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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우리집 만들기 아빠들이 팔 걷었다


아버지는 가정의 CEO다. ‘행복한 아버지학교 모임(이하 아버지 모임)’ 회원들은 “CEO가 변하면 조직이 변하듯 아버지의 역할에 따라 집안의 행복지수가 달라진다”고 말한다. 달라진 혹은 달라지길 원하는 아버지들을 만났다.

온라인 교육받고 실천하려 모임 결성

아버지 모임은 ‘행복한 아버지, 행복한 가장’이 되기 위한 모임이다. 온라인 전문교육기관 휴넷(구로구 구로동)이 개설한 교육 프로그램 ‘아버지학교’ 수강생들이 모여 만들었다. 현재 8기까지 운영된 아버지학교는 4주간 총 12시간 수업으로 진행된다. 아버지 모임은 온라인으로만 이뤄지는 수업이 못내 아쉬웠던 몇몇 수강생들이 오프라인 모임으로 만든것이다. 현재 회원은 20명으로, 두 달에 한 번 정기모임을 갖는다.

지난 3월 온라인 강의가 끝난 후 마련된 수강생 간담회에서 이수경(55·강남구 역삼동)씨는 “지금까지 배운 것들을 함께 실천해보자”고 제안했다. 이씨는 “교육 내용 어느 것 하나 소홀할 수 없을 정도로 유익했지만 이를 실천하는 것은 또 다른 일”이라고 덧붙였다.

김재헌(37·남양주 도농동)씨는 적극적인 동참 의사를 밝혔다. “2007년 교회에서 운영하는 ‘두란노 아버지학교’에 참가한 적이 있어요. 당시 큰 감동을 받았지만, 어느 순간‘약발’이 떨어지더군요.(웃음)” 그러던 중 휴넷 아버지학교 소식을 듣고 재도전에 나섰다. 교육 내용이 구체적인 방법론에 관한 것이어서 실천에 옮기기에도 유용했다. 사실 김씨가 번이나 교육을 받은 것은 아내 때문이었다. “아내가 둘째를 임신했을 때까지도 아내는 안사람, 나는 바깥사람이라는 생각이 뚜렷했다”는 김씨는 육체적으로 심적으로 힘들어하는 아내를 보며 마음을 바꿨다. 둘째 아들이 태어난 이후엔 아이들 교육도 함께했다.

김씨는 아버지학교에서 배운 ‘나 전달법’을 적용해봤다. 예를 들어 운전에 방해가 될 정도로 떠드는 아이들에게 “시끄러워!”라고 소리치는 대신 “너희가 떠들면 집중력이 떨어져 사고가 날 수 있으니 조용히 해줄래”라고 의견을 전달하는 것이다.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아이들은 떼쓰는 일이 줄었고 아빠도 잘 따랐다. 달라진 남편에게 아내도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개인사업가인 최점락(40·양천구 목동)씨는 아버지학교 수업을 들으면서 무엇보다 아내와의 관계에 신경 썼다. 부부 사이가 좋아야 아이들도 좋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정진모(38·금천구 가산동)씨도 마찬가지다. 맞벌이를 하면서도 집안일은 아내에게만 맡겼던 까닭에 한때 “사네, 못 사네” 할 정도로 부부 사이가 나빴다. 하지만 최근 아버지학교에서 배운대로 ‘아버지 서약’을 실천하며 관계를 회복 중이다. 서약은 집안일을 아내와 나눠서 한다는 내용이다. 정씨는 설거지하기, 쓰레기 버리기, 청소하기, 빨래 개기를 자청했다. 그는 “집안일은 ‘해주는’ 게 아니라 ‘내가 해야하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귀띔했다. 아내에게 종종 데이트 신청도 한다.

‘우리 아빠가 달라졌어요’ 프로젝트 기획

모임의 회장인 이수경씨는 “아버지 대부분의 관심사는 직장에 있다”며 “그러다 보니 자녀 교육이나 집안일에서 자신은 열외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다 가족들과 소원해지면 “아버지인 내가 있어야 할 자리에 없었구나”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이씨도 현재 대학원생인 아들과 딸이 고등학생이었을 때 큰 갈등을 겪었다. “30대 때에는 3년 동안 일요일에 쉬어본 게 고작 6번 정도, 40대에는 2년 동안 여권에 찍힌 도장만 36개가 넘었죠.” 그래도 바쁘게 일하는 것이 아버지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우연히 닿은 팔을 아버지가 눈치 채지 못하도록 슬쩍 빼는 아들의 모습을 보기 전까진 말이다. “속으로 눈물을 흘렸다”는 이씨는 그후 자녀교육에 관한 책도 읽고 아버지 역할에 관한 교육에도 꾸준히 관심을 기울였다. 아이들에게 편지를 쓰고 말 한 마디라도 더 나누려고 애썼다. 지금은 아이들에게서 ‘존경하는 아빠’ 소리를 듣는다.

이들 회원이 여름방학을 앞두고 계획한 게 있다. 바로 ‘우빠달(우리 아빠가 달라졌어요)프로젝트’다. 가족들에게 ‘달라진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줄 마음으로 기획한 프로젝트다.우선 회원 각자 가정에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정해 1년간의 전략을 짠다. 목표와 실천계획은 가족과 상의해서 정하는 게 원칙. 이어 온라인 카페(cafe.hunet.co.kr/happyfathers)에 각자 실천한 일을 꾸준히 올리면 자체 심사위원회가 평가를 하는 식이다. 프로젝트는 오는 30일 오프라인 모임을 거쳐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회원들이 ‘우빠달’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최씨는 가족회의를 열기로 했다.“가족들과 심사숙고해서 계획을 짤 겁니다.”김씨는 아내와의 관계를 다시 다듬을 생각이다. “아내가 나를 섬기고 내가 아내를 섬기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것, 행복한 가정의 초석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사진설명]‘행복한 아버지학교 모임’은 행복한 가정을 위한 아버지들의 자발적인 모임이다. 사진은 모임의 감사인 최점락·정진모·김재헌씨, 회장 이수경씨(왼쪽부터 ).

< 이세라 기자 slwitch@joongang.co.kr / 사진=김경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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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