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미 국방개혁의 아버지’ 맥나마라, 세계 표준 만들었다

선진 강국의 국방 예산은 ‘계획예산제도(PPBES·Planning, Programming, Budgeting and Execution System)’를 근간으로 삼고 있다. 국방 예산을 쓸 때 최장 20년의 장기 계획을 토대로 기간별로 구체적인 전략 목표를 세운 뒤 거기에 맞게 무기를 도입하고 예산을 투입하는 시스템이다. 목표나 기대 효과가 불분명한 예산 지출을 막아 투입 대비 산출을 극대화하는 제도다.

이를 창안한 사람이 미국 케네디·존슨 행정부의 로버트 맥나마라 국방장관이다. 그는 재임 중 베트남전이 수렁에 빠지면서 ‘실패한 장관’이라는 평가도 받았지만 그의 예산 개혁은 미국은 물론 전 세계 국방 예산 편성의 전범이 됐다. 하버드대 비즈니스 스쿨 출신에 포드사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것이 한몫했다.

1961년 11월 미국을 방문한 박정희 당시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이 로버트 맥나마라 미 국방장관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중앙포토]
맥나마라가 등장하기 전까진 미국도 육·해·공군의 소요에 따라 국방 예산을 나눠 쓰는 식이었다. 그러나 맥나마라는 이를 용납하지 않았다. 그는 모든 예산은 각 군의 소요 제기에 따른 것이 아니라 5년 주기의 계획에 따라 결정·재검토되도록 바꿨다. 예산 한도도 설정하지 않았다. 특정 군사적 목표를 달성하려면 어떤 수준의 무기가 필요하고 예산은 얼마를 투입하면 되는지를 철저히 따졌다. 이를 위해 시스템분석국(OSA)을 만들었다. 그 결과 B-70 폭격기와 잠수함용 탄도미사일 폴라리스 같은 당시 주력 사업이 대폭 축소됐다. 목표 대비 비용을 면밀히 따지는 절차 없이 군의 의지로만 추진되던 각종 사업이 줄줄이 취소됐다. 그는 각 군에 예산을 맡기면 ‘자군 이기주의’로 흐르게 돼 전투력은 뒷전이 된다고 보았다. 맥나마라는 “육군의 여러 사단이 긴급 수송을 위해 대기하고 있는 상황인데도 공군 지휘관들은 여기에 예산을 쓰는 데 회의적이더라. 반면 핵무기를 수송하는 폭격기에 쓰는 예산은 아까워하지 않는다”고 회고했다. 또 “ 각 군의 자금 할당 관행의 연장선이 아니라 연구와 분석을 바탕으로 큰 결정을 내리려 했다”고 말했다. 맥나마라 방식은 국방 예산 혁신과 문민 통제(civilian control)의 전형이었다.

한국군도 1980년대부터 맥나마라식 계획 예산제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맥나마라의 정신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용섭 국방대 교수는 “우리 국방 예산 편성은 겉보기엔 미국식 PPBES 같지만 실제로는 군별로 예산을 할당해 쓰는 ‘보텀-업(Bottom-up)’의 성격이 강하다”며 “우리나라도 장기계획부터 면밀하게 만들고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항목에 대해선 국방 예산 지출을 승인하지 않는 맥나마라 방식을 철저히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별취재팀=김민석 군사전문기자, 강주안·고성표·정용수·권호 기자, 워싱턴·도쿄·파리=최상연·김동호·이상언 특파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