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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IT, 산업 뒤흔든다 … 세계는 스마트 혁명 중

#1. 영국 런던에서 이공계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박철수(33)씨는 경비가 부담스러운 자가용을 타는 대신 스마트폰으로 무인 렌터카 서비스를 이용한다. 런던 도심에서 아이폰으로 내려받은 렌터카의 위치와 전자열쇠 번호로 차량을 찾아가 문 열고 시동을 건다. 요즘 런던의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인 아이폰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 ‘스트리트 카(www.streetcar.co.uk)’다. 1주일이나 한 달 단위로 렌터카를 하는 대신 필요할 때 택시 타듯 차를 빌려 쓰고 반납할 수 있다.

#2. 14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뤄진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은 도심을 지나는 차량에 통행료를 전자시스템으로 자동 부과한다. 중심가로 진입하는 18곳 길목에 요금청구 시스템을 설치한 것이다. 교통량이 많은 출퇴근 시간대 통행료가 가장 비싸다. 스톡홀름의 교통량은 이 서비스를 도입한 2006년에 비해 25% 줄고, 대중교통 이용객은 4만 명 늘었다. 배기가스와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각각 14%와 40% 줄었다.

영국 BT가 제공한 화상회의 솔루션을 통해 미국 의류업체 토미 힐피거 본사 사람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소재 디자이너들이 신제품을 논의하고 있다. 장거리 출장을 가지 않더라도 마주 앉아있는 것과 같은 수준으로 의사결정을 한다. [BT코리아 제공]
정보기술(IT)이 주도하는 ‘스마트(Smart) 혁명’의 현장이다. 산업현장뿐 아니라 일상생활에까지 ‘똑똑한 IT’의 정신과 기술이 녹아 들어가 전혀 새로운 방식의 솔루션(해법)과 돈벌이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IT가 ‘스며 있다’ ‘내장됐다’는 뜻의 ‘임베디드(Embedded) IT’라는 낯선 용어는 이제 조선·섬유 같은 전통산업에서조차 일상화됐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임베디드 IT 세상’이 임박했음을 예언한다. IT의 장기는 공간을 초월하는 ‘원격(Remote)’과 시간을 뛰어넘는 ‘속도(Speed)’다. 금융과 맞닿으면 돈(Money)이고, 제조나 공공부문과 섞이면 효율(Efficiency)이다. 특히 전선과 케이블을 따라 흐르던 디지털 정보가 스마트폰·태블릿PC 같은 이동 단말기를 만나 무선망을 타게 되자 IT의 응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요, 산업을 포함한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존재가 됐다. 미국의 세계 최대 정보솔루션 업체 EMC의 조 투치 회장은 “첨단 IT 서비스가 삶과 기업을 온통 뒤흔드는 감동적 드라마가 세계 곳곳에서 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

선진국은 이미 ‘임베디드 IT’ 시대를 고했다. 영국에선 공공서비스에 도입돼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 지난달 말 영국 런던 번화가 옥스퍼드 거리에서 50대의 로버트 앤드루는 휴대전화 카메라로 지하철 환기구에 낀 담배꽁초를 찍어 ‘픽스 마이 스트리트(Fixmystreet·내 거리를 고치자)’라는 웹사이트에 보냈다. 법무부가 후원하는 ‘인터넷 신문고’다. 해당 구청 직원들은 이를 보고 바로 이튿날 환기구를 정리해줬다. 앤드루는 “담배꽁초가 끼일 수밖에 없는 환기구의 틀 구조를 고쳐달라는 건의를 했다”고 전했다.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 뉴욕경찰(NYPD)은 ‘실시간 범죄센터(Real Time Crime Center)’를 가동한다. 시내 곳곳에 설치된 최첨단 폐쇄회로(CC)TV로 하루 24시간 지켜본다. 또 뉴욕의 1억2000만 건을 포함해 미국 전역의 330억 건 범죄 관련 기록을 데이터베이스로 관리한다. 용의자의 사진·문신·범죄 이력·주소가 CCTV 화면과 연결되고, 일선 경찰관들에게 실시간으로 관련 자료가 뿌려진다.

고령화가 심각한 일본에선 원격의료와 원격근무 제도가 급성장한다. 전자업체인 파나소닉이 영업직 3만 명 모두에게 재택근무를 허용하는 등 일본 전체 취업인구의 15%가 원격 근무자다. 2001년 허용된 일본의 ‘U-헬스(원격의료)’ 시장은 올해 30조원 규모로 커졌다. 전체 의료시장의 15%다. 직·간접 고용창출 효과는 450만 명에 이를 전망이다.

일찍이 인터넷 인프라를 잘 가꿔 10년 전부터 ‘IT 강국’소리를 들어온 한국이지만, IT를 산업이나 일상생활에 활용하는 면에선 후진국에 가깝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따르면 국내 산업의 IT 활용도(2007년)는 선진국의 절반인 8% 수준이었다.

이 연구원의 김정언 전략그룹장은 “선진국에서 IT를 가장 활발하게 접목하는 의료분야의 경우 우리나라는 법제화조차 되지 않아 그야말로 걸음마도 떼지 못한 단계”라고 지적했다.

특별취재팀 = 이원호(미국), 박혜민(중국·일본), 심재우(영국·프랑스), 문병주(스페인) 기자

◆임베디드(Embedded) IT=부가가치를 높이거나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기 위해 전통 산업이나 제품·서비스에 녹아 들어가는(내장되는) IT 기술을 말한다. 금융과 의료에 IT가 접목된 온라인 주식거래와 원격의료가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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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