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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농장에 가는 까닭?


 이윤영(수원 중앙기독초 2)양에게는 엄마·아빠와 함께 가꾸는 특별한 공간이 있다. 집 근처에서 온갖 채소와 과일을 재배하는 주말농장이 바로 그곳이다. 아삭아삭한 오이와 빨갛게 잘 익은 딸기를 따다보면 머리 위로 새하얀 배추흰나비가 폴폴 날아다닌다. 이양은 “내가 심은 상추가 벌써 자라 맛있게 먹었다”며 “친구들도 한번 놀러와보면 반한다”고 자랑했다.

20여평에 상추·피망 등 15종류 심어
 
 이양 가족이 처음 주말농장을 시작하게 된 건 아빠 이상규(40·수원시 영통구)씨 덕분이다. 어린 시절 시골에서 자랐던 아빠가 이양과 동생 민재(5)에게 자연을 가까이서 느끼게 해주기 위해 주말농장을 계획했다. 멋모르고 시작했던 지난해엔 성과가 그리 좋지 못했다. 농사에 대한 구체적인 지식이 없었기 때문이다. 어머니 김진숙(40)씨는 “깻잎은 너무 좁은 간격으로 심어 실패했고 비가 오고나면 수박열매가 물에 젖어 상했다”며 “올해엔 지난해의 실패를 바탕으로 온가족이 함께 연구해 좋은 수확을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이양 가족이 심은 작물은 무려 15종류나 된다. 20여 평의 기름진 땅에 상추와 쑥갓 같은 각종 쌈채소부터 방울토마토와 가지, 샐러리와 피망까지 없는 게 없다. 아빠와 엄마가 종묘장에서 구해 온 다양한 크기의 모종들을 이양이 직접 심거나 씨를 뿌렸다. 일주일에 한번씩 온가족이 방문해 물을 주고 잡초도 제거한다. 아빠는 틈날 때면 3일에 한번씩 찾아올 정도다. 이렇게 보살핀 결과 씨를 뿌린지 3개월만에 쑥쑥 자란 각종 채소를 수확할 수 있게 됐다.

편식개선…가족간 대화도 늘어나

 농장에 가면 이양은 바쁘다. 씨뿌리고 물 주고 수확하는 것이 모두 이양의 몫이기 때문이다. 자기 몸집의 반만한 물뿌리개를 들고 채소들에게 물을 주다보면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힌다. 물을 주고 나선 엄마에게 고추 따는 방법을 배워 양손에 가득 움켜쥘 만큼 신선한 고추를 수확한다. 이양이 주말농장을 가지고 있다는 소문에 학교 반 친구들이 찾아오면 의젓하게 어린이 농부처럼 이것저것 알려주기도 한다.

 어머니 김씨는 “주말농장을 하게 되면서 윤영이에게 좋은 변화가 일어났다”고 말했다. 우선 잘 먹지 않았던 생야채를 거부감 없이 맛있게 먹게 됐다. 농장에서 수확한 각종 쌈야채를 먹다보니 자연스레 고기반찬도 많이 먹게 됐다. 아빠와 대화도 많이 늘었다. 채소를 돌보다 모르는 건 달려가 아빠에게 묻고, 평소에도 농장이야기를 자주 하다보니 아빠와 부쩍 친해진 것. 김씨는 “예전엔 징그럽다고 싫어했던 지렁이도 농장에서 꼭 필요한 존재라는 사실을 알게됐다”며 “지금은 지렁이를 발견하면 다치지 않게 다시 흙에 옮겨주는 등 아이들이 생명의 소중함도 배웠다”고 덧붙였다.

수시로 방문하고 돌봐야 성공

 주말농장은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다. 인터넷 사이트에서 집 근처의 주말농장을 찾아 방문하면 한 가족당 작은 농지를 1년 간 소정의 비용을 받고 임대해준다. 집 근처에서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는 작은 공터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양 가족은 주변 이웃에게서 자투리땅을 빌려 무료로 사용하고 있다.

 시작은 쉽지만 관리는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자주 방문하지 않고 방치하면 작물들이 웃자라 보기 싫고 수확도 할 수 없다. 작물의 특성을 미리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다.

 올해 주말농장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김씨는 “8월 말에 배추와 무를 심으면 가을에 수확할 수 있다”며 “지금부터 꼼꼼하게 준비해 두달 뒤에 한번 도전해보라”고 권했다.

[사진설명] “싱싱한 채소가 가득한 우리 밭에 놀러오세요” 이민재군과 이윤영양이 엄마 김진숙씨와 함께 직접 수확한 작물을 들어보이고 있다.

<이지은 기자 ichthys@joongang.co.kr / 사진=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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