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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덴만 수호신’ 청해부대를 가다 (上)

아시아와 유럽을 최단 항로로 잇는 소말리아 북부 아덴만은 매년 3만3000여 척의 배가 오가는 바닷길의 요충인 동시에 이를 노린 해적들의 출몰이 빈번한 위험 해역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우리 해군의 청해부대가 다국적 함대와 함께 해적 퇴치 활동을 펼치며 아덴만을 평정하고 있다. 특히 우리 해군의 이범림(해사 36기) 준장은 해적 소탕을 위해 창설된 다국적 부대 CTF-151을 지휘(4월 21일~8월 31일)하고 있다. 본지 오대영 선임기자가 보급기지인 오만 살랄라항에서부터 강감찬함에 동승, 아덴만에서 우리 해군이 각국 상선들을 해적의 위협으로부터 지키는 현장을 취재했다.

20일(현지시간) 대잠수함 헬기인 링스가 강감찬함에서 출발하고 있다. 링스헬기는 매주 세 차례 초계비행에 나서 선박 주변 반경 37㎞를 수색한다. [청해부대 제공]
“이역만리 먼 아덴만에서 만나게 돼 무척 반갑습니다. 안전 호송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잘 협조하겠습니다.”

19일 오후 7시30분(현지시간) 소말리아 북쪽의 아덴만.

강감찬함의 함장으로서 청해부대 4진을 이끄는 박세길(대령) 부대장이 국제상선 공통망을 통해 한국 국적 ‘삼호 프랜드’의 이이현 선장과 교신했다. 지난 4월부터 소말리아 해역에서 해적 퇴치와 상선 보호 활동을 하고 있는 강감찬함의 14차 호송작전(청해부대의 82차 호송)이 시작된 것이다. 21일까지 홍해 쪽으로 1000㎞ 떨어진 아프리카 지부티 부근까지 호송하는 작전이다. 박 부대장은 “2~3주 동안 매주 두 차례 아덴만 입구에서 지부티까지 왕복하면서 한국 국적 상선과 한국인이 승선한 외국 국적 상선들을 호송하는 게 임무지만 외국 배라도 요청이 오면 돕는다”고 말했다. 이날 호송하는 상선 6척 가운데 4척은 외국 국적이었다. 강감찬함은 16일 오만의 살랄라항에서 부식 등 물자를 보급받은 뒤 18일 오후 9시에 출항해 약 310㎞를 달려 상선들과 만나기로 한 곳에 도착했다.

19일 낮. 35도 가까운 뜨거운 아덴만의 바다 위에는 온통 수평선만이 보였다. 그러다 어둠이 내리자 멀리서 불빛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강감찬함의 전투지휘상황실 안에 있는 레이더에도 반짝이는 점들이 보였다. 강감찬함은 e-메일 등으로 상선들에 호송 진형을 알려주면서 운항 속도와 위치를 통보했다.

레이더를 보고 있던 박 부대장은 “배 간 거리를 약 1.37㎞로 유지하면서 상선들을 우리 함정 앞에 두고 뒤에서 보호하면서 가는데, 한국 국적 배를 우리 앞에 둔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9시30분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망망대해를 달리는 강감찬함 앞에 5개의 불빛이 보였다. 강감찬함에선 계속 국제상선 공통망인 VHF 채널 16을 통해 상선들에 간격·줄·속도를 맞추라고 요청했다.

2시간 후 레이더망에는 한 개의 점이 강감찬함 뒤에서 반짝이고 있었다. 박 부대장은 “호송 속도는 시간당 22~24㎞인데 속도가 느린 외국 국적 상선이 아직 뒤에 있기 때문”이라며 “그 배가 진형을 맞출 때까지 우리는 시속 13㎞로 운항하고 그 배는 시속 22㎞로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얼마 전 외국 군함이 뒤처진 상선을 그냥 두고 가 해적에게 납치된 적이 있어 우리는 가능한 한 끝까지 보호하려 한다”고 말했다. 20일 0시40분쯤, 뒤처져 있던 배가 진형에 합류했다. 바다에선 파도가 1.5~2m로 치고 너울이 심해졌다.

강감찬함이 지금까지 호송한 상선은 171척. 그동안 한 건의 사고도 없었다. 박 부대장은 “우리 국적이나 우리 국민이 탄 상선을 보호하는 것이 최대 임무”라고 말했다. 상선 호송작전이 시작된 19일에도 오전 9시40분부터 기상·작전·검색·항공 등 각 부문 참모들과 한 시간 동안 작전 회의를 했다. 그는 “천안함 사건 이후 국가 안보가 더욱 중요해진 때 강감찬함이 여기 있는 것이 큰 손실일 수 있지만 우리 선박 보호와 해상 안보, 국제 군사 교류와 국가 이미지 제고 측면에선 효과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오대영 선임기자



“해적 퇴치는 시간과의 싸움”

‘링스’헬기 직접 타보니
기관총수·저격수 탑승
매주 3차례 초계비행


상선 호송작전 이틀째인 20일 오전 7시(현지시간), 강감찬함에 탑재된 헬리콥터 링스(LYNX)가 호송 선단의 주변을 정찰하기 위해 초계비행에 나섰다. 최대 시속 309㎞의 잠수함용 헬리콥터인 링스는 11명까지 탈 수 있으며 표면탐색 레이더, 수중 음탐기, 전자파 탐지 장비 등을 갖췄다.

200m 상공에서 링스를 조종하던 항공파견대장 김진규 소령은 “해적이 상선에 고리를 걸면 납치될 가능성이 높아 해적 퇴치는 시간과의 싸움”이라며 “매주 세 차례 초계비행하지만 해적 의심 선박이 나타나면 링스가 먼저 출격해 선박검문검색대가 출동할 때까지 저지 활동을 한다”고 밝혔다. 이날 링스에는 조종사 2명과 사진촬영 요원, 저격수, 기관총 사수와 기자 등 6명이 탔다. 부조종사 민탁기 대위는 “사수는 해적 의심 선박의 운항을 중단시키고, 저격수는 선박검문검색대가 활동할 때 지원하고, 사진촬영 요원은 해적 활동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탄다”고 말했다.

링스는 이날 한 시간 동안 선박 주변 반경 37㎞ 정도를 운항하면서 주변을 샅샅이 살폈다. 민 대위는 “해적선 중 길이 5~10m의 목선은 레이더로 잡히지 않을 때도 있어 육안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소령은 “모터가 2개 이상이고, 갑판에 추가 연료통과 사다리·갈고리가 있으면 해적 의심 선박”이라고 말했다. 링스는 운항 도중 고도를 낮추고, 사수가 문을 열어 기관총 사격 준비를 한 후 기초 훈련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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