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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북한’과 통화 북 주민 “선수들 산골로 추방 걱정”

“26세, 첫 월드컵은 쓴 추억과 함께 좋은 경험이 되었다. 큰 무대에서, 골 앞에 섰을 때 차분해지는 게 내 과제임을 뼈저리게 느꼈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이제부터 시작. 현재 태국 공항(6월 27일 오전 11시22분).”

북한 축구대표팀의 간판스타인 정대세(26·가와사키)는 27일 트위터(www.twitter.com/taese9)에 이런 글을 남겼다.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뒤 남아공을 떠나 중간 기착지인 태국 공항에 도착해 쓴 글이다.

북한 축구팀은 세계 최강 브라질과 경기에서 1-2로 패했지만 예상 외의 선전을 펼쳐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뒤이은 포르투갈과 경기에서 0-7로 참패했고 코트디부아르전에서도 0-3으로 힘없이 졌다. 이 때문에 북한 선수단이 귀국 후 북한에서 어떤 대접을 받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66년 월드컵에서 북한팀을 8강으로 이끈 주인공 박두익씨는 APTN(AP통신의 TV 방송)과 인터뷰에서 “그들이 귀국하면 관리들이나 수많은 인민이 공항에 나가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월드컵 대회에 출전한 것 자체가 성공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박씨는 세 골을 허용한 코트디부아르전에 대해 “좀 더 악착스럽게 뛰었더라면 실점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홍콩의 유력 일간지인 명보(明報)도 26일자에 방북 취재 특집기사를 싣고 “북한 사람들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본선 진출 자체만으로도 승리라고 생각하고 있다. 북한 축구대표팀 선수들과 감독은 G조 예선에서 3패를 당했지만 귀국 후 집을 배분받는 등 상을 타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특히 세계랭킹 105위인 북한 축구팀이 지난 16일 브라질과 첫 경기에서 2-1로 선전한 사실이 사흘 후 북한 신문에 보도되자 북한 주민들이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또 북한 축구대표팀 선수들은 이미 유명 인사가 돼 있다며, 뛰어난 기량을 선보인 몇몇 선수는 주택과 장려금은 물론 자동차까지 지급받게 될 것으로 명보 기자는 내다봤다. 하지만 북한 주민들은 연이은 참패로 선수들이 불이익을 당할까 걱정하고 있다고 한다. 이금룡 자유북한방송 본부장은 “최근 휴대전화로 통화한 북한 주민들이 모두 걱정하는 눈치였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에 따르면 북한 주민 최모(45)씨는 “애(선수)들이 먹은 것이 있어야 뛰지. 기력이 달려 후반전에 모두 골을 먹었다”며 “직장엘 나가니까 걔들 들어오면 모두 산골로 쫓겨날 것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고 전했다. 주민 고모(34)씨 역시 “쟤네들이 경기에서 지고 돌아오면 추방될까 봐 그 걱정들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경기에 나가는 북한 선수들은 이기면 영웅이고, 지면 ‘산골로 추방’이라는 심적 부담감을 갖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66년 월드컵에서 8강에 올랐으나 귀국 후 3개월 이상 이어진 사상투쟁 대논쟁 후 전원이 요덕수용소나 감옥행이었다”며 “제일 약한 게 탄광이나 임업사업소 추방”이라고 덧붙였다. 당시 선수단에 대해 사상논쟁이 벌어진 것은 ‘미국·영국 정보기관이 붙여 준 여자에게 (선수들이) 힘을 뺏겨 졌다’는 소문 때문이었다. 북한은 25일 치러진 코트디부아르와 월드컵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를 26일 오후 녹화 중계했다. 그러나 조 최하위로 탈락한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강홍준 기자, 홍콩=정용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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