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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응찬 회장의 실명법 위반 논란

라응찬(72)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금융실명제법 위반 문제가 국회에서 다시 논란을 부르고 있다. 라 회장의 실명제 위반 혐의는 지난해 검찰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비자금 사건을 수사할 때 불거졌다. 2007년 2~3월 라 회장이 50억원을 박 회장에게 준 것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돈이 라 회장의 개인계좌가 아니라 은행 임직원 등 다른 사람 명의의 계좌에서 인출됐다는 점이다. 타인 명의의 계좌로 돈을 관리했다면 금융실명제법 위반이다. 검찰은 애초 라 회장이 박 회장에게 준 50억원의 성격을 의심하고 내사했지만, 지난해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내사 종결 처리됐다. 라 회장이 개인 자금으로 골프장 투자를 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소명했고, 이를 불법으로 볼 증거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당시 검찰은 라 회장의 금융실명제 위반을 확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법무장관 “실명제 위반”=이귀남 법무부 장관은 지난 4월 국회 법사위에 출석해 “내사를 통해 (라 회장이) 가·차명 계좌로 (돈을) 관리한 것을 확인했느냐”는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의 질문에 “그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 장관은 “법 위반이긴 하지만 과태료만 부과할 수 있는 사안이며 (형사처벌을 위한) 수사 대상은 아니다”고 밝혔다. 현재 금융실명제법에 따라 형사처벌을 할 수 있는 경우는 금융회사 직원이 고객의 금융정보를 누설하는 경우로 제한돼 있다.

실명제 위반 문제는 22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도 쟁점이 됐다. 조영택 민주당 의원은 “라 회장의 금융실명제법 위반이 확실한데 금융당국이 조사해야 하지 않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과태료만 부과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답변했고, 김종창 금감원장은 “금융실명제법 위반을 조사하기 위해선 점포와 대상, 거래기간, 계좌 등 구체적인 것이 있어야 하는데 검찰에서 통보 받은 것이 없다”고 말했다.

조 의원이 “검찰에 자료 요청을 할 수 있는데도 조사를 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몰아붙이자 진 위원장은 “금감원과 협의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진 위원장과 김 원장은 조 의원의 질의에 한동안 답변을 하지 못하는 등 곤혹스러운 표정을 보였다. 하지만 두 기관장 모두 라 회장을 조사하겠다고는 하지 않았다.


◆회장 연임 자격 시비=라 회장의 금융실명제법 위반은 좀 더 복잡한 사안이 걸려 있다. 현행 은행법과 금융지주회사법 등에 따르면 ‘금융기관과 금융지주회사의 임원은 금융기관의 공익성과 건전경영, 신용질서를 해칠 우려가 없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라 회장은 지난 3월 박연차 사건 등의 논란 속에 신한지주 회장을 네 번째로 연임하는 데 성공했다.

일부에선 라 회장의 실명법 위반 혐의를 근거로 그의 연임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주성영 의원은 “금융지주회사 최고 수장으로서 오랫동안 수십억원의 돈을 임직원 명의로 관리하고 결과적으로 소득세를 탈루한 사람은 ‘임원의 자격 요건’에 부적합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신한지주 측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개인적인 일이어서 회사가 언급할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익명을 원한 라 회장 측 인사는 “문제가 된 것은 1993년 금융실명제가 시행되기 전에 보유한 계좌인 것으로 안다”며 “이미 세금을 내고 모든 것을 정리했다”고 해명했다. 연임을 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김원배 기자

라응찬 회장 관련 일지

▶2007년 2~3월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 50억원 전달

▶2008년 12월 검찰, 박 회장 조세포탈 혐의 등으로 구속

▶2009년 3월 검찰, 라 회장의 자금 관련 부분 내사(임직원 명의로 관리 및 비자금 의혹)

▶2009년 4월 검찰, 노무현 전 대통령 소환 조사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2009년 6월 검찰, 라 회장 사건 내사 종결(개인 투자금으로 해명했으며 불법으로 볼 증거가 없다)

▶2010년 3월 라 회장, 신한금융 회장직 4연임

▶2010년 4월 이귀남 법무부 장관, 라 회장의 금융실명제 위반 혐의에 대해 “그런 것으로 알고 있다”고 시인

▶2010년 6월 조영택 민주당 의원, 라 회장의 실명제 위반 혐의 조사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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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