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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또 지원 … 금융당국 뭐 했나

저축은행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채권 매입을 놓고 금융감독 당국의 책임론이 부상하고 있다. 한마디로 제 역할을 제때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2008년 12월 1조3000억원을 들여 저축은행의 부실 PF 대출을 사들인 데 이어 1년 반 만에 2조80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또 25일 건설사 대기업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할 때도 채권단과 금융당국이 지난해와 달리 대상 기업의 명단을 공개하지 않아 시장에 큰 혼란을 줬다는 지적도 나온다.

◆저축은행은 ‘돈 먹는 하마’=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었던 2008년 12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사업장 실태조사(2008년 6월 기준) 결과를 내놨다. 당시 12조2000억원의 PF 대출 중 사업추진이 곤란한 ‘악화우려’로 분류된 곳은 1조5130억원이었다.

대책은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자체 자금으로 부실 PF 채권 1조7000억원어치를 1조3000억원에 매입하는 것이었다. 당시 금융당국은 “감독을 강화하고 저축은행의 강도 높은 자구노력으로 부실 PF 대출 문제를 연착륙시키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결과적으론 ‘구두선(口頭禪)’에 그쳤다. 2008년 말 부실 PF 대출을 정리한다고 했지만 2009년 말 ‘악화우려’로 분류된 PF 대출은 3조9089억원에 달했다. 1년 반 동안 4조원 가까운 신규 부실이 생겼다는 의미다. 김준현 금감원 저축은행서비스국장은 “2008년 말엔 부동산 경기를 미리 예측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긴 한계가 있었다”며 “다만 이번 대책으로 문제가 되는 부실 PF 대출을 대부분 정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은 이미 공공자금을 먹는 ‘하마’로 전락했다. 외환위기 당시 저축은행에 투입된 공적자금은 8조5000억원, 금융회사들이 낸 예금보험료로 조성된 예금보험기금도 4조4000억원이 들어갔다. 두 번에 걸친 부실 PF 대출 매입에 들어간 4조1000억원까지 포함하면 저축은행에 지원된 공공자금은 17조원에 달한다. 동국대 강경훈(경영학) 교수는 “1년 반 만에 두 번째 대책이 나온 것은 저축은행 감독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저축은행에 엄격한 책임을 묻고, 감독체계도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명단 비공개로 혼란=채권단과 감독 당국은 은행 돈을 500억원 이상 쓰고 있는 1985개 대기업에 대한 신용위험평가 결과를 발표하면서 지난해와 달리 구조조정 대상 기업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 해당 기업의 영업활동을 보호하고 원활한 구조조정을 하기 위해서란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는 되레 주식시장에 혼란을 줬다. 발표 당일인 25일 부실 판정(D등급)을 받은 것으로 확인된 성지건설은 상한가를 기록했다. 상장사 중 워크아웃에 들어가는 곳은 15곳, 부실 판정을 받은 곳은 1곳이지만 이들이 어느 기업인지는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구조조정 대상으로 거론된 한일건설·중앙건설·남광토건·벽산건설·성지건설·미주제강·성원파이프·중앙디자인·네오세미테크·톰보이·엠비성산·재영솔루텍 등 12개사에 대해 28일까지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익명을 원한 증권사 관계자는 “일반 기업은 몰라도 상장사가 워크아웃이나 금융지원 중단 대상이 되면 바로 공시하게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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