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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덴만 수호신’ 청해부대를 가다 (下)

21일(현지시간) 아덴만 해상에서 해적 퇴치 기동 훈련을 시작한 청해부대 소속 강감찬함 대원들이 고속고무보트(립)를 바다로 내리고 있다. 해적과 직접 부딪치는 검문검색 등은 청해부대의 임무 중 가장위험하기 때문에 수중 폭파, 대테러 대책 등을 전문으로 하는 UDT 대원들이 전담한다. [청해부대 제공]
소말리아 북부 아덴만에서 해적 퇴치 활동을 벌이고 있는 우리 해군 청해부대의 상선 호송 작전이 끝난 직후인 21일 오후 3시30분(현지시간). 강감찬함 내 레이더망에 작은 점이 나타났다. 즉시 함 내에 종이 울리면서 항공기 조종사, 사격수 등이 함미에 있는 대잠수함 헬기 링스(LYNX)에 올라타고는 순식간에 함정을 떠났다. 그 사이 중간 갑판에 긴급히 모여든 선박 검문검색 대원들은 무게 16㎏의 방탄복과 철모를 착용하고는 권총, K-2 소총 등으로 무장했다. 갑판 요원들은 크레인을 이용해 강감찬함이 보유하고 있는 길이 7~8.5m의 고속 고무보트(립) 3대를 바다로 내렸다. 갑판에서 줄사다리가 10여m 아래의 립으로 연결되자 검색대원들은 재빨리 하선해 보트에 몸을 실었다. 호송 작전을 끝낸 청해부대가 해적 퇴치 기동 훈련을 시작한 것이다. 기자도 방탄복과 철모를 갖추고 립에 동승했다.

저격수·검색대원·조종대원 등 9명을 태운 립은 훈련 장소를 향해 출발했다. 1.5~2m 높이의 파도가 넘실거리는 가운데 립은 시속 40~50㎞로 달렸다. 립은 파도에 부딪쳐 20~30㎝ 위로 붕 뜬 채 1~2m를 날아가 떨어지기를 반복했다. 그때마다 몸도 같이 움직였다. 같이 타고 있던 이원재 원사는 “최대 시속 80~90㎞로 달려가면 10m까지 날아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달리던 립이 갑자기 커브를 틀자 한쪽이 30도 정도 위로 기울면서 파도가 보트를 때리고, 하얀색 포말이 립 안으로 밀려 들어왔다.

립은 강감찬함에서 약 3㎞ 정도 달려가더니 멈춰섰다. 주변을 둘러보니 2㎞ 정도 떨어진 곳에서 링스 헬기가 상공을 맴돌며 바다에 머린 마크(해상 표시 신호탄)를 떨어뜨렸다. 그러자 바다에서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곧이어 링스는 기관총을 쏘기 시작했다. 주황색 불꽃이 공기를 가로지르며 바다로 쏟아지는 모습이 보였다.

상선으로 접근하는 해적선 의심 선박을 저지하기 위해 1차 작전에 나선 링스가 선박의 위치를 알리기 위해 머린 마크를 떨어뜨리고, 정선시키려고 위협사격을 한 것이다.

저격수·검색대원·조종대원 등으로 구성된 훈련대원들이 립을 타고 훈련 지점으로 향하고 있다. [청해부대 제공]
이날 훈련에선 립 3대 가운데 작은 1대가 의심 선박의 역할을 했다. 립 2대가 빠르게 작은 립으로 달려가더니 바로 옆에 따라붙었다. 검색 대원 1명이 총을 겨누고는 “손을 머리에 올리고 고개를 숙여”라고 명령했다. 다른 대원들은 립에서 총을 겨누고 있었다. 그 사이 대원 1명이 들어가 수색을 한 후 “갈고리 등이 발견됐다”고 청해부대 상황실에 보고했다. 그동안 링스는 작은 립의 주변 상공 50m 정도 위에 떠서 계속 감시를 했다. 헬기의 저격수들은 총을 겨누고 있었다.

청해부대의 작전 중에서 해적들과 직접 부딪치는 검문검색은 가장 위험한 일에 속한다. 높은 파도에 배가 뒤집히거나 해적들의 거센 저항에 부닥치면 언제든지 위험한 상황을 맞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임무는 수중폭파, 대테러 대책, 상륙 전 거점 확보 등을 전문으로 하는 UDT 대원 30명이 맡고 있다. 이들은 사격, 립 운전, 정보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매주 한두 차례 강감찬함에서 여러 종류의 야간·주간 사격 훈련을 하고 있다. 유병호 준위는 20일 사격 훈련 당시 계속 흔들리면서 뱃전에서 500m 정도 떨어져 계속 파도에 밀려가는 목표물(종이박스)을 정통으로 맞히기도 했다.

이들은 육체적으로 고된 임무만 수행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상황에 대비해 ‘보로보로’(한 명씩, 한 명씩)와 같은 소말리아어로 된 검색 문구를 만들어놓는 등 다양한 연구도 하고 있다. 공격2팀장인 유영호 중위는 18일 중국 군함 함장이 청해부대를 방문했을 때 영어와 중국어로 통역하고 설명해 중국 함장이 놀라기도 했다. 그는 “대원외고와 미국 프린스턴 대학을 졸업했다”며 “2년 전 군 복무를 위해 입대할 때 잠수·사격 등에 매력을 느껴 UDT에 자원했다”고 말했다.

아덴만=오대영 선임기자



해적 쫓는 UDT들 “고 한주호 준위는 우리 모두의 교관”

강국연 소령 “나도 그분 교육생”


“UDT 대원 30명 가운데 절반 이상은 천안함 사건 때 몸을 사리지 않고 구호작전을 펼치다 숨진 한주호 준위로부터 교육받은 적이 있습니다.”

검문검색대장 강국연(44·사진) 소령은 “베테랑인 중사 이상은 대부분 고 한 준위가 교관일 때 교육생이었다”고 말했다.

강 소령도 그와 깊은 인연을 갖고 있다.

“1991년 중위로 UDT에 자원했을 때 한 준위가 교관이었다. 당시 교육생은 무조건 신문과 방송을 볼 수 없었는데 한 준위가 매일 아침 교육생들을 모아 놓고 신문의 정치·사회·스포츠 뉴스 등을 읽어 줬다. 세상일이 너무 궁금해 답답할 때 정보의 갈증을 해소해 준 인간미가 있던 사람이었다.”

강 소령은 이번에 참가한 UDT 대원 30명과 함께 한 준위의 장례식장을 찾은 뒤 에덴만으로 떠났다. 그는 잠수, 특전 전술, 폭파, 해상 테러대책 등 온갖 위험한 임무를 수행하는 전문가다. 그는 “바닷속 20~30m에서 40~50분 잠수, 선박 기어오르기, 해상 낙하, 고공 낙하 등을 모두 한다”고 말했다. 9·11 테러가 터진 뒤 우리 해군이 2002년 함선을 파견해 괌~싱가포르~디에고가르시아(인도양의 영국령 섬)를 오가면서 미군의 물자 수송을 지원했을 때는 선박 테러 대책요원으로 1년 동안 근무한 적이 있다.

아덴만=오대영 선임기자

‘아덴만 수호신’ 청해부대를 가다 (上)

‘아덴만 수호신’ 청해부대를 가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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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