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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일까요] 집·학교·도서관·독서실 … 공부 명당 따로 있다?

공부할 곳을 찾아 여기저기 헤매다 시간을 낭비하는 학생이 많다. 부모들은 자녀가 “공부 잘되는 곳이 따로 있다”고 말하면 ‘의지가 부족하다’ ‘공부하기 싫어 환경 탓만 한다’고 생각 한다. 정말 공부가 잘되는 곳이 따로 있을까.

박정현 기자

김태연(성균관대 법학과 3)씨는 고등학교 3학년 때 교실 자습을 시작한 후 1~2학년 때보다 모의고사 평균점수가 60점 이상 올랐다. 전에는 학교 독서실을 이용했었다. 그런데 답답해 자꾸 졸음이 오고, 조용하다보니 작은 소리에도 신경이 쓰였다. 집에서도 6개월 정도 공부했지만 굳은 의지가 없으면 힘들다는 걸 깨달았다. 그는 “학교 교실은 적당히 소음도 있고 산만해 오히려 신경이 덜 쓰여 편하게 공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도움 받을 수 있는 익숙한‘교실’공부 잘돼

열려라 공부는 공부가 잘되는 장소를 알아보기 위해 중앙일보 ‘공부의신’ 대학생 멘토 29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대학생들은 ‘공부하는 데 장소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부분(93%) ‘그렇다’고 응답했다. 고새론(경희대 국제학과 2년)씨는 “좋아하는 장소나 집중이 잘된다고 느끼는 곳에서 공부가 더 잘된다”고 말했다. ‘아니다’라고 응답한 이다혜(KAIST 화학과 3년)씨는 “장소보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공부할 때 집중이 가장 잘되는 장소에 대한 질문에는 112명(37%)이 ‘학교’를 꼽았다. 홍성규(경희대 호텔경영 3년)씨는 “친구들과 공부하면 모르는 것을 물어볼 수 있어서”라고 답했다. 지현정(연세대 국어국문학과 3년)씨는 “평소 공부하는 자리라 익숙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성태(소셜 벤처 공부의신) 대표도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선 학교 교실에서 공부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시험에서 자신이 공부한 내용이 가장 잘 생각나는 곳은 공부를 했던 곳”이라는 설명이다. 운동 경기를 할 때 홈그라운드에서 더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독서실이 공부가 잘된다’는 응답자(73명·24%)가 학교 다음으로 많았다. 정현수(경희대 기계공학과 3년)씨는 “조용한 분위기에서 혼자 집중할 수 있어서”라고 답했다. 그러나 마음누리학습클리닉 정찬호 원장은 다른 의견을 내놨다. 사람마다 공부가 잘되는 곳이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독서실이 가장 학습에 도움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처음엔 공부가 잘되는 것 같지만 점점 졸음이 오고 엎드려 자기 쉽다는 설명이다. 밀폐된 공간이라 산소포화도가 낮아서다. ‘장거리비행증후군’이 생겨 머리가 멍하다. ‘공부 많이 했다’는 잘못된 만족감이 생길 수도 있다.

조용한 곳보다 자연소리 있는 곳 좋아

공부 장소를 선택할 때는 ‘조용한 곳(복수응답 132명·36%)’을 기준으로 찾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하지만 정 원장은 “조용하다는 이유로 절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너무 조용해 공부가 안 된다’고 토로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너무 조용해 신발 끄는 소리 같은 작은 소음에도 신경이 쓰이기 때문이다. 특정 소리가 들리면 그 소리의 진원지를 의식하게 돼 집중에 방해가 된다. 집중력을 향상시키려면 적당한 소음이 있는 곳이 좋다. 청각·시각·미각·촉각·후각의 오감이 자극되면 집중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각을 자극하려고 음악을 틀어놓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문영여중 오경원(생물) 교사는 “청각을 자극해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소리는 자연의 소리”라고 말했다. 바람소리, 나뭇가지 스치는 소리, 폭포수 소리, 비바람 소리, 파도 소리 등 ‘백색소음’이 좋다는 것이다.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 배명진 교수는 “백색소음은 주변 소음을 중화시켜 듣기 편한 소리로 만들거나 듣지 못하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비 오는 날 공부가 잘되는 것도 그런 이유다. 평상시 듣던 소리들이라 안정감을 주고 적막감도 해소된다. 오 교사는 “이 때문에 백색소음은 집중력과 기억력 향상, 학습효율을 높이는 데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나에게 맞는 공부 환경 찾아야

공부를 반드시 한자리에 계속 앉아 할 필요는 없다. 정 원장은 “한군데 오래 앉아 공부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지만 오해”라며 “장소를 옮겨 환경을 바꿔 공부하는 게 집중이나 기억에 더 유리하다”고 말했다. 지루함이 줄어 집중력에 도움이 되고, 장소의 특징과 공부한 내용 사이의 연관성으로 인해 기억 효과도 훨씬 높일 수 있다. 예컨대 거실에서 동양화를 보며 단어를 외우고, 식탁에서 수저통을 두드리며 공식을 외우는 식이다.

사람마다 공부 잘되는 장소는 따로 있다. 결국 자기에게 맞는 장소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공부 잘되는 장소를 찾으려면, 집·도서관·학교·독서실 등 각각의 장소에서 비슷한 난이도 수준의 모의고사나 문제집을 풀어보면 된다. 점수가 잘 나오는 곳이 자기에게 맞는 장소다. 각 장소에서 한두 달 공부를 한 후 성적 변화를 비교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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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