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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 전 총리의 9억원 수수 의혹과 연좌농성 유감

한명숙 전 총리가 어제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에 반발해서다. 그는 ‘정치보복과 표적수사에 대한 입장’이란 제목의 보도문에서 “한명숙 정치생명 죽이기 공작수사”라며 결백을 주장했다. 또 “정권과 검찰의 치졸하고 사악한 음모는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며, 큰 국민적 저항에 부딪칠 것”이라고 했다.



범법(犯法) 의혹이 제기되면 수사기관은 사실 관계 확인을 위해 당사자로부터 직접 설명을 듣는 게 일반적인 형사사건의 처리 절차다. 대개의 고소·고발·인지(認知)·제보 사건이 이런 조사 방식을 거쳐 기소 여부가 판단된 뒤 법원에서 유·무죄가 판가름난다. 지금 한 전 총리에게는 2007년 6~10월 민주당 지구당을 운영하면서 건설업자로부터 9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가 쏠리고 있다. 하지만 “부당한 수사에 결코 응하지 않겠다”며 검찰 소환 요구에 불응한 채 농성을 선택했다.



한 전 총리로서는 억울할 수도 있다. 지난 4월 ‘5만 달러 뇌물수수 의혹 사건’ 1심에서 무죄 선고가 나오기 직전 검찰이 부랴부랴 수사에 착수한 것이 ‘9억원 사건’이다. 검찰이 부실수사를 만회하려고 정치적 목적에서 또 다른 혐의를 들이대 ‘별건(別件) 수사’에 나섰다는 게 그의 인식이다. 그렇다고 있는 혐의를 없던 일로 덮을 순 없다.



비록 서울시장 선거에서 졌지만 그는 여전히 유력 정치인이자 공인(公人)이다.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필요가 있다. 권력형 비리라면 더욱 그렇다. ‘5만 달러 사건’ 당시 그는 “지금까지 제가 살아온 삶과 양심을 돈과 바꿀 만큼 세상을 허투루 살아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법원도 그 말을 받아들였고, 지방선거에서 그를 믿은 많은 유권자들은 상당한 표를 몰아줬다.



‘결백’인지, ‘표적수사’인지를 가리는 것은 사실 어렵지 않다.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검찰이 있지도 않은 혐의를 뒤집어 씌우겠는가. 한 전 총리는 “인생을 그렇게 살지 않았다”고 자신한다. 검찰에 당당히 나가 아닌 건 아니요, 맞는 건 맞다고 따져야 한다. 정치적 농성을 통해 핍박받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결백을 관철시킬 사안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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