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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특별법원은 ‘치안 해결사’

남아공 정부는 월드컵 기간 중 전국 각지에 56개의 ‘월드컵 특별법원(World Cup Magistrate’s Court)’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관광객들의 최대 걱정거리인 치안 문제에 강력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다. 이 특별법원에선 월드컵을 맞아 입국한 관광객들과 관련된 범죄만 처리한다. 내로라하는 검사들과 수백 명의 경찰관, 통역사가 배치돼 초고속으로 사건을 처리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4만1000여 명의 경찰관이 경기장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

20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도심의 철조망 앞에서 한 노숙자가 입에 담배를 문 채 사진 촬영을 위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0 월드컵 경기가 열리고 있는 남아공은 취약한 치안이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AP=연합뉴스]
선고 형량도 “가혹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무겁다. 지난 10일 요하네스버그 북쪽 마갈리스버그에서 포르투갈 기자들이 투숙한 호텔방에 침입해 머리에 총을 겨누고 돈과 카메라 등을 빼앗은 강도 2명에게 각각 징역 15년이 선고됐다. 월드컵 특별법원에서 선고할 수 있는 최고 형량이었다. 이들에겐 가석방이나 특별사면의 가능성도 없다.

남아공 언론은 “사건 당시 총이 발사되지 않았는데도 이같이 무거운 형이 선고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지난주 케이프타운에서 일본인 관광객의 핸드백을 낚아채 도주한 여성의 경우 검거에서 선고까지 사흘밖에 걸리지 않았다.

남아공 검찰에 따르면 월드컵 개막 이후 나흘 동안 월드컵 특별법원에 기소된 사건은 총 20건. 지금도 기소 건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범죄 유형은 강도, 절도, 사기 등으로 다양하다. 외국인 관광객이 피고인인 사건도 있다. 프랑스 방송사 관계자가 음주운전을 하다 공공시설을 들이받아 재판에 넘겨졌다.

월드컵 특별법원은 남아공에서 획기적인 시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간 남아공 법원은 범죄율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선고 형량이 너무 낮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일각에서 ‘월드컵 때 범죄를 저지른 피고인만 강하게 처벌하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남아공 여론은 특별법원 운영에 대체로 우호적이다. 요한 버거 프리토리아 보안학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강력하게 처벌하는 것만큼 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며 “월드컵 특별법원은 잠재적 범죄자들에게 더 이상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는 사실을 일깨워 줄 것”이라고 말했다. 남아공 검찰의 틀랄리 틀랄리 대변인은 “월드컵이 끝난 뒤에도 특별법원 시스템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영국 ITV는 자메이카 국가대표팀 미드필더 출신인 자사 해설위원 로비 얼을 17일 해고했다. ITV 측은 “얼이 ITV로부터 제공받은 월드컵 경기 입장권을 최근 미니스커트 차림으로 게릴라 마케팅을 펼친 네덜란드 여성들에게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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