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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취임 후 첫 단독 인터뷰

정용진 신세계 대표이사 부회장은 14일 신세계 신관 집무실에서 가진 중앙일보 자매지 포브스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제조업이나 레저업에는 관심이 없고, 유통업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만만하면서도 절제된 태도로 경영 철학을 소개했다. [신세계 제공]
“신세계가 오너 체제로 전환했지만 저 혼자 독주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신세계의 새로운 핵심 가치인 고객·브랜드·디자인에 중점을 둔 경영을 하겠습니다.”

정용진(42 ) 신세계 부회장은 중앙일보 자매지인 포브스코리아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어느 경영체제든 필연적으로 리스크가 따르는 것이며, 오너 체제로 바뀐다고 특별히 리스크가 더 커진다고 할 수는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윤리경영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신세계 주가 상승분의 절반 정도는 윤리경영 덕”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이 지난해 말 신세계 대표이사에 취임한 이후 언론과 인터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터뷰는 14일 서울 충무로 신세계백화점 신관 19층 그의 집무실에서 이뤄졌다.

정 부회장은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외아들로 미국 아이비리그에 속한 브라운대 경제학과를 나와 신세계에 입사한 후 14년간 경영 수업을 했다.

-투자 계획은.

“단기적으로는 온라인 사업인 신세계몰과 이마트몰을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온라인 쪽에서 확실한 차별화를 통해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 하지만 온라인이 신세계 전체의 비전이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성장 시장이기 때문에 들어가는 것이지 온라인에 신세계의 미래가 달렸다고는 보지 않는다.”

-제조업이나 레저산업에도 진출하나.

“신세계는 물건은 안 만든다. 레저산업도 관심 없다. 유통 쪽에서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고 싶다. 고객의 성향과 니즈에 맞춰 다양한 업태로 대응하겠다. 홈쇼핑 진출 여부는 결정된 게 없다. 다만 우리는 백화점과 할인점만 있어 유통사업에 관한 한 어떤 업태든 관심이 있다. ”

-정 부회장 체제에서 신세계는 어떻게 달라지나.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사무실 복도에 걸린 미술 작품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했다. [신세계 제공]
“선대 회장님(외조부인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경영관을 현대적으로 계승하고 싶다. 대표적인 게 고객 제일이다. 생존해 계셨다면 유통업을 어떻게 경영하셨을까 늘 생각하곤 한다. 할아버님은 저의 출발점이자 목표다. 앞으로 신세계는 새로운 변화와 창조·도전을 추구할 것이다. 조직문화도 달라질 거다.”

-신세계의 기업문화 중 바뀌어야 할 것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신세계가 삼성보다 더 삼성다운 조직이라는 소리를 들었고, 그때마다 사실 좋아했다. 그런데 그 말은 삼성도 변하는데 우리는 안 변했다는 얘기다. 신세계는 여전히 관리와 효율이 중심이고, 수직적인 조직이다. 그래서 자유롭게 의견을 말하고, 토론을 통해 의견이 공유되는 수평적인 조직으로 만들려고 한다. 낮은 직급의 목소리까지 들을 수 있어야 하는데 중간에 필터가 많다.”

-트위터 경영이 화제다.

“고객과의 사이에 놓인 장벽을 허물고 생각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게 트위터의 매력이다. 초기엔 ‘당신이 정말 맞느냐’고 물어 보는 사람들도 있었다(웃음). 트위팅을 하기 전까지는 고객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없었다. 성과도 있다. 일례로 와이파이 시스템을 설치해 달라는 고객의 요구가 있었다. 아내와 쇼핑하러 나왔는데 기다리는 동안 무료로 인터넷 서핑을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와이파이가 깔리면 우리도 매장에 있는 고객의 목소리를 실시간으로 들을 수 있고, 고객이 얼마나 자주 와서, 얼마 동안 체류하고, 무엇을 사는지 파악할 수 있다. 그래서 와이파이 설치를 서두르고 있다. 일부 시범점포는 8월 초면 이용할 수 있을 거다.”

-신세계의 윤리경영이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얼마나 기여했다고 보나.

“사람들이 신세계 하면 윤리경영, 윤리경영 하면 신세계를 연상할 만큼 결정적 기여를 했다. 돈 버는 모델 구실을 한 기업은 많지만 도덕적 차원에서 롤 모델이 된 기업은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신세계의 윤리경영에 자부심을 느낀다. 무형의 자산이라 계량화하기는 어렵지만 신세계 주가 상승분의 절반 정도는 윤리경영 덕이라고 본다.”

-중국시장은 어떻게 공략할 생각인가.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자 가장 성공하기 어려운 시장이다. 2급, 3급 도시에 들어가 시장을 선점하고, 그 시장이 커지기를 기다리는 전략을 쓰려고 한다. 그렇게 오래 버티다가 먼저 나가떨어지는 기업을 인수해 파이를 키우려 한다. 또 매장 임대보다 소유로 볼 수 있는 50년 장기임대 쪽으로 갈 생각이다.”

-경쟁사인 롯데쇼핑을 어떻게 보나.

“롯데는 배울 점이 많은 기업이다. 목표를 향해 꾸준히 나아가고,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가는 추진력과 도전정신이 좋다. 마케팅 능력도 뛰어나다. 우리와는 스타일이 다르다. 중요한 건 이제 롯데든 신세계든 라이벌 관계에서 벗어나 글로벌 유통기업들과 본격적인 경쟁을 벌여야 할 때라는 점이다. 유통업의 수준을 높이고 고객 만족도를 끌어올리는 경쟁을 하고 싶다.”

-롯데쇼핑과 비교할 때 신세계의 강점은.

“우리는 선택과 집중, 관리와 효율 면에서 다른 기업들보다 앞섰다. 롯데는 점포 수를 크게 늘리려고 하지만 우리는 센텀시티점 같은 큰 백화점을 집중적으로 키운다. 대형화·효율화 전략이다. 일장일단이 있겠지만 올해 백화점 부문 성장률을 보면 신세계가 훨씬 앞섰다.”

-기업형 수퍼마켓(SSM)에 대한 대응전략도 다른 것 같다.

“다른 업체들은 사회적인 합의와 관계없이 밀어붙이는 경쟁을 하고 있는데, 신세계는 입장이 다르다. 이마트의 바잉 파워를 지렛대로 중소상인이 운영하는 수퍼마켓에 기존 도매구입가보다 싼값에 물건을 공급하고 영업 노하우를 전수해 이들이 주변의 SSM과 경쟁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우리의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해서 물건이 많이 팔리면 신세계는 바잉 파워가 강해지고, 중소상인들은 경쟁력을 확보해 더 많은 마진을 얻을 수 있다.”

-성공만 하면 윈-윈 전략이다.

“도와달라(웃음). 이런 생각을 하던 차에 정부도 마침 상생 협력 방안을 고민하고 있더라. 니즈가 서로 맞아떨어진 셈이다.”

-신세계에 정 부회장이 있다면 롯데엔 신동빈 부회장이 있다. 두 사람이 더러 만나나.

“신 부회장은 업계의 맏형이다. 가끔 저와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을 함께 부른다. 그런데 유통 이야기는 한마디도 안 하고, 그냥 밥 먹고 술 먹다 온다.”

-업계 라이벌끼리 만나서 본업 이야기는 안 하나. 그럼 왜 만나나.

“우리끼리 원활하게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선의의 경쟁을 해 보자는 뜻으로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다. 일이 잘 안 풀리고 실무자들끼리 소통이 잘 안 될 때 가동하는 일종의 핫라인이라고 할까.”

-신 부회장 쪽에서 라이벌 의식을 느끼는 것인가.

“라이벌 의식보다 동업자 정신이 강한 것 같다. 저로서는 감사할 따름이다.”

-미드(미국 드라마) 팬으로 알고 있다.

“잠들기 전 한 시간씩 본다. 24, 로스트, 대미지, 스파르타쿠스 등을 졸린 눈 비벼가며 본다. 스토리가 탄탄하고, 억지스럽지 않고, 막장 드라마가 없는 게 미드의 강점이다. 한국 드라마에 부족한 요소이기도 하다.”

-다이어트는 성공적인가.

“일주일에 두세 번 삶은 계란, 닭가슴살, 고구마를 먹으면서 운동을 병행한다. 복근도 만들지만 요요 현상 없이 건강한 몸을 유지하는 게 목적이다. 운동을 하면서 평소 먹는 음식도 짜거나 달지 않은 것을 즐기게 됐다. 그러다 보니 집안에서 유일하게 평양냉면 같은 이북 음식을 좋아하게 됐다.”

-가훈이 무엇인가.

“선대 회장님이 휘호하신 가화만사성과 유비무환이 집에 걸려 있다. 저희 회장님(이명희 회장)은 이게 가훈이라고 생각하신다. 두 아이에게는 알아듣기 쉽게 ‘서로 사랑하고 의지하자’고 가르친다. 남을 배려하는 그런 은혜로운 삶을 살자고 한다.”

-끝으로 신세계의 장기 비전을 소개해달라.

“고객에게 가장 사랑 받는 기업이다. 점포 몇백 개, 매출 100조원 같은 것은 장기 비전이 될 수 없다고 본다. 고객들에게 가장 사랑 받고, 브랜드 가치가 최고인 회사가 되면 계량적인 지표의 개선은 부수적으로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상세한 내용은 23일 발매되는 포브스코리아 7월 호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필재 포브스코리아 경영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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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