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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의 차원이 다르다” 3D TV에 빠진 월드컵

고급 사양의 가전제품이 가장 많이 팔리는 매장 가운데 하나인 서울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지하 1층의 전자제품 코너. 지난 21일 이곳에서 일하는 판매사원들에게 “요즘 3D(3차원) TV 어때요”라고 묻자 “설명이 필요 없는 제품”이라는 답이 많았다. 남성 고객의 경우 굳이 제품 설명을 다 듣지 않고도 3D TV를 5분만 지켜본 다음 즉석 구매하는 일이 잦다는 것이다. 이 백화점의 김택년 가전바이어는 “1990년대 PDP(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LCD(액정화면) TV 초창기만 해도 고객들이 물건을 사는데 상당 시간을 고민했지만 3D TV 시대엔 구매 행태가 좀 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40∼50대 남성 고객의 경우 매장을 방문해 “이청용 선수 화면에서 걸어나오는(TV 광고 내용임) TV가 뭐냐”며 바로 구매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는 “5월 TV 매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40% 정도 신장했지만, 6월 들어선 두 배 이상 팔릴 정도로 3D TV 덕을 보고 있다”고 했다.

3D TV가 첫 시험무대인 남아공 월드컵 특수에 힘입어 잘 팔려나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가 월드컵 축구 첫 원정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23일을 고비로 매기에 불이 더 붙을 조짐이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해외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인 지난달 경기도 파주 축구 국가대표팀 트레이닝 센터(NFC)에서 삼성 3D(3차원) TV를 특수안경을 쓰고 보면서 상대팀 전력을 분석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지성·박주영·이청용 선수와 허정무 감독.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따르면 2월부터 국내에서 3D TV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한 이래 남아공 월드컵이 개막한 이달 들어 판매곡선이 급커브를 그리기 시작했다. 5월까지 국내에서 2만 대를 판매한 삼성전자는 이달 들어서만 6000대 이상을 팔았다. 이 회사는 지난 11일 월드컵 개막 이후 12개국 14개 TV공장을 풀가동하고 있다. 상반기에만 전 세계에서 100만 대 주문을 받았지만 부품공급이 여의치 않아 협력업체에 납품대금까지 올려주는 실정이다. 익명을 원한 회사 관계자는 “3D TV가 모델에 따라 290만∼990만원대로 다소 고가 제품인데도 없어서 못 팔 지경이다. 이달 말까지 누적 판매량은 국내 3만 대, 전 세계 60만 대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풀HD(초고화질) 3D LED(발광다이오드) TV 시장에 삼성전자보다 한 달가량 늦게 뛰어든 LG전자도 이달 6000대 이상 팔아 누적판매량 1만 대를 돌파할 것을 기대한다. 이 회사는 이르면 다음달 업계 처음 72인치 크기의 3D TV를 내놓는 등 다양한 프리미엄 제품으로 삼성의 독주를 막는다는 전략이다.

◆3D TV로 시청해 보니=3D TV로 월드컵 축구경기를 본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일반 평면TV보다 현장감이 뛰어나다”고 평했다. 월드컵을 앞두고 55인치 3D TV를 구입한 이종우(36·개인사업)씨는 “처음엔 어지러운 느낌이 있었지만 생동감 있는 화면이 훌륭하다. 남아공 간 사람 부럽지 않다”며 웃었다.

LG 광고대행사인 엘베스트의 이윤성(31) 대리는 한국과 아르헨티나 전을 3D TV로 관전한 뒤 “ ‘아바타’ ‘드래곤 길들이기’처럼 정교하게 제작된 3D 화면을 관람할 기회가 많았지만 축구중계 체험은 또 다른 묘미였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들의 클로즈업샷이나 골대 뒤에서 축구공이 날아오는 장면을 볼 때는 실제 경기장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줬다”고 말했다.

불만 섞인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틴맨’이라는 온라인 카페에 3D TV 체험기를 올린 백준오씨는 “스카이라이프 3D 방송의 해상도가 낮아 입체감이 제대로 살아나지 않는다. 이럴 경우 SBS 공중파 HD 채널에서 나오는 2D 방송을 3D로 변환해 시청하는 게 한결 나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심재우·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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