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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성 “제방 붕괴” 14만 명에 대피 경보

중국 남부에 ‘물폭탄’이 떨어졌다. 13일부터 계속되는 장대비로 지금까지 최소 175명이 숨지고 2500만 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현지 언론들은 ‘100년 만의 대폭우’라며 인터넷 웹사이트를 통해 시시각각 물난리 상황을 전하고 있다. 홍콩 성도일보(星島日報)는 22일 “이번 폭우로 남부 지방 35개 하천의 수위가 홍수 경계선을 넘었다”며 “23~24일 추가 폭우가 예보돼 피해가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중국 홍수관리국은 창(長)강 유역의 포양호와 중국 제2의 담수호인 둥팅(洞庭)호는 아직 범람 위험 수위에 도달하지 않았으나 계속해서 수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마을 전체가 물바다가 된 곳도 여러 곳이다. 장시(江西)성 잉탄(鷹潭)시는 역내 고속도로와 철도가 모두 물에 잠겨 주민 6만여 명이 배를 타고 대피했다. 위장(余江)현 등 4개 지역에서도 물이 성인 남성의 가슴 높이까지 차올라 마을이 물에 잠기면서 주민 40만 명이 고립된 상태라고 현지 방송이 전했다.

중국 남부 지역에 내린 폭우로 21일 장시(江西)성 위장(余江)현의 한 도로가 물에 잠기자 한 주민이 승합차 위로 대피해 있다. 13일부터 계속된 비로 현재까지 최소 175명이 숨지고 2500만 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장시성 잉탄시에서는 도로와 철도가 물에 잠겨 주민 6만여 명이 배를 타고 대피했다. [위장현 신화통신=연합뉴스]
시간당 50㎜ 이상 내린 폭우로 푸젠(福建)·장시·후난(湖南)·광둥(廣東) 등 남부 10개 성의 일부 홍수 예방시설이 붕괴 위기에 처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21일 오후 6시쯤 장시성 푸허(撫河)의 일부 제방이 무너져 강 하류의 주민 14만5000여 명이 홍수 위험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재난구호 당국은 이날 밤 1급 홍수경보를 발령하고 주민들을 긴급 대피시켰다. 당국은 건설장비를 동원해 제방 복구에 나섰지만 비가 그치지 않아 작업에 애를 먹고 있다. 소형 보(洑)와 제방 등 홍수 예방시설이 수천 개에 달하는 광둥성은 이 시설들에 대한 안전을 점검하느라 성 정부와 군 부대에 비상이 걸렸다.

기습성 폭우에 따른 재산 피해도 막대하다. 14만4000여 채의 가옥이 완전히 부서지고 39만여 채가 크게 훼손돼 직접 피해액만 297억 위안(약 5조18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피해 규모가 크게 불어나자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19~20일 광시자치구 우저우(梧州)의 홍수 피해 현장을 직접 찾아 재해대책을 점검했다.

일각에선 이번 피해가 집중호우에 따른 자연재해라기보다 인재(人災)라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의 후진적인 배수시스템 때문에 초대형 물난리가 났다는 것이다. 중국은 1949년 신중국 건국 이후 소련의 도시계획 모델을 도입했지만 배수시스템이 취약해 비만 오면 주요 도시가 물바다로 변하곤 한다. 도시 주변의 저수지와 습지를 콘크리트로 메우는 바람에 빗물이 지하로 스며들지 못해 강수량의 90% 이상이 배수시스템으로 흘러들기 때문이다.

홍콩=정용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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