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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주택시장 다시 내리막

미국 주택시장에 다시 빨간 불이 들어왔다. 연초 경기회복과 함께 회복 조짐을 보이던 거래가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집을 사려는 사람이 급감하면서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도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빚을 갚지 못해 집을 압류당한 사람의 비율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이대로 가면 주택시장이 반짝 살아났다가 더 깊이 침체하는 ‘더블 딥’에 빠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미국 주택 거래가 다시 얼어붙게 된 데엔 세제혜택 만료가 영향을 미쳤다. 미국 정부가 주택 구입자에게 최대 8000달러까지 준 세제혜택이 4월 말로 끝나자 지난달 신규 주택이나 기존 주택 가릴 것 없이 거래가 급감했다. 5월 신규 주택 판매는 4월보다 32.7% 줄었다. 연 단위로 환산하면 30만 채가 거래돼 1963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저조했다.

기존 주택 판매 역시 전달보다 2.2% 감소해 5%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던 전문가 예상치를 훨씬 밑돌았다. 기존 주택 거래는 3, 4월 두 달 연속 증가해 주택시장 반등 기대를 높였으나 이번에 다시 위축됐다.

거래가 위축되니 모기지 금리도 뚝 떨어졌다. 모기지 회사 프레디맥이 지난 주말 발표한 30년 만기 모기지 고정금리는 평균 연 4.69%였다.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71년 이후 최저치다. 모기지 회사 창구엔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는 고객의 문의 전화도 뚝 끊겼다. 유럽 재정위기도 모기지 금리의 하락세를 부채질했다. 유럽 위기로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로 돈이 몰리자 국채 금리가 떨어졌고(가격 상승), 이에 연동해 움직이는 모기지 금리도 함께 떨어진 것이다.

대출을 갚지 못해 집을 압류당하는 사람도 다시 급증하고 있다. 미 모기지은행협회(MBA)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모기지 압류율은 4.63%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압류 위기에 몰렸다가 은행과 협상해 대출 상환일정을 조정했던 사람이 다시 집을 포기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집값 하락에 따라 대출금이 집값보다 많아진 까닭이다.

무디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압류 주택은 사상 최고치였던 지난해의 200만 채에 육박하는 190만 채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압류 주택은 다시 시장에 풀려 집값 하락을 가속화한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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