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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회복 온도 차 … G20 정책 공조 느슨해지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26~27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에서 이틀간의 일정으로 열렸다. 지난해 9월 미국 피츠버그 G20 정상회의 때 모임을 정례화하기로 한 후 처음 열린 회의다. 당시 스스로를 ‘국제경제 협력을 위한 최고위 포럼’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9개월 만에 만난 20개국 정상들의 정책공조는 오히려 느슨해졌다. 유럽은 나랏빚을 줄이는 게 우선이고, 미국은 경기를 조금 더 끌어올려야 하는 상반된 입장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 등 일부 국가에선 과열을 관리할 필요성이 커졌다.

이 바람에 회의 초반의 논의는 두루뭉술했다. 재정을 긴축하되 경제 성장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하자는 식이었다. 너무나 당연한 얘기지만, 실행 측면에선 돈줄을 조이고 푸는 완전히 상반된 정책이 충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금융규제의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은행세를 도입하는 구체적인 정책에선 거리감이 있었다. 미국과 유럽이 한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게 위안화 절상 요구였는데, 중국은 회의 일주일 전 환율 변동 폭을 확대하면서 김을 빼버렸다.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불협화음 노출=G20 회의가 열리기 하루 전인 25일 시작된 G8 회의 때부터 미국과 독일 사이에 불협화음이 나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독일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의 재정 긴축 움직임에 우려를 표시했다. 이제 막 세계 경제가 힘겹게 살아나려고 하는 와중에 재정 투입을 줄이면 다시 경제가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도 이달 초 부산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 회의를 앞두고 재정 긴축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면서 경제 회복이 더 중요하다는 요지의 편지를 각국 장관에게 보낸 적이 있다.

그러나 독일은 물러서지 않았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금은 재정적자를 줄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견이 노출되자 G8 정상들은 서둘러 봉합하려는 모양새를 취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앙헬 구리아 사무총장도 분위기를 잡고 나섰다. “(경기 회복과 재정 건전성은) 딜레마가 아니다. 그건 바보들의 딜레마일 뿐이다. 둘 다 해야 한다.”

◆애매해진 공조=‘강력한 공조’에서 ‘공조를 헤치지 않은 범위 내의 자구책’으로 분위기가 옮겨 갈 수밖에 없는 것은 각국의 경제 회복 속도가 워낙 다르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전망한 G20 회원국인 중국의 올해 성장률은 10%인데 이탈리아의 성장률 전망치는 0.8%에 불과하다. 독일·영국·프랑스 등 유럽 국가와 일본의 성장률 전망치는 2%에 미달했다. 모두 재정 사정이 여의치 않은 나라들이다. 독일·프랑스는 그리스 같은 재정위기국을 지원까지 해야 하기 때문에 허리띠를 졸라매는 게 급선무다. 정권이 바뀔 수도 있다는 연금제도까지 손 댈 정도다.

반면 미국과 캐나다의 전망치는 3.1%다. 애매한 수준이다. 3%대는 확실히 넘어야 경기 회복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조금 삐끗하면 2%대로 주저앉을 가능성이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는 연말까지는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란 신호를 시장에 보내기도 했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와 신흥시장은 4% 이상의 성장이 예상된다. 인도와 중국은 8%가 넘는다. 불을 꺼야 할 판이다.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금융위기의 상처가 아직도 아물지 않고 있으며 위기에서 빠져 나오는 속도가 국가별로 다르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모두 성장 전망을 더욱 탄탄하게 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국가별로 다른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G8 vs G20=의장국인 캐나다의 스티븐 하퍼 총리는 G8을 마치고 한 브리핑에서 “G8을 다시 활력 있게 가동하겠다”는 언급을 했다. G8 공동성명에서도 “30년 넘게 G8은 지속 가능한 변화와 발전을 위해 강력하게 촉매 역할을 하는 집단 의지(collective will)임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피츠버그 정상회의에서 경제 문제는 G20, 정치·안보·빈곤 이슈는 G8으로 교통정리가 됐음에도 G8 공동성명에 무역과 투자에 관한 내용이 포함됐다. 당연히 기자회견에서 “G8과 G20의 관계설정이 어떻게 되는 것이냐”는 질문이 나왔다. 하퍼 총리는 “경제를 다루는 G20을 비롯해 다른 국제기구와의 협력도 G8과 마찬가지로 중요하다”고 답했다.

G20 개막을 앞두고 G20에 대한 문제 제기가 많았다. 급하게 불 끄는 역할은 잘했지만 각국이 경제 회복에 있어서 온도 차가 나는 지금은 좀 다르다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게다가 멤버가 많다 보니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불만도 있었다.

G20 정상회의는 2008년 11월 미국 워싱턴에서 글로벌 금융위기에 공동으로 대처하기 위해 처음 열린 이후 이번이 네 번째다. 다음 G20 정상회의는 11월 서울에서 열린다. 이래저래 한국은 어깨가 무거워졌지만, G20의 위상을 확고히 하고 국제적인 조정자로서 능력을 보일 기회를 얻었다. 

토론토=서경호 기자,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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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