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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죽인 뒤 시신 엽기 유기 … 잔혹한 10대들, 왜 이러나

지난 17일 양화대교 북단 인근 한강에서 김모(16)양의 시신이 한강경찰대에 의해 발견됐다. 시신은 벽돌과 함께 담요에 둘러싸여 있었다. 경찰은 무거운 벽돌로 시신을 가라앉혀 유기하려 했던 것으로 보고 수사에 들어갔다.

경찰 수사 결과 김양은 그의 동갑내기 친구들에게 살해된 것으로 드러났다. 월드컵 그리스전이 열렸던 지난 12일 저녁, 김양은 서울 홍은동의 친구 최모(16)양 집에서 안모(16)양, 정모(16)군 등 5명에게 10일 새벽부터 3일 동안 감금된 채 폭행을 당해 숨졌다. 도배 일을 하는 최양의 부모가 한 달 동안 지방 출장을 간 사이였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김양이 자신들에 대해 ‘헤프다’는 말을 하고 다녀서 때렸고 처음부터 죽일 의도는 아니었다”고 진술했다.

김양이 숨지자 안양은 남자친구인 이모(19)군을 불러 시신 처리 방법을 논의했다. 이들은 김양이 숨진 후 인터넷을 통해 시신 유기 방법을 찾았다. 이들은 일본 추리 만화에서 나온 방식대로 시체를 훼손했다. 그리고 택시를 타고 한강변에 가 강물에 던졌다. 택시기사에겐 “학교에서 쓸 조각상”이라고 둘러댔다.

범행을 저지른 후 이들은 다시 최양의 집으로 돌아와 오후 9시까지 함께 잠을 잤다. 이들 중 한 명은 평소처럼 교회에 갔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정군과 최양을 살인·사체유기 혐의로 구속했다. 안양 등 4명에 대해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열여섯 동갑내기인 이들은 모두 최근 1~2년 사이에 중·고교를 중퇴했다. 서대문구·은평구 등 가까운 동네에 살면서 알게 됐다. 이들은 노래방·PC방 등을 어울려 다녔고 술도 마셨다. 정군은 특수절도 3범이었고, 피해자 김양도 폭행 전과 1범이었다. 또 대부분이 조부모와 살거나 편부모 가정이었다. 학교를 중퇴하고 외박을 해도 제재하는 사람이 없었다. 피해자 김양도 지난 7일 가출한 이후 최양의 집에서 지냈지만 가출이 잦았기 때문에 부모는 그를 찾지 않았다. 피의자들은 경찰 조사에서 김양을 전에도 폭행한 적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유족들은 김양이 보통사람보다 지능지수가 떨어졌다고 말했다.


최근 10대들의 강력 범죄가 늘고 있다. 범행수법도 흉포화·지능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잔혹한 영상물이나 인터넷 유해사이트 등에 영향을 받기 쉽다고 설명한다. 형사정책연구원 최인섭 박사는 “지난해 학교폭력 가해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했을 때 학생들이 소감문에 ‘유해매체에 심취해 있었고 따라 하다가 범죄를 저지른 것 같다’고 쓴 글을 여럿 발견했다”고 말했다. 최 박사는 “다른 원인도 있겠지만, 유해매체나 김길태·김수철 사건 같은 성인 강력 범죄를 따라 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사건의 피의자들이 시체 유기 방법을 인터넷에서 검색해본 것처럼 자살사이트 등에 잔인한 방법들이 버젓이 올라오는데 걸러낼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일부 비행 청소년은 가상세계와 현실세계를 구분하지 못하고 범죄를 놀이문화로 인식한다는 분석도 있다. 경찰대 이웅혁(행정학과) 교수는 “학교폭력 가해자를 인터뷰해보면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유해매체 등에서 본 잔인한 장면을 따라 하면서 그 과정을 놀이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보통 부모나 학교로부터 방임된 학생들끼리 집단을 만들고, 그 안에서 인정받기 위해 경쟁적으로 잔인한 행동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효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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