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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단체장 당선자에게 듣는다] 이광재 강원도지사

이광재(45·민주당·사진) 강원도지사 당선자에게서 이런 말이 나올 줄 몰랐다.

“한국은 차이가 차별로 전환되는 게 문제다.”

노무현 대통령 집권 당시 국가 경영의 핵심 인사로서 가장 어려웠던 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이다. 말하자면 중국이 사회의 갈등을 다루는 기본 정책, ‘구동존이(求同存異·통합을 추구하되 다른 의견은 서로 존중한다)’를 우리 사회에선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현 정부에 대한 충고 같기도 하고 지방권력을 거머쥔 야권에 대한 훈수로도 들렸다.

‘직무정지’와 관련해 그는 법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겠다고 했으나 선출권력과 행정권력, 그리고 법의 해석에 대한 말을 많이 했다. 겉으론 태연했지만 아무래도 미련이 많이 남는 듯했다. 이 당선자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 2심에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아 취임하자마자 직무정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행 지방자치법(111조)은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자치단체장 당선자는 취임과 동시에 직무가 정지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직무정지와 관련 없이 직무를 수행하겠다고 했는데.

“무리할 생각 없다. 법 테두리 내에서 행동한다. 다만 법 해석에 문제가 있다. 직위는 법원 선고와 관계없이 유지된다. 문제는 직무정지인데(그는 ‘직무정지’는 법적 용어가 아니고 ‘권한대행’이라고 했다) 직무 범위에 대한 논란이 있다. 즉 도지사로서 축사 등 상징적 행위는 가능하고 인사결재 같은 구체적 행위는 제한을 받는다는 해석이다. 지방자치법 111조에 대한 위헌 여부에 대해서도 양론이 존재한다. 따라서 (직무정지 후)직무 범위에 대해 (중앙정부와) 타협이 필요하다고 본다.”

-현 정부를 평가하면.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 알 수가 없다. 이 정부는 경제로 뽑아준 거다. 그런데 경제는 아닌 것 같고 지난 정부가 왔던 트랙을 거꾸로만 가고 있다. 보수의 가치는 통합력과 예측 가능성, 책임의식이다. 통합력은 소통에서 나온다. 한데 미네르바 같은 논객을 구속한 게 이 정부다. 스스로 언로를 막는 행위다.”

-국가 경영의 핵심 역할을 한 경력이 있다. 당시 어떤 점이 가장 어려웠나.

“사회 갈등 비용이 너무 크다. 한국사회는 축구 시합을 공 한 개로 하는 게 아니고 여러 개를 갖고 한다. 여기에 관중이 난입한 상태다. 남의 주장을 포용하는 관용이 없다. TV 토론을 봐도 어떻게든 상대를 이기려고만 한다. 반면 CNN 토론을 보면 서로 자기 주장을 하고 판단은 시청자들에게 맡긴다.”

-해결책은 없나.

“정치적으로만 보면 대통령 단임제가 문제다. 중임제는 더 논의가 필요하지만 최소한 현 제도에 내각제적 요소가 강해져야 한다. 여당의 간사면 정무차관을 맡아 의회와 정부 사이 완충 역할을 해야 한다. 지금은 행정부가 국회에 너무 많이 불려 다니면서 갈등이 조장되는 시스템이다.”

-세종시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하나.

“헌법재판소 위헌 판결을 하고 선거를 치르는 등 어마어마한 진통 끝에 국회에서 통과된 것인데 저걸 준비 없이 뒤집은 거다. 어느 날 갑자기 총리 한 사람 나와서 그걸 돌파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 자체가 준비가 너무 부족했다.”

-천안함 결과에 대한 정부 발표를 믿나.

“특별한 정보가 없고 정부가 발표한 문제에 대해서 신뢰하는 게 맞다고 본다.”

-남북관계 출구전략을 써야 될 때가 온 게 아니냐는 얘기가 보수층에서도 나오고 있다.

“전적으로 맞는 말이다. 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우리가 적어도 내수시장이 1억 명 정도 가는 것을 지향해야 하지 않나. 인구 5000만 명을 가지고 성장엔진을 달면 얼마나 달겠나. 더 크게 보면 물류문제다. 부산항에서 빈까지 가는 데 28일 걸린다. 그런데 시베리아 철도를 뚫어버리면 5일이 절약되고, 물류비용은 20%가 절약된다. 2025년이 되면 한국은 초고령화 사회가 된다. 이때 성장 지속 엔진이 필요한데 나는 그 해답을 북한에서 찾아야 한다고 본다. 북한에는 2000조원어치의 자원이 있다.”

-천안함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쉽지 않게 됐다(그는 10여 초가량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국가적으로 참 어려움에 봉착했다.”

-한국 교육문제 해법은 없나.

“강원도에서 교육의 모델을 만들고 싶다. 공교육 정상화와 다양한 교육이 핵심이다. 초등학교에서 영어와 중국어 기초회화가 가능하도록 집중하려고 한다. 대안학교도 육성하고 표현이 좀 그렇지만 고급 귀족학교도 있어야 한다. 다양한 교육 모델이 존재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춘천=최형규·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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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