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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패배 책임자들 ‘묻지마 전대 출마’

남경필(왼쪽)·홍준표 한나라당 의원이 20일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6·2 지방선거 패배에 책임 있는 사람들은 자숙해야 한다.”

선거 직후 한나라당에서 나온 얘기다. 6일 초선모임에서 구상찬 의원은 “패배의 책임을 질 사람이 전당대회(전대)에 나오면 (당 쇄신의) 의미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8일엔 초선모임 ‘민본21’이 패배 책임자의 전대 불출마를 요구했다. 그래야 “전대를 통해 당·정·청의 혁신을 확산해 나갈 수 있다”(황영철 의원)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여당 분위기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 “내가 당을 바꿀 수 있다”며 나서는 사람 중 선거 패배의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이 상당수이기 때문이다. 반면 초선 사이에서 분출했던 ‘쇄신론’은 잦아드는 형국이다.

20일 홍준표·남경필 의원은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뽑는 전대에 나간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이번 (전대) 선거는 구체제로 돌아갈 것이냐, 홍준표와 함께 신체제로 갈 것이냐를 결정짓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선거 때 서울 선대위원장이었던 그는 선거 이틀 전 기자회견에서 “(서울지역 기초단체장 25곳 가운데) 20곳까지 승리가 가능하다”고 했었다. 그는 출마 선언을 한 자리에서 ‘선거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오해를 받을까 봐 말을 안 했지만 선거 때 큰 역할을 하기 어려웠다. 실무책임을 묻는 데 억울한 점이 있다”고 답했다.

남경필 의원은 “변화의 시작은 가짜 보수를 떨쳐내고 당당한 진짜 보수로 태어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런 그도 지방선거 때 인재영입위원장이었다. 다문화가정의 외국계 한국인을 광역의회 비례대표로 영입한다고 발표해 관심을 끌었으나 실제론 공언한 걸 지키지 못했다. 그는 선거책임론에 대해 “모시겠다는 인재를 공천할 권한을 갖지 못했지만 다문화가정의 중요성을 알리려 노력했다”며 “어쨌든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이들에 앞서 출마 선언을 한 정두언 의원은 지방선거기획위원장으로서 선거 전략을 짜는 핵심이었다. 그도 선거 직전 “우리가 이긴다”고 했다. 선거책임론에 대해 그는 “최선을 다했지만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선거 결과에 자유로운 사람이 한나라당 내에 누가 있느냐. 세대교체와 보수혁신으로 평가받겠다”고 말한다.


21일 출마 선언을 하는 안상수 전 원내대표도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1년간 원내대표를 지내면서 ‘밀어붙인다’는 이미지를 준 데다 선거 기간 중엔 불교계 일부, 전교조가 한나라당을 비난하는 빌미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안 의원은 지방 선거 때 경기 선대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이들 외에도 자천타천으로 출마설이 도는 인사들은 10여 명이다. 친이계에선 선거 책임을 지고 물러난 최고위원단 중 한 명인 박순자 의원도 있다. 전여옥 전략기획본부장과 당 여론조사를 책임진 진수희 여의도연구소장의 출마설이 돈다. 나경원·이혜훈·이은재 의원도 ‘여성 최고위원’을 노리고 있다. 서울시당 위원장이었던 권영세 의원도 출마를 타진 중이다. 친박계에선 출마 뜻을 굳힌 서병수 의원 외에 유정복·이성헌·한선교·김태환·주성영 의원 중 1∼2명이, 초선 쇄신파에선 김세연·배영식·황영철 의원 중 한 명이 나올 걸로 보인다. 원외에선 김태호 경남지사와 전남지사 선거에서 득표율 10%(13.4%)를 넘긴 김대식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의 출마 가능성이 있다. 이들 중에도 여러 명이 선거 패배의 책임이 있다.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회 선거에서 줄줄이 패배한 의원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한구 의원은 “2년 반의 국정운영을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다시 지도부가 되겠다고 나서니 당이 정말 쇄신하겠다는 건지 국민이 의심하는 것”라고 꼬집었다.

◆대통령실장의 의원직 겸직 논란=대통령실장 후임 인선 과정에서 청와대가 보여준 태도도 ‘성찰과 변화’란 기조와 거리가 멀다. 후임 대통령실장으로 거론되는 임태희 노동부 장관에 대해 청와대에선 “임 장관이 의원직을 사퇴하지 않더라도 한나라당만 탈당하면 실장직을 맡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당법·국가공무원법·국회법상 의원이 대통령실장을 겸직할 수는 있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 출범 때 청와대 비서실장에 임명된 문희상 의원은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의 비판을 고려해 임명된 지 10여 일 만에 의원직을 던졌다.

고정애·김정하·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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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