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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와 함께하는 NIE] 인성교육

신문에는 다양한 사건·사고가 실린다. 패륜 사건이나 엽기 행각 등에 관한 기사를 보면 어른들도 눈살이 찌푸려질 때가 있다. 그래서 자녀들과 NIE를 할 때도 이런 내용은 다루지 않고 넘어가는 가정이 많다. 그러나 김신애(40·서울 목동)씨는 “신문은 실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난 일들을 다루고 있어 어떠한 주제라도 아이들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면 오히려 인성교육의 교재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씨에게 신문을 활용한 인성교육 노하우를 들어봤다.

글=박형수 기자
사진=최명헌 기자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 만들어줘야

윤석진군(서울 양정중 2·오른쪽)은 저녁식사 시간이면 신문을 들고 와 가족들에게 시사 이슈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최명헌 기자]
김씨의 맏아들 윤석진(서울 양정중 2)군은 아침마다 한 시간씩 신문을 샅샅이 살피고 나서야 등교할 정도로 신문 읽기를 좋아한다. 동생 윤석호(서울 경인초 6)군도 형을 따라 신문을 곧잘 읽는다. 식탁 옆 벽에는 김씨가 스크랩해둔 기사들이 붙어 있다. 아버지 윤현중(40)씨도 출퇴근 시간을 활용해 신문을 읽는다. 온 가족이 신문을 열독하는 분위기라 저녁식사 시간마다 신문 기사 내용을 토대로 대화를 나누는 게 자연스럽다.

온 가족이 모이는 저녁식사에 이야기 주제를 꺼내는 사람은 주로 석진이다. 지난주엔 ‘김길태 사형 구형’ 관련 기사를 읽고 “범죄를 처벌하기 위해 사회가 사형제도를 통해 살인을 저지르는 것은 모순 같다”고 말을 시작해 3시간이 넘게 대화를 하기도 했다. 김씨는 “밥을 먹으면서 ‘살인’이나 ‘사형제’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는 게 다른 사람들 눈에는 이상해 보일 수 있다”며 웃었다. 그는 “아이들이 대화 주제를 꺼내면 바꾸거나 다음에 하자고 미루지 않고 그 자리에서 깊이 있게 논의해야 다음에도 함께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를 생각해 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성교육을 한다고 해서 아이의 생각을 계도하거나 훈계를 늘어놓는 건 금물이다. 아이들이 질문을 던지더라도 부부가 섣불리 나서서 대답을 해버리면 자녀들은 입을 닫게 마련이다. 말해봤자 참견만 받게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 윤씨는 “말을 꺼낸 사람은 사실 그 주제에 대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기 때문입니다. 부모는 ‘그래,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등의 질문을 던지기만 하고 아이가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면 좋은 대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단편적 정보, 왜곡된 주장 걸러낼 수 있게 돼

흔히 인성교육에 쓰일 만한 기사라면 미담 관련 내용이거나 범죄 사건을 다룬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김씨는 “정치·경제·문화·스포츠 등 어떤 기사라도 인성과 연결시킬 수 있는 부분은 있다”고 강조했다. “월드컵에 출전한 대표팀 선수들의 인터뷰 기사를 보고 그들의 활약상과 노력을 인성과 연관지어 보는 것도 좋은 대화 소재”라고 덧붙였다.

김씨 가족의 대화에서는 석진이가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 신문을 꼼꼼히 읽어 배경지식도 많고 말솜씨도 조리 있는 편이다. 하지만 김씨 부부가 석진이에게 대화의 주도권을 넘겨준 데는 다른 이유가 있다. 윤씨는 “석진이가 곧 사춘기를 맞이할 텐데 이에 대한 대비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춘기에 부모와의 관계가 소원해질까 우려해 지금부터 가족의 대화를 이끄는 책임을 준 것이다.

석진이는 “신문 읽고 가족끼리 대화하는 습관 덕분에 생각이 순화되고 사회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친구들은 인터넷이나 주위 어른들을 통해 왜곡된 주장을 답습하는 경우가 많아요. 사회에 대한 불만도 단편적인 정보로 인한 불거진 오해도 적지 않고요. 신문을 통해 정확하고 올바른 정보만 받아들여도 긍정적인 시각을 갖게 되는 것 같아요.”



김신애씨 가정의 How to NIE

“우리 가족 대화 주제의 90%는 신문에서 나온 거예요.” 김씨에게 신문은 ‘소통의 도구’다. 하지만 대다수 가정에서는 가장이 식탁에서 신문을 펴 들면 대화가 단절되고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연출되기 쉽다. 신문을 대화 단절이 아닌 소통의 도구로 사용하려면 어떤 요령이 필요한지 알아보자.

가족 모두 신문을 읽어라.

‘공통의 화제’가 있어야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 신문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기 위해선 가족 모두가 신문을 읽어야 한다. 신문 전체 내용을 읽기 힘들다면 꼭 읽어야 할 기사 2~3개를 골라 동그라미 표시를 해두고 이것만이라도 모두 읽게 한다.

가족끼리 대화하는 시간을 정하자.

올 5월 전교조 서울지부가 서울 거주 초등 4·5·6학년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가족과 대화를 하지 않는다’는 응답자가 42.58%에 달했다. 아침식사 시간 또는 저녁식사 시간은 꼭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대화하는 시간으로 정하고 지키자.

식탁 옆 벽에는 신문 기사를 붙여라.

밥 먹는 시간 동안 자연스럽게 시선이 머무르는 공간에 신문 기사를 스크랩해 두면 대화의 물꼬가 트일 수 있다. 김씨도 가족들이 읽었으면 하는 기사는 오려서 식탁 옆 벽에 붙여둔다. “에이, 뭐 저런 걸 붙여놨어”라는 핀잔이나 “저건 재밌다”는 등의 다양한 반응이 대화의 분위기를 만들어 줄 것이다.

부모는 경청, 발언권은 자녀에게.

아이가 꺼낸 이야기에 부모가 핀잔을 주거나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면 아이는 다시 대화에 참여할 용기를 내기가 힘들어진다. 아이가 자유롭게 화제를 제안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어 주는 것은 기본. 아이가 하는 이야기에는 고개를 끄덕여 주면서 “그랬구나, 그럴 수 있겠다”라는 식의 긍정적인 피드백을 해주면 아이는 점점 더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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