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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장마철 웃으며 보내기

‘장마 끝물의 참외는 거저 줘도 안 먹는다’. 지난 주말부터 장마가 시작됐다. 고온다습한 날씨에 우리 몸과 주거환경도 물 먹은 참외가 된다. 하지만 세균과 곰팡이엔 종족을 늘리는 호시절이다. 특히 후텁지근한 장마에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에게 들러붙어 식중독·피부질환 등 각종 질병을 일으키려고 호시탐탐 노린다.

섭씨 25~35도, 곰팡이·세균 증식에 최적 조건

고온다습한 장마다. 세균과 곰팡이의 기습 공격을 막으려면 위생에 신경 써야 한다. [게티이미지]
현재까지 알려진 세균의 수는 약 3000종, 곰팡이는 10만 종이다. 질병관리본부 전염병관리과 이한성 책임연구원은 “세균과 곰팡이는 주변 환경은 물론 대장·피부 등 우리 몸 안팎에서도 1000여 종이 공생하고 있다”며 “이들을 ‘정상 세균총(normal flora)’이라고 하는데 신체의 균형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신체 구석구석에 자리 잡은 정상 세균총은 별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오히려 외부에서 나쁜 세균이 침투하면 자기 구역을 지키기 위해 경쟁을 벌이며 몸을 보호한다. 식중독균으로 알려진 황색포도상구균도 피부에 서식하는 정상 세균총이다. 피부 1㎠에 약 10만 마리의 세균이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정상 세균총에는 이로운 것들도 있다. 대장에 있는 락토바실루스 세균은 소화를 돕는 효소를 분비한다. 단세포 곰팡이인 효모는 누룩·와인·맥주·빵을 만드는 데 필요하고, 누룩곰팡이는 된장과 간장을 만드는 데 쓴다.

하지만 세균과 곰팡이는 면역력이 약해지면 다양한 질병을 일으킨다. 단국대 미생물학과 김성환 교수는 “세균과 곰팡이는 습기를 좋아하고 섭씨 25~35도에서 잘 증식한다”며 “장마는 이들이 번식하기에 가장 좋은 환경”이라고 말했다.

비브리오 패혈증, 고열·피부출혈이 특징

식중독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세균은 살모넬라균·대장균·이질균·캄필로박터균·비브리오 패혈증균·황색포도상구균 등이다.

세균의 침투 경로가 음식이면 식중독, 물이면 수인성 전염병이다. 바이러스와 달리 숙주가 필요 없는 세균의 번식 능력은 놀랍다. 식중독 균 한 마리는 4시간 만에 1600만 마리로 는다.

식중독에 감염된 사람이 화장실에 다녀온 후 손을 제대로 씻지 않고 물이나 음식을 오염시키면 전염된다. 냉면 국물에서 대장균이 발견되는 이유다.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백경란 교수는 “피부에 많이 서식하는 황색포도상구균은 깨끗하지 않거나 상처 입은 손에서 증식한다. 이 손으로 만든 음식을 먹으면 식중독에 걸린다”고 말했다.

오염된 어패류 섭취 시 발생하는 비브리오패혈증도 식중독이다. 고열과 함께 피부에 빨갛게 출혈이 생기는 것이 특징. 만성 간질환이 있는 사람에서 주로 발생하며 환자의 절반 정도가 사망한다.

식중독 예방의 첫 단추는 손 씻기.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강희철 교수는 “깨끗해 보이는 사람의 한쪽 손에 수만 마리의 세균이 있다. 특히 손톱 밑에는 식중독을 일으키는 균들이 서식한다”고 말했다.

비누를 사용해 흐르는 물로 20초 이상 손을 씻으면 99.8%의 세균 제거 효과가 있다. 손가락 사이와 끝도 잘 닦아야 한다.

음식물 관리도 중요하다. 물은 끓이고 음식은 익혀 먹는 메뉴를 택한다. 특히 식중독균은 섭씨 4~60도에서 잘 성장한다. 식품의약품안정청 식중독예방관리과 김종수 사무관은 “조리한 식품은 중심부를 섭씨 74도 이상에서 1분 이상 가열해야 한다. 식품용 온도계를 사용해서 확인할 수 있다”며 “뜨거운 음식을 보관할 때는 60도 이상으로 보온하고 찬 음식은 4도 이하로 냉장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냉방기 사용으로 고개를 드는 레지오넬라균은 폐렴을 일으킨다. 냉각탑에서 발생한 미세한 물방울에 들어가 떠돌다가 호흡기를 통해 감염된다. 냉각기의 물을 자주 갈아줘야 한다.

우리몸 습격한 곰팡이, 무좀·완선 생기게 해

곰팡이도 호시탐탐 사고를 치려고 기회를 엿본다. 10만여 종의 곰팡이 중 약 200종이 말썽을 부린다.

곰팡이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신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곰팡이의 습격은 무좀이다. 트리코파이톤균 등 무좀균은 스멀스멀 사타구니까지 침범해 완선을 일으킨다. 장마 후 곰팡이 감염에 의한 피부병 환자가 3~5배 는다고 한다.

알레르기·호흡기질환도 악화시킬 수 있다. 김성환 교수는 “아스페르길루스균은 천식·폐렴 등 호흡기 질환, 클라도스포리움균은 비염·결막염·피부 발진 등 알레르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성은 칸디다라는 곰팡이에 의한 질염으로 고생할 수 있다. 수영장을 다녀온 후나 꽉 끼는 옷을 입으면 발생한다. 가렵고 냉이 많이 생겨 통풍이 잘되는 옷을 입어야 한다.  

털이 있는 곳에 곰팡이가 파고들면 모낭염이 생긴다. 강한피부과 강진수 원장은 “머리를 감고 다 마르지 않았는데 머리를 바로 묶으면 비듬균과 곰팡이가 번식에 좋은 환경이 된다”고 말했다.

곰팡이는 세균에 비해 치명적인 질환을 일으키진 않는다. 하지만 우리 몸의 면역력이 약해지면 사정이 달라진다.

한림대 성심병원 가정의학과 조정진 교수는 “습도가 높은 장마에는 땀이 잘 증발하지 않아 체온조절이 힘들어진다”며 “결국 신체 활동에 균형이 깨지고 면역력이 약해져 세균과 곰팡이에 대한 저항력이 약해진다”고 말했다.

이한성 연구원은 “곰팡이라도 암·에이즈 환자나 노약자 등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에게는 심각한 호흡기 질환과 뇌수막염을 일으킬 수 있다”며 “주변 환경과 몸을 깨끗이 하고, 씻고 난 뒤에는 균들이 증식하지 않게 몸을 잘 말려야 한다”고 말했다.

황운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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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