 대표는 롬보르 교수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하워드 대표는 “환경단체의 노력이 지구에 다양한 혜택을 주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최근 한국을 찾은 롬보르 교수와 중국 상하이 엑스포를 방문한 하워드 대표를 각각 만나 서로의 상반된 입장을 들어봤다.

서울·상하이=김창규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jokepark@joongang.co.kr>

이번에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는 비오른 롬보르 교수는 “서울은 아름다운 도시”라며 “또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남대문시장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서울 이태원의 한 호텔에서 만난 그의 첫인상은 부드러운 느낌의 ‘훈남’ 같았다. 하지만 1시간30분 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여러 가지 질문에 각종 통계자료를 제시하며 치밀하고 단호한 답변을 이어갔다. 그는 시사주간지 타임의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2004년), 영국 유력지 가디언의 ‘지구를 구할 수 있는 50인’(2007년)에 선정되기도 했다.

● 『회의적 환경주의자』라는 책을 발간한 후 엄청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한 번도 내 책이 그토록 논쟁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책을 내고 3개월 후에는 본업으로 돌아가려고 계획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웃음) 학자로서 사실을 바로잡은 것이 내가 얻은 성과 중 하나다. 옳은 사실이 옳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해준다고 생각한다. 한 예로 내 주변에는 세상 환경이 어떻게 바뀔지를 걱정해 아이를 갖지 않겠다고 한 친구들이 있다. 이는 잘못된 판단에서 나온 끔찍한 결정이다. 하지만 지난해 아기를 갖지 않겠다고 했던 친구 중 한 명이 아기를 낳았다. 사람을 만나 사실을 바로 알려주고 다시금 희망을 찾아줄 수 있다는 것은 큰 기쁨이다.”

●‘지구온난화’ 논란에 대한 생각은.

“패닉(공포) 단계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환경도 다른 분야처럼 문제의 우선순위를 정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교육 전문가에게 한 교실의 학생 수를 줄여야 하는지를 묻는다면 모두 ‘그렇다’고 대답할 것이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학생 한 명당 교사 한 명을 배치하는 것이다. 하지만 교육 이외에 재정을 투입해야 하는 다른 많은 사안이 있다. 환경도 같은 맥락이다. 나의 논점은 돈을 써야 할 많은 분야가 있는데 왜 환경과 같은 특정한 분야의 특정 문제에 대해서만 많은 돈을 써야 하는가이다. 겁을 주는 것이 사람들로 하여금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행동에 옮기도록 하는 데는 효과적일 수 있다. 사람을 두렵게 만드는 것이 한동안은 효과적일 수 있지만 50~100년간 그 효과가 지속될 수는 없다.”

●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CO2 배출을 줄이고자 하는 노력은 비용 대비 효율성이 너무 낮다는 것이다. 태양광 집적판이나 풍력발전소 등은 단지 ‘지구온난화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일 뿐 실제 지구온난화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지 않다.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그린에너지를 위한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것이다. 화석연료를 비싸게 만들어 수요를 줄이려고 하는 (그런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겠지만) 대신에 그린에너지를 저렴하게 만들어 중국이나 인도같이 화석연료를 많이 사용하는 국가가 소비하고 싶도록 만들어야 한다. 현재의 CO2 배출을 줄이기 위한 방식으로는 아무리 잘해도 11달러를 투자해 고작 2~3센트의 효과만 볼 수 있다.”

●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고 경영대학에서 통계학을 가르치고 있다. 언제, 어떻게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됐나.

“1997년 조교수로 있을 때였다. 학자로서 다양하고 흥미로운 생각을 하는 것이 당연했지만 이러한 지적을 했을 때 가장 친한 친구조차 나를 ‘배신자’라고 불렀다. 오해가 있는 부분을 짚어내고 사실을 바로잡는 사람이 왜 배신자인가. 지금은 그들과도 대화하지만 이렇게 되는 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덴마크에는 아직도 러시아 등 발트해 연안 지역에서 날아오는 오염물질로 저산소증에 걸리는 사람이 많다. 중요한 문제는 왜 가재와 같은 심해 동물에게 많은 관심을 보이면서 공기 오염으로 인해 죽어가는 아이들에게는 초점을 맞추지 않느냐는 것이다. 어떤 문제가 더 중요한가? 가재인가? 아니면 우리의 아이들인가? 미국에서는 한 해 13만5000명이 공기오염으로 인한 질병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각국의 지구온난화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나.

“기본적으로 지구온난화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많은 돈을 들여 적은 효과를 보는 ‘그럴듯하게 보이는 정책’에 대해서는 비판적이다. 대표적인 예가 독일이다. 독일은 태양광 집적판에 대해 과도하게 정부 지원금을 투입하고 있다. 독일은 고가의 태양광 집적판을 설치해 총에너지 소비량의 0.1%를 생산해내고 있다. 지난 10년간 태양광판 설치에 들인 비용은 750억 달러며 이로 인해 이번 세기말까지 지구온난화를 고작 7시간 지연시킬 수 있다고 한다.”

● 한국은 원자력발전, 전기자동차, 재생에너지 개발을 통해 환경보호와 경제성장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하는데.

“한국 정부의 정책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뭐라 말하기는 힘들다. 다만 일반적인 얘기를 할 수는 있다. 원자력은 현재까지의 결과로 본다면 비용 측면에서 경쟁력이 없다. 화석연료에 비해 2~3배가량 비싸다. 원자력발전소의 해체 비용은 원자력발전소에 들어가는 총비용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실제로 미국이나 여러 유럽 국가에서 해당 비용은 정부의 자금으로 충당되는데 결과적으로 납세자가 부담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원자력 연구개발을 하지 말자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원자력이 저렴한 청정 에너지원이 될 가능성이 있다면 지켜볼 필요가 있다.”

● 환경정책을 통해 일자리가 창출된다는 주장도 있다.

“비효율적인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다. 지난해 앨 고어 전 미 부통령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뉴욕 타임스에 ‘미국의 풍력발전소에서 일하는 사람의 수가 석탄 화력발전소에서 일하는 사람의 수만큼 증가했다’는 사실에 매우 뿌듯해 하는 모습이 실렸다. 풍력발전소는 미국 총에너지의 0.5%를 생산하고 있으며, 석탄 화력발전소는 50%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비효율적인 일자리에 인력 낭비를 하고 있음을 그렇게 자랑스러워하기보다는 풍력을 좀 더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 유럽은 환경주의자가 주류를 차지하는 편인데.

“지난 몇 년간 회의적으로 돌아선 환경주의자가 많아졌다. 최근의 IPCC 보고서의 오류와 경제위기 때문이다. 지구온난화가 인간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믿지 않는 사람도 크게 늘었다. 하지만 이는 상당히 걱정스럽다. 지구온난화는 분명 인간에 의한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중도를 택한다고 할 수 있다. 내가 하려는 것은 문제를 인식하되 겁을 주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사실을 바로잡으려는 것이다. 지구온난화를 지나치게 과장하는 사람은 질책받아 마땅하고, 이 문제를 부정하는 사람도 질책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 환경주의자 시각에서 보면 극단적인 반대주의자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다. 많은 환경주의자가 나를 악마(Devil)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많은 환경주의자가 나를 싫어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내 요점에 대해 반박하고 논쟁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앨 고어 전 부통령이나 니컬러스 스턴 영국 런던정경대(LSE) 교수도 더 이상 나와 논쟁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다.”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롬보르에 반박하는 주류 환경운동가, ‘기후변화그룹’의 하워드 대표

“환경 활동이 주는 혜택 못 믿는다면

차라리 동굴에 가서 사는 게 좋을 것”


지난달 중순 중국 상하이 엑스포 전시장에서 만난 스티브 하워드(사진) 기후변화그룹(The Climate Group) 대표는 시종일관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후변화그룹은 범국가 차원의 비영리 단체로 북미·유럽·중국·인도·호주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하워드 대표는 세계경제포럼(WEF) GAC(Global Agenda Council)의 환경변화 분과 의장을 맡고 있고 HSBC, 뉴스코퍼레이션 등 세계 주요 기업에도 자문하고 있다. 그는 타임에 의해 ‘환경운동 전사(Climate Crusader)’로, 인디펜던트지에 의해 ‘영국의 100대 환경 운동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 『회의적 환경주의자』를 쓴 비오른 롬보르 코펜하겐대 교수는 환경운동가들이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과장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나는 환경물리학 부문의 박사학위를 갖고 있다. 그 과정에서 기후변화와 관련해 다양하면서 심도 있는 지식을 습득했다고 믿는다. 그 지식에 근거해 볼 때 오늘날의 기후변화 움직임이 지구에 커다란 위협임에는 틀림없다. 혹 나와 함께 현재 활동 중인 3000~4000명의 환경운동가들이 다 틀렸다(과장했다)고 가정해 보자. 그렇더라도 우리 활동이 지구에, 또 인류에 가져다줄 혜택을 생각해 보라. 에너지원의 다각화로 에너지 안보를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화석연료는 언젠가는 고갈될 것이기에 매우 의미 있는 일 아닌가.”

● 그런 효과뿐인가.

“물론 더 있다. 경제적인 청정에너지 개발이 가능할 것이다. 또 지속가능한 운송 수단이 개발되고 더욱 쾌적하면서도 에너지 요금은 적게 나오는 빌딩도 새롭게 생겨날 것이다. 이 밖에 고용창출도 되고 청정기술 기업에 대한 투자도 이뤄지며 오염 문제도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 롬보르 교수는 한정된 재원이 비효율적으로 쓰인다고 주장한다.

“우리가 틀렸다고 해도 보다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는 일인데 무엇이 문제인가. 또 우리의 우려가 사실이라면 심각한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서 더욱 문제는 없는 것 아닌가. 롬보르 교수도 나름대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 것이다. 우리가 하려는 활동이 주는 다양한 혜택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라면 차라리 동굴에 가서 사는 게 좋을 것이다.”

● CO2 배출량을 줄이려는 의도는 좋지만 정부가 해야 할 일이 많다. 어디에 우선수위를 둬야 하나.

“현재의 경기 상황에서는 비용 절감이 절실하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성 측면에서 논의를 시작하는 게 유리하다. 하지만 한번에 한 가지 활동만 하기에는 시간이 충분치 않다. 21세기 중반까지 온실가스를 3분의 2가량 감축해야 하는데 같은 기간 세계 경제 규모는 4배가량 증가할 것이다. 따라서 건축법에 현재 종합적인 CO2 배출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다면 이 부분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 대체에너지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니 관련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도 검토해 볼 만하다. 과거에는 신재생 에너지는 틈새시장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전혀 상황이 달라졌다. 유럽의 경우 지난해 새로 지은 발전소의 50%가 풍력 또는 태양에너지 발전소였다. 이제 대체에너지는 시대적 조류다. 기후변화와 관련해서는 이런저런 고려할 것이 많고, 상당 부분 비용이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이 같은 활동이 ‘비용’이 아니라 ‘투자’며, ‘부담’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라는 인식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분명히 녹색혁명을 위한 시작점에 서 있기 때문이다.”



j칵테일 >> 환경 통념에 도전장

비오른 롬보르 코펜하겐대 교수는 2001년 『회의적 환경주의자』라는 책을 내놓았다. 2000여 개의 참고문헌과 170여 개의 도표를 담은 515쪽(영문 원서 기준) 분량의 방대한 내용을 담은 이 책은 ‘생태계가 붕괴하고 있다’는 말과 같이 우리가 일상적으로 쉽게 받아들이는 개념에 도전장을 던졌다. 연간 4만여 종의 생물이 멸종한다는 환경주의자의 추정치도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로는 전체 3000만 종의 0.7%(약 4200종)만 사라질 뿐이라는 설명을 내놓았다. 식량 부족 전망도 빗나갔다고 분석했다. 개도국 주민의 칼로리 섭취량은 해마다 늘고 있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이 책이 나오자 환경학자들은 일제히 반박했다. “자신이 환경전문가가 아니라고 한 것 이외에는 모두 거짓말”이라는 인신 공격까지 나왔다. 하지만 각종 통계를 토대로 환경주의자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한 이 책을 계기로 환경주의자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는 세력도 힘을 얻기 시작했다.

>> 히말라야 빙하 소멸

유엔 기후변화위원회(IPCC)는 2007년 전 세계 2500명의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 기후변화 보고서를 내놓았다. IPCC는 그해 이 보고서의 공로를 인정받아 환경운동가로 변신한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과 함께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하지만 얼마 후 이 보고서의 핵심 내용이 논란에 휩싸였다. 대표적인 것이 히말라야 빙하 소멸론이다. 이 보고서는 지구온난화로 2035년이면 히말라야 빙하가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가 이 주장에 과학적 근거가 없고 심지어 한 대학원생 논문과 등산잡지 기사를 토대로 작성된 것이라는 반론을 제기했다. 또 2035년은 2350년의 오기라는 주장도 나왔다. 결국 IPCC는 올 초 “증거가 빈약했다”며 오류를 시인했다. 이에 대해 리젠드라 파차우리 IPCC 의장은 “IPCC를 공격하는 세력 뒤에는 전 지구적 로비가 존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 세계적으로 2300여 명의 로비스트와 700여 개 회사가 온난화 문제 수용에 반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롬보르 교수는 “히말라야 빙하 소멸, 농업생산성 감소 등 몇 가지 사례를 제외하면 IPCC의 보고서는 좋은 연구결과도 포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여론조사 기관인 갤럽이 3월 미국인 101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8%가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이 부풀려졌다고 믿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보다 7%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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