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노병의 웃음

“This country is truly part of me(이 나라는 이제 정말 나의 일부가 되어 버렸다).”

EDITOR’S LETTER

런던 트래펄가 광장 옆 주영한국문화원 게시판에 적혀 있는 글귀입니다. 지난 16일부터 7월 17일까지 이곳에서 열리는 ‘과거로부터 온 선물(Present from the Past)’ 전시를 보고 난 한 영국인 참전 용사의 소감이었습니다. 한국전쟁 60주년을 맞아 주영한국문화원이 마련한 이 전시는 6·25를 주제로 하는 한국 현대미술전이었습니다.
“당시 영국은 5만8000명의 젊은이를 우리나라에 보냈죠. 이 중 지금 생존해 있는 참전용사는 4000명 정도입니다. 이 분들에게 뭔가 감사의 표시를 할 수 없을까 생각했어요. 그래서 한국 작가들에게 무작정 e-메일을 보내 취지를 설명하고 작품을 보내달라고 했죠. 정말 고맙게도 무려 40분이 흔쾌히 이 작업에 참가해 주셨어요.”

이 전시를 기획한 큐레이터 김승민씨의 말입니다. 그는 이 작품들을 경매에 부치겠다고 했습니다. 수익금은 전액 영국참전용사기금에 기부하기로 했고요. 영국 소더비의 부회장인 해리 덜메니 공작은 9월 자선경매에서 수수료를 받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40개의 작품을 한 장씩 총 8만 장의 엽서로 만들었습니다. 이 근사한 그림 선물세트는 한국전 참전용사 4000명에게 6월 25일 전해졌습니다.

15일 열린 개막식에는 많은 사람이 참석했습니다. 참전용사 중에는 가족과 함께 온 사람도 많았습니다. 이들은 폐허뿐이던 나라가 세계 최고 품질의 TV와 휴대전화를 만들고, 월드컵에서 영국 못지않게 활약하고 있다는 얘기를 하며 옛날을 반추했습니다. 이제 백발이 되거나 머리가 다 빠져버린 노병들은 강용석, 도윤희, 이세현, 이용백, 세오, 신미경 등 활발하게 활동하는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보며 웃음 지었습니다. 이들에게 전달된 엽서 세트는 60년 전의 젊음을 되돌려주는 마법의 그림책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정형모 문화에디터 hyung@joongang.co.kr
사진 주영한국문화원 제공

선데이 배너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