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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오늘 차범근 전격 해임…이번엔 금의환향하는 감독 나올까

[중앙포토]
한국팀의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가름할 오는 23일의 대(對) 나이지리아전. 대전을 앞둔 허정무 감독의 부담감은 크다. 아르헨티나전에서 예상밖의 큰 점수차이로 진데다 선수기용의 문제점까지 지적받고 있는 터라 더 그렇다. 그러나 허 감독을 바라보는 감회가 남다른 사람이 있다. 바로 차범근 해설위원이다. 그 사연을 살펴보면 이렇다.

'월드컵 참패가 끝내 감독경질을 불렀다. 차범근 국가대표팀 감독의 전격경질은 국내사상 전례가 없는 '대회기간 중 경질'이라는 점에서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1998년 6월 22일 중앙일보)

오늘로부터 꼭 12년 전, 대한축구협회는 월드컵 축구대표팀의 차범근 감독을 전격 해임했다(98년 6월 21일). 당시 프랑스월드컵을 지휘하고 있던 차 감독은 벨기에전을 남겨두고 귀국길에 올라야 했다. 전날 있었던 네덜란드와의 경기에서 5-0으로 대패한 직후였다.

한국이 1승 목표로 삼았던 멕시코에 역전패를 허용하자, 차 감독은 전술과 자질을 문제삼는 국내 여론 때문에 괴로워했다. 선수기용과 관련해서는 내부불화설·종교관련설까지 돌기도 했다. 예선에서 활약했던 최용수 선수를 기용하지 않은 것을 두고 나온 루머들이었다. 당시 차 감독은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축구계의 요구에 "임기를 보장받은 감독으로서 대회기간중 직분을 포기하고 물러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며 사임을 거부했었다.

그래서일까. 이번 월드컵에서 허정무 감독이 아르헨티나 전에 차두리 대신 오범석을 기용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자 차 해설위원은 누구보다 허 감독을 감쌌다. 차 해설위원은 "모든 결정은 감독이 한다. 내가 감독으로서 결정한 모든 일들을 존중받고 싶었듯 나는 허 감독의 결정을 존중하고 싶다. 우리 모두가 그랬으면 한다. 전쟁 중에 장수가 힘을 잃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1998년 차 감독이 전격 경질된 이후 벨기에 전의 지휘봉을 잡은 이가 바로 허 감독이다. 허 감독은 벨기에 전에서 1-1로 비긴다.

2002년 4강 신화를 만들어낸 거스 히딩크 감독 정도를 제외하면 한국 국가대표팀 감독들은 늘 성적부진의 책임을 지고 쓸쓸히 퇴장했다. 1954년 스위스월드컵에서 헝가리에 9-0, 터키에 7-0 이라는 대패기록을 남기고 퇴장한 故 김용식 감독,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1무 2패를 기록하자 퇴출된 김정남 감독, 1994년 미국월드컵에서 독일전·스페인전 선전에도 불구하고 볼리비아전 무승부에 여론의 뭇매를 맞은 김호 감독 등이 그랬다. 히딩크 감독 역시도 월드컵 평가전에서 대패하자 별명이 '오대영'으로까지 불려가며 퇴진론에 시달려야 했었다.

오는 23일, 허 감독은 논란을 뒤로 하고 나이지리아와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어쩌면 차범근 해설위원은 누구보다 허 감독의 금의환향을 간절히 바라고 있을지 모른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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