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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개혁 10년 프로그램 짜자 ③ 경상비 줄이고 무기 살 돈 늘리자

한나라당 김옥이 의원은 지난해 합동참모본부에 ‘북한의 가장 위협적인 무기’를 육·해·공군별로 5개씩 뽑아 달라고 했다. 합참은 북한 해군의 잠수함(정)과 어뢰를 가장 경계해야 할 무기 목록에 올렸다. 천안함 사건이 터지기 훨씬 전에 잠수함 공격 대비가 발등의 불임을 알고 있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북한 잠수함이 천안함의 2∼3㎞ 거리까지 접근해 어뢰를 발사했는데도 천안함의 소나(수중음파탐지기)와 레이더는 이를 탐지하지 못했다. 천안함 피격 직후엔 구축함·초계함과 대잠 헬기인 링스가 동원됐지만 북한 잠수함을 찾지도, 격침시키지도 못했다.

합참이 꼽은 북한의 위협 무기엔 KN-02 미사일도 들어 있다. 화학무기 탑재가 가능하고 수도권을 사정권에 넣고 있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다. 노동·스커드 등 800발이 넘는 북한 미사일도 남한 전역을 사정권에 넣고 있다.

문제는 우리 군에 이런 미사일을 막을 수 있는 대비태세가 사실상 전무하다는 점이다. 한 해 30조원에 가까운 국방 예산을 쓰는 한국군의 대비태세에 허점이 있는 이유는 뭘까.

지난달 20일 국방부가 공개한 천안함 밑바닥에 장착된 수중 음파 탐지기인 소나의 모습. 초계함인 천안함은 소나로 적의 잠수함을 찾아낸 뒤 폭뢰로 격침 시키는 임무를 수행한다. 그러나 천안함은 피격 당일 북한의 잠수함과 어뢰를 전혀 탐지하지 못했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지난 15일 국회 대정부질문에 나와 “(천안함 소나가) 완전 먹통은 아니었지만 1980년대 기술이기 때문에 상당히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털어놨다. [연합뉴스]
◆“갖고 싶은 무기에 치중”=군사 전문가들은 우리 군의 국방 예산 투자에 근본적인 허점이 있다고 지적한다. 국방 예산은 총괄적인 국방전략에 따라 큰 방향을 잡고 각 군이 거기에 맞춰 예산을 집행하는 ‘톱-다운(Top-down)’ 방식으로 하는 게 원칙이다. 우리도 15년간의 장기전략서인 ‘합동군사전략서(JMS)’와 5년의 군사전략지침을 담은 ‘합동군사전략목표기획서(JSOP)’를 바탕으로 합참의 요구에 따라 무기 구매 등이 결정된다. 그러나 외형은 합참에 의한 ‘톱-다운’이지만 각 군의 요구가 강하다 보니 사실상 육·해·공군이 각각 무기를 선택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적의 위협 분석에 따른 ‘제로 베이스’ 예산 편성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국회 국방위 소속 한나라당 김동성 의원은 “군에서 예산 설명을 할 때 보면 적의 도발 유형에 따른 과학적·체계적 분석을 통해 무기를 결정하는 게 아니고 각 군이 나눠먹기 식으로 예산을 쓴다는 인상이 짙다”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공군은 비행기, 해군은 배, 육군은 전차·포 같은 장비에 치중할 수밖에 없다. 비대칭전과 관련된 무기는 우선 순위에서 밀린다는 것이다. 한 척에 1조원이 드는 이지스함을 도입하면서 대당 10억원가량인 소나의 성능 개량을 하지 못한 점은 대표적 사례다. 미사일 대비 태세의 경우 요격미사일 장비가 각 군의 사각지대에 있기 때문에 소홀히 다뤄져 온 측면이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뿐만이 아니다. 익명을 요구한 방위사업체 관계자는 “군 관계자들의 요구를 들어보면 장비의 전투력보다는 규모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어 ‘겉은 그랜저인데 속은 포니’인 현상이 생긴다”며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의 무기고는 비어 있다”고 말했다. 예산 반영 구조가 너무 경직되고 복잡해 필요한 무기를 제때 구입하지 못해 실제 구입 땐 이미 노후화된 경우도 있다고 군 관계자는 지적했다.

◆방위력 개선비 35% 확보해야=올해 우리의 국방 예산은 29조6000억원이다. 이 중 3분의 2 이상(약 20조5000억원)이 인건비 등 경상운영비다. 첨단 무기 도입 등에 쓰는 방위력 개선비의 비중은 31%(약 9조1000억원)다. 한정된 국방 예산으로 첨단 강군을 만들려면 불요불급한 경상운영비와 인력을 줄이는 노력이 절실하다. 박휘락(예비역 육군 대령) 국민대 초빙교수는 “ 경상운영비를 절감하고 방위력 개선비를 늘려야 군의 정예화와 첨단화를 이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종하 한남대 교수는 “우리 군의 현실을 고려할 때 방위력 개선비는 당장 35%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선 군의 조직을 슬림화해 장성 숫자를 줄이는 등 과감한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상운영비 절감의 핵심은 인력 감축과 효율화다. 국회 국방위는 2010년 예산을 심사할 당시 국방대학교에 장군만 5명이 있고 행정관리 현역 장교가 111명, 부사관·병이 128명 근무하는 사실을 따졌다.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는 우리 군의 한 단면이다. 이런 요소들이 군 첨단화에 쓸 돈을 갉아먹는 셈이다.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진은 최근 펴낸 국방예산 연구서에서 “경상운영비는 제로 베이스 개념에 입각해 기존 사업들을 정밀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모든 예산 항목의 타당성을 일일이 따져보자는 의미다.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의 군사변환 정책을 주도한 도널드 럼즈펠드 전 국방장관의 말은 경종을 울려주고 있다. “당신이 오늘 쓴 1달러가 절실한 무기를 사는 데 쓰지 못한 1달러일 수 있다.”

☞◆소나(sonar)=물속에서 전달되는 음파를 탐지하는 장치로 주로 함정의 밑바닥에 장착돼 있다. 수동 소나는 수중에서 다른 함정이나 잠수함 등이 발생하는 엔진 소리 등을 포착해 물체의 종류와 위치를 파악한다. 능동 소나는 직접 음파를 수중으로 발생시킨 뒤 다른 물체와 부딪혀 반사돼 돌아오는 것을 포착해 종류와 위치를 알아낸다.

◆특별취재팀=김민석 군사전문기자, 강주안·고성표·정용수·권호 기자, 워싱턴·도쿄·파리=최상연·김동호·이상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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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영(전 국방부 혁신단장) 한국전략문제연구소 자문위원, 구본학 한림대 국제대학원대학 교수, 김경덕 전 국방개혁실장, 김관진 전 합참의장, 김근태 전 1군사령관, 김연철 한남대 교수, 김윤태 한국국방연구원 전력소요검증실장, 김장수(한나라당 의원) 전 국방부 장관, 김종대 D&D FOCUS 편집장, 김종민(전 잠수함전단장) 전 방위사업청 차장, 김종탁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김종하(국방전략) 한남대 교수, 김학송(한나라당 의원) 전 국회 국방위원장,김희상(전 국방보좌관) 한국안보문제연구소 이사장, 노훈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류희인 전 NSC 위기관리센터장, 박균열(윤리교육) 경상대 교수, 박창권(해군 대령)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박휘락 국민대 초빙교수, 윤광웅 전 국방부 장관, 윤일영 전 육군본부 인사참모부장, 윤우주 전 국방부 기본정책과장, 이경재 원광대 교수, 정옥근 전 해군참모총장, 최돈걸 전 육군 교육사령관, 한용섭 국방대 교수, 홍두승 서울대(사회학) 교수, 홍성민 안보네트웍스 소장, 홍성표(공군 대령) 국방대 교수, 황인무(육군 소장) 육군 교육사령부 전력발전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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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