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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선택권 보장” vs “교육자치 훼손”

정부가 25일부터 시행하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은 교육감 권한 축소와 고교 체제 개편, 특수목적고 입학전형 개선이 핵심이다. 정부는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특목고와 특성화고의 지정 절차도 바꿨다. 교육감이 단독으로 지정·고시하는 현행 방식에서 학교의 신청을 받아 심사를 거쳐 지정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또 시·도교육청별로 특목고 지정·운영위원회를 두고 심사토록 해 교육감의 자의적인 판단에 제동을 걸었다. 자율형 사립고(자율고)처럼 설립 후 5년 단위로 평가하는 시스템도 마련했다.

교육과학기술부 구자문 학교제도기획과장은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 선택권을 보장해 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개정 시행령의 내용은 지난 1월 교과부가 발표한 입법 예고안과 차이가 난다. 입법예고안에서는 특목고 지정을 희망하는 학교는 교육감에게 신청서를 제출하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최종 시행령에는 교과부 장관에게도 제출할 수 있도록 했다. 특목고를 5년 단위로 평가해 존속과 폐지를 결정토록 하는 방안에 있어서도 미묘한 차이가 있다. 당초 안은 교육감이 평가해 결정하도록 했으나, 최종 개정안에서는 교과부 장관이 고시하는 기준에 따르도록 변경됐다.

이 같은 조항 때문에 교과부와 의견이 다른 진보 교육감 6명(서울·경기·강원·전남북·광주)이 다음 달 1일 취임하면 마찰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진보 교육감 당선자들은 “입시 위주로 운영하는 외국어고를 규제하고 신설도 하지 않겠다”며 특목고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교과부 구 과장은 “개정 법령에 따라 교육감이 특목고 기준을 미리 고시하고 학교가 이를 충족하는 신청서를 제출했을 경우 교육감이 학교 설립을 반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특목고 운영 과정을 평가하는 5년이라는 기간도 논란거리다. 교육감의 재임 기간이 4년이어서 법이 공포된 뒤 5년까지 기존 특목고를 전환하거나 폐지할 수 없다.

진보 교육감들은 이번 개정령에 대해 취임 전까지는 공식 입장을 유보한다는 반응이 많았다. 다만 민병희 강원도교육감 당선자는 “강원도에 외고 문제가 불거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교과부의 권한을 교육감에게 이양하는 흐름과 모순된다”고 주장했다.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당선자는 “외고 설립에 반대하지만 외고가 없는 지역 특성상 사회적 합의를 통해 외고를 설립해야 한다는 방향이 정해지면 신설할 수도 있다” 고 말했다.

성기선 가톨릭대(교육학) 교수는 “교과부가 학교설립권을 교육감에게서 다시 뺏어오겠다는 것은 과거로 돌아가자는 얘기”라며 “교육감들이 지역 사정에 따라 결정해야 할 정책을 중앙에서 통제하려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재춘 영남대(교육학) 교수는 “정부가 미묘한 시점에 법령을 바꿔 오해를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수련·박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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