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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교육 현장에서 ② 박한일 & 황준규 강사

인터넷 강의(이하 인강)는 저렴한 비용과 시간·장소에 구애 받지 않는다. 그 대신 수업에 집중하기 어렵고 강사와 학생 사이 커뮤니케이션이 어렵다. 반면 현장강의는 강사들이 학생들의 반응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수강생들의 학습상황을 살피며 맞춤형 강의가 가능하다. ‘공·사교육현장에서’ 2회에선 인강과 현장 강의 강사를 만나 교습방법과 강의 주안점의 차이를 알아봤다.



‘왜’라는 궁금점을 유발해 수업 집중력 높여 황준규
인강과정안에 상담은 물론 개별질문도 받아 박한일

<황준규 종로학원 수리영역 대표강사>



같은 단원도 수업마다 똑같은 강의 없어



 황준규(39) 강사는 대부분의 학원강사들이 인터넷과 현장 강의를 겸하려는 것과 달리 현장 강의만을 고집한다. “열 번을 시험치는 것보다 한 번의 풀이를 봐주는 것이 낫다”는 교육철학 때문이다. 황 강사는 “‘전자책이 책을 대체할 수 있을까’란 질문과 같은 맥락”이라며 “현장 강의만이 가지는 장점을 인강이 대체하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강의를 처음 듣는 학생들은 어리둥절해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만의 독특한 강의 스타일 때문이다. “같은 단원이라 해도 반마다, 수업마다 똑같은 강의는 하나도 없어요. 그날 학생들의 수업 집중력과 평균실력에 따라 강의의 초점이 매번 바뀌는 거죠.” 1시간 여의 강의에서 푸는 문제수도 한두 문제에 불과하다. 많은 문제량과 똑부러진 풀이강의에 익숙한 요새 학생들에겐 생소할 수 밖에 없다. 황 강사는 한 문제를 5~7가지 형태로까지 변형해 학생들에게 보여준다. 그리고 ‘어떻게 이런 변형이 가능한지’ 질문을 던진다. “이문제들 사이에 공통점이 뭐죠?” “왜 이렇게 풀었는지 개념을 설명할 사람?” 황 강사의 질문공세에 학생들이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



 그는 “요즘 수능 문제는 ‘어떻게’가 아니라 ‘왜’라는 질문을 던질 줄 알아야 풀 수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문제해결능력은 유형을 외워서 만들어 질 수 없다는 것이다. ‘왜’라는 궁금증을 유발해 수업집중력을 높일 수 있고 학생들의 대답 속에 학생지도방법이 숨어 있다는 설명이다. 학생들이 문제를 해석하는 내용을 듣다보면 이 학생이 계산·이해 능력이 부족한 것인지, 추론·문제해결능력이 부족한 것인지 판단이 된다. 자연스레 개별 보충학습의 방향과 숙제 수준을 결정할 수 있다. 황 강사는 “현장 강의의 매력은 바로 이런 것 아니겠냐”며 “학생 개개인의 수준에 맞춘 강의를 할 수 있다”고 장점을 꼽았다.



수능 출제위원들의 눈문 공부하며 강의 준비



 황 강사는 학원내에서도 알아주는 연구파 강사다. 역대 수능출제위원은 물론 평가원·EBS·교과서 집필 교수까지, 그들의 집필논문을 모두 찾아 현재 수학교육의 방향을 파악하는데 힘을 쏟았다. 수능 출제진들이 어떤 고민을 하는지를 알아야 거기에 알맞은 강의를 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과거엔 정확한 논리에 기반한 한 가지 정석적인 풀이가 용인되는 문제들이었어요. 흔히 말하는 학력고사형 문제죠. 그러나 현재는 한 문제에도 여러 풀이가 가능한, 발상의 전환을 중시하는 그런 문제들이 대세입니다. 실생활과 연결된 문제들이 느는 것도 그런 배경이죠.”



 그도 처음엔 똑 부러진 논리를 중요시했다. 그러나 이런 연구과정에서 강의 스타일이 변해갔다. 풀이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사고력과 논리력을 키워야 한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학생들과 눈을 맞추며 강사로서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었어요. 20년 후에도 실력으로 인정받는 강사로 남고 싶습니다.”



<박한일 이투스청솔 수리영역 대표강사>



인기 강좌도 완강률 20% 정도로 낮아



 박한일(43) 강사는 “시간과 장소의 자유로움이 장점보다 단점으로 더 크게 작용할 때가 많다”며 인강의 문제점부터 지적했다. 인기강좌도 실상을 들여다보면 완강율이 20% 정도로 낮다는 것이다. 현장 강의 처럼 출석이 강제되지 못해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단순히 강의의 재미를 높인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다.



 박 강사는 “현장 강의의 장점을 적극 도입해보자”는 생각에 도달했다. 동료 교사들과 의논 끝에 인강 과정 안에 상담·관리 프로그램을 추가해보자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올해 6월 모의평가 이전 두 달 간 300명의 수강생을 대상으로 실험 강의를 했다. 개인 블로그를 이용해 강의에 따른 학습 진도표를 제시하고 강의 때마다 숙제를 냈다. 수학학습에 대한 상담은 물론 개별 질문도 받았다. 이 내용을 바탕으로 매주 본 강의에 대한 보충설명과 숙제해설강의를 별도로 제작해 방송했다. 대개의 인강 강좌가 본 강의와 숙제해설강의 촬영을 사전에 마쳐 학생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살필 수 없다는 한계를 극복해보자는 취지였다. 학생에 대한 상담·관리로 맞춤형 수업이 가능한 현장 강의의 장점을 인강에 접목한 것이다. 결과는 완강율 80%. 300명의 학생 중 240명의 학생이 끝까지 따라왔다. 박 강사는 “인강 수강후 예·복습 등의 강의활용방법을 강사가 제시함으로써 학생들이 자연스레 따라올 수 있는 학습 로드맵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수학을 가장 잘 가르치는 사람이 되자’



 박 강사는 요새 새삼 높아진 인기를 실감한단다. 특히 지방에서 열리는 학습법과 입시설명회 장소에서 학생들이 싸인을 부탁할 때는 마치 연예인이 된 듯한 기분도 든다. 이럴 때마다 처음 교직을 박차고 경쟁이 심한 학원가로 뛰어들면서 했던 다짐을 다시 떠올린다. ‘한국에서 수학을 가장 잘 가르치는 사람’이 되자는 것이었다. 교직에 있을 때 부담으로 다가오던 행정업무들에서 벗어나 기술만을 갈고 닦는 장인처럼 ‘수학을 가르치는 것’에만 집중하고 싶었던 마음을 다시 떠올리는 것이다.



 박 강사는 “‘시장에서 팔려야 한다’는 사교육의 성격을 부정할 순 없지만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으로서의 마음가짐은 한결같다”고 강조했다. 물건을 파는 것과는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학생의 눈높이에서 생각하고 때론 친구처럼 편한 상대가 돼줄 수 있어야 한다. 지난해 수능 직후 동료교사들과 함께 7500여명의 수강생들을 초청 해 ‘밝히리 콘서트’를 기획했던 것도 그런 의미에서였다. 소녀시대, MC몽 등 유명가수의 공연을 보며 학생들이 스트레스를 맘껏 풀 수 있는 자리였다. 비용만 1억 5000만원이 들어갔다. 강사모임 수준에서 준비하긴 부담스러운 대형기획이었지만, 올해도 비슷한 행사를 준비중이다. “결국 학생이 있어야 강사도 존재하는 것 아닙니까. 가르치는 선생님으로서의 마음가짐을 언제나 간직하고 싶어요.”



<글=정현진 기자 correctroad@joongang.co.kr/사진=김진원·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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