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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봤습니다] 송보명기자의 ESU 영어 말하기 대회

지난 13일 이화여대에서는 제1회 대한민국 ESU 영어 말하기 대회가 열렸다. 내년 5월 영국에서 열리는 세계대회에 참가할 국내대표를 뽑는 현장을 찾아가 봤다.

오후 2시 결승 진출자 대기실

“긴장 속에서도 나오는 말은 모두 영어”


제1회 ESU 영어 말하기 대회에 참가한 김정민(서울국제고 1)군이 의견을 발표하고 있다. [황정옥 기자]
오전에 준결승을 치르고 결승에 진출한 18명의 참가자는 잔뜩 긴장한 표정이다. 부모님 앞에서 연습하는가 하면 불안한 마음을 떨치려 친구와 장난치기도 한다. 그런데 공통점이 있다. 연습도 장난도 모두 영어로 한다. 주유진(전주 호성중 2)양은 “일상생활에서 영어를 자주 쓰면 자신감이 생기고 실력도 많이 는다”고 말했다. 대회를 기획·운영한 중앙일보교육법인 김철홍 팀장은 “최근 국제영어대회가 학생들의 주요 관심사가 됐다”며 “단순히 영어를 잘 말하는 것보다 자신의 생각을 조리 있게 표현하는 게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오후 3시 결승대회장

“참가자 18명 5분씩 발표 … 관객 이목 집중”


결승에서는 초·중·고 부문별로 6명씩 나서 ‘Speculation on Our Future(미래에 대한 예측)’를 주제로 각자 5분 동안 발표했다. 중등부 대상을 탄 최무진(고려대사대부중 1)군은 “환경 보호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을 shroud(뒤덮다), apocalypse(종말) 같은 고급 단어를 구사해 말했다. 또 [r] 발음을 굴리지 않고 [t] 발음을 살리는 영국식 발음을 소화해 내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최군은 “초등 2학년 때부터 3년 동안 영국문화원에서 영어를 배웠을 뿐 해외 거주 경험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어머니 이선혜(53·서울 성북구 정릉동)씨는 “오디오 교재를 활용해 영어를 많이 듣고 원서를 1년에 100권 정도씩 읽은 게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초등부 대상을 탄 손호준(경기 정발초 6)군은 ‘천안함 사건’을 화두로 통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연설 내내 자연스러운 제스처를 사용하고 중간중간 위트를 발휘해 관객에게 웃음을 줬다. “통일이 되면 ‘Men are better in the South, women are better in the North(남남북녀)’라는 말이 정말인지 확인하고 싶어요. 맞다면 전 미인을 부인으로 맞을 기회가 더 많아지겠죠.”

오후 6시 시상식장

“수상 비결은 관심 분야를 주제로 택한 것”


ESU 세계대회에 참가할 한국대표는 정지승(서울 대진고 3)군이 됐다. 정군은 ‘Robots will take over our lives’라는 제목으로 미래 사회에서 로봇이 우리의 삶에 어떤 식으로 정착할 것인지 설명했다. 진보적인 주제를 택한 것도 인상적이었지만 대화하는 것처럼 편안하게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전달해 좋은 점수를 받았다. 정군은 “10년 동안 미국 버펄로에 살았던 경험 덕분에 영어 표현은 별 부담이 없었지만 발표 내용을 정할 때는 신중을 기했다”고 말했다. 아버지 정경훈(48·서울 노원구 하계동)씨는 “평소 관심이 많은 분야를 주제로 택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며 “지승이가 자주 보는 SF영화와 디스커버리 채널, 영어 뉴스와 신문, 미국 드라마 등을 참고해 구체적인 예시를 많이 넣을 것을 주문했다”고 말했다.

최연희(이화여대 외국어교육특수대학원 원장) 심사위원장은 “주제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와 분석이 말하기 대회의 핵심”이라며 “주제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예상 질문 등을 철저히 준비해 내년 국제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라”고 격려했다. 대회를 후원한 HSBC 신명호 회장도 “독서로 배경지식을 쌓고 조리 있게 말하는 능력을 길러 글로벌 리더로 성장할 것”을 당부했다.



ESU(The English-Speaking Union)= 100년 전통의 영국 비영리 영어 말하기 교육기관. 영국 전 총리인 윈스턴 처칠이 초대 의장을 맡았고 영국 왕실이 후원한다. 예선을 통과한 50여 개국 대표 학생들이 매년 5월 영국 ESU 본사에 모여 실력을 겨룬다. 올 10월에는 제2회 ESU KOREA 한국대표 선발대회가 열린다.

글=송보명
사진=황정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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