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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아프리카 ‘줄탈락’… 남미는 무패 행진

아프리카 축구가 ‘머지 않아’ 유럽·남미와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라는 전망은 무려 30여 년 전부터 있었다. 모로코는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아프리카 사상 첫 16강을 일궈냈다. 로저 밀러가 이끄는 카메룬은 90년 이탈리아에서 8강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월드컵은 아니지만 ‘수퍼 이글스’ 나이지리아는 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희망을 부풀렸다.

하지만 아프리카의 검은 혁명은 ‘여전히’ 일어나지 않고 있다. 사상 처음 아프리카 대륙에서 열리는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아프리카의 약진이 점쳐졌지만 이마저 빗나가고 있다. 오히려 단 한 나라도 16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절박한 처지다.

21일(현지시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훈련장에서 브라질의 루시우가 골키퍼의 펀칭에 앞서 헤딩슛하고 있다. 브라질은 25일 포르투갈과 맞붙는다. [요하네스버그 AP=연합뉴스]
개최국 남아공을 비롯한 아프리카 6개국의 성적(22일 현재)은 1승4무7패다. ‘아프리카의 검은 별’ 가나가 페널티킥 골로 세르비아를 1-0으로 꺾은 게 유일한 승리다. 이마저도 호주의 해리 큐얼이 전반 핸드볼 파울로 퇴장을 당해서 거둔 결과다. 이 판정은 핸드볼 파울의 정의를 두고 지금껏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결국 아프리카 국가가 속 시원한 승리를 거둔 건 단 한 경기도 없었던 셈이다.

조별 순위에서도 남아공·알제리(이상 1무1패)·카메룬·나이지리아(2패) 등 4개 팀이 최종 3차전을 남겨두고 최하위로 처져 있다. 일본에 0-1로 일격을 당한 카메룬은 덴마크에도 패하며 32개국 가운데 가장 먼저 예선 탈락이 결정되는 수모를 당했다.


고무공 같은 탄력과 당당한 체구를 지닌 아프리카 선수들은 개개인의 기량에서 유럽과 남미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디디에 드로그바(코트디부아르·첼시), 마이클 에시엔(가나·첼시), 사뮈엘 에토오(카메룬·인터 밀란) 등 세계 축구의 톱 클래스 선수도 즐비하고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도 많다. 하지만 축구는 개인 기량만으로 하는 게 아니다. 장지현 SBS 해설위원은 “유럽 빅리그에서 뛰는 스타들은 대표팀보다 자신의 소속 팀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월드컵을 앞두고 자국 협회와 ‘격려금 액수’를 놓고 시비를 벌이는 일이 다반사다. 팀 정신이 강하지 않다. 또 선수들이 실제로 모여서 손발을 맞춰볼 시간도 부족하다”고 아프리카 팀이 부진한 이유를 설명했다.

반면 남미는 초강세다. 브라질·아르헨티나(이상 2승)는 물론 칠레(2승)와 우루과이·파라과이(이상 1승1무)까지 5개국이 모두 조 선두를 달리고 있다. 8승2무로 남미 팀은 단 한 경기도 패하지 않았다. 남아공과 같은 남반구에 위치해 기후가 비슷하고, 남미 예선에서 고지대 경기를 많이 치른 게 경기력을 발휘하는 데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반면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는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은 낯선 아프리카에서 치러지는 월드컵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하며 숨 가쁜 16강 진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네덜란드만 2승으로 16강을 확정했다. 아시아도 한국·일본(이상 1승1패)·호주(1무1패)·북한(2패) 등 4개국이 여전히 세계 축구와 격차를 보이고 있다.

더반=이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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